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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분유시설 예산안 첫 반영
등록일 2026-09-18 조회수 118 작성자 관리자 (123.142.17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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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분유시설 예산안 첫 반영


잉여 원유 분유 전환·비축

총 300억 들여 기반 마련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공공 분유제조시설 설치 지원사업비 9억 원을 신규 반영하면서, 민간 유업체 설비에 의존해 온 국내 잉여 원유 처리체계가 공공 수급 안전망 구축 단계에 들어서게 됐다.


정부는 향후 총사업비 300억 원을 투입해 동절기 소비 감소와 명절·장기 연휴 등으로 발생하는 미사용 원유를 분유로 전환·보관하는 공공 처리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낙농업계는 원유 수급 불균형 때마다 반복돼 온 낙농가 감산 및 계약물량 조정 압박을 완화할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농식품부의 2027년 예산안에는 공공 분유제조시설 설치를 위한 첫해 사업비 9억 원이 새로 담겼다. 정부는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소비 감소기나 일시적인 집유·가공 차질로 발생하는 잉여 원유를 분유로 전환하고, 이를 비축·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원유는 젖소가 매일 생산하는 특성상 단기간에 생산량을 조절하기 어렵다. 반면, 흰 우유 소비와 유가공업체의 가공·판매 물량은 계절과 영업일수, 학교 급식 운영 여부, 소비 여건 등에 따라 큰 폭으로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방학으로 급식용 우유 수요가 줄어드는 데다 소비 둔화까지 겹치면서 계약물량 외 원유 처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추석·설 명절과 연말연시 등 장기 연휴도 반복적인 수급 불균형 시기로 꼽힌다. 유가공업체는 생산과 물류 일정을 조정할 수 있지만, 젖소 착유와 원유 집유는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낙농업계 관계자는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때마다 낙농가에 감산이나 계약물량 조정을 요구하는 방식으로만 대응하면 생산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남는 원유를 장기 보관이 가능한 분유로 전환해 수급 변동을 흡수할 공공 완충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잉여 원유 처리는 민간 유업체가 보유한 기존 분유 제조설비에 상당 부분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일부 설비는 노후화됐고, 평상시 자사 생산물량 처리에 활용되는 만큼, 수급 비상 상황에서 즉시 가동할 수 있는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분유 제조는 원유를 장기 보관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꿔 수급 조절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가공 비용이 적지 않은 데다 국내 분유 수요와 기존 재고 수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신규 분유제조시설 건립에는 통상 300억~400억 원 안팎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민간 기업이 단독으로 공공 대응용 설비를 구축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업계에서는 공공 분유제조시설을 상시 가동시설이 아닌 비상 수급조절 인프라로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평상시에는 원유 수급과 재고 수준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가동하고, 동절기 소비 감소와 장기 연휴, 기상 악화, 물류 차질 등으로 일시적 잉여 원유가 늘어날 때 집중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설이 단순히 분유 재고를 늘리는 방향으로 운영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원유를 분유로 전환하는 기준과 시점, 적정 비축 물량, 비축 분유의 활용처 및 방출 기준 등을 포함한 공적 수급관리 체계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낙농가는 “추석 연휴처럼 생산과 물류 일정이 3~5일 이상 달라지는 시기에는 하루 단위로 계획을 세워도 예상하지 못한 물량 공백이 생길 수 있다”며 “공공 분유시설 뿐 아니라 집유장 냉각탱크, 권역별 저장시설, 비상 운송체계까지 갖춰야 폐유나 긴급 감산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설 운영 주체와 운영 방식도 사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특정 유업체나 특정 권역 중심의 시설이 아니라 낙농진흥회와 생산자단체, 유업체, 집유조직 등이 참여하는 전국 단위의 원유 수급 예측·배분 체계와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는 잉여 원유 예상량, 권역별 저장 여력, 분유 전환 가능 물량, 유가공업체별 가동계획 등을 사전에 공유·연계해야 비상 상황에서 실질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낙농업계 관계자는 “공공 분유제조시설 예산이 처음 반영됐다는 점 자체가 의미 있는 출발”이라며 “단순한 시설 건립에 그치지 않고 생산·집유·저장·가공·재고 활용을 아우르는 종합 원유 수급 안전망으로 정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산경제신문 9월 18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