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2만여t 전년보다 45% ↑ 

값 저렴하고 장기간 보관 가능 

품질 확인 어려워 안전성 우려

올 상반기 멸균우유 수입량이 지난해보다 4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산 우유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멸균우유 수입량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들어 6월30일까지 멸균우유 수입량은 2만6699t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만8379t)와 견줘 45% 늘었다.

지난해 멸균우유 수입량은 3만7407t으로 2020년(1만1476t) 대비 3배 넘게 증가했다.

멸균우유 수입량이 늘어나는 배경엔 저렴한 가격과 긴 보관기간이 꼽힌다. 최근 한 편의점에서는 독일산 멸균유를 매장 판매가격 기준 1ℓ당 2000원 초반대에 내놨다.

국내 흰우유 동일 용량 제품(2800∼3000원대)보다 30%가량 낮다.

한 대형마트 역시 올 2월 폴란드산 멸균우유 1ℓ를 1900원에 선뵀다.

국내 흰우유(2500원대)보다 20% 이상 저렴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직접 매입해 조달하는 형태로 들여와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수입 멸균우유의 유통기한은 평균 1년이고 실온 보관도 가능하다.

고온에서 고압으로 살균해 실온에서 자랄 수 있는 모든 미생물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국내 신선우유 유통기한은 11∼14일이다.

하지만 수입 멸균우유의 긴 유통기한은 안전성 논란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이홍구 건국대학교 동물자원과학과 교수는 “국내 신선우유는 체세포수 1등급, 세균수 1A등급 원유를 사용하며 제품에 해당 내용을 표시하고 있다”면서 “수입 멸균우유는 원유등급 등 품질 기준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산 원유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한 기준인 체세포수·세균수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원유 1㎖당 체세포수가 20만개 미만이고 세균수가 3만개 미만이면 1A등급을 받는다. 이는 낙농 선진국으로 알려진 덴마크와 동일한 수준이다.

우유의 체세포수는 젖소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다. 세균수는 얼마나 청결한 환경에서 젖을 짰는지 가늠하는 척도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수입 멸균우유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과정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리고 원유등급이 표시되지 않아 우유 품질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유제품을 고를 때 체세포수 1등급, 세균수 1A등급 원유를 사용했는지 여부를 살피는 것이 좋으며, 신선우유를 소량씩 자주 구입해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농민신문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