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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농식품부인가”
등록일 2020-09-15 조회수 128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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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농식품부인가”

낙농가들 지속 반대에도 ‘입장 없음’으로 정리케 식약처 ‘소비기한’ 도입

국내 여건 상 안전 위협 특히 우유 변질 위험 커 소비자 불신 확산 우려


낙농업계의 전면 반대에도 불구하고 식약처가 소비기한 도입을 밀어붙여 논란이 되고 있다.


낙농업계는 냉장온도가 지켜지지 않는 현재 유통환경하에서는 소비기한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히고 문서화 했음에도 불구하고 식약처가 올 12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낙농산업의 주무부처이자 식품정책의 관계부처인 농식품부가 생산자들의 지속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입장 없음”으로 부처간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또한 소비자, 식품 업계, 생산자 모두 성급한 소비기한 도입에 반대와 우려를 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산업을 구분지어 회의를 주관한 후 업계가 수렴하는 입장을 취했다는 식약처의 행정절차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식약처는 생산자단체가 반대 입장을 문서화하자 먼저 법을 개정하고 차후에 문제가 되는 부분을 개선해서 시행할 수 있다면서 유예기간을 두고 이를 보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지속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식약처가 일방적으로 관련업계가 수용했다면서 12월 법 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법 개정 이후 유예기간을 통해 문제점들을 개선해 나가자는 것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 소비기한이란


소비기한이란 식품이 제조되어 유통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된 후 소비자가 소비해도 건강이나 안전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소비최종시한을 말한다. 


식품을 슈퍼마켓이나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시한을 의미하는 유통기한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식약처는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개편해 식품 폐기를 줄이는데 목적을 두고 이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소비기한 표시 품목은 가공축산물, 우유를 비롯한 축산물, 그 외 식품 전체에 해당한다. 


축산물 가운데 소비기한이 도입될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우유. 


낙농업계는 멸균이나 가공처리가 가능한 일반 식품과는 달리, 미세한 차이에도 변질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백색시유(살균유)’에는 현재 유통 상황에서는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낙농업계는 소비기한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한편, 부득이하게 시행될 경우에는 우유를 제외시켜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 현재 냉장 유통 시스템상 ‘불가’ 


소비기한 ‘우유’에 적용 무엇이 문제일까? 우선적으로 업계가 주장하는 바는 우리나라 유통 현장의 구조적 문제다. 우리나라 냉장여건상 오히려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 


대부분의 판매장 냉장고는 오픈 쇼케이스 형태로 온도 변화가 상당한 편이다. 코스트코, 트레이더스 등 대형 창고형 할인마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오픈 쇼케이스 내지는 이동식 냉장 쇼케이스에 우유를 진열 판매한다. 유통점에서는 0~10℃사이의 온도에서 진열·판매 해야 하지만 상당수가 지키지 않고 있다. 


소비자 연맹이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통매장의 법적 냉장온도 준수율은 70~80%이지만 유통매장 자체 설정 냉장온도와 진열대내 냉장식품의 표면온도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를 어길시에는 식품위생법 제 95조에따라 5년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가능 하지만 실제로 처벌된 사례는 전무하다. 


때문에 업계는 우유는 냉장여건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 식품이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점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반대해왔다. 


# 변질사고로 소비자 불신 초래


우유의 경우 계절에 따라 상온상태에서 반나절만 둔다 해도 변질이 되는 등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우유 및 유가공품에 대한 안전사고 등이 계절이나 유통환경에 따라 다수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기한 도입으로 유통기간이 늘어나면 문제가 더 확산될수 있다는 이유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우유의 주 소비층이 유아 또는 청소년기 학생들이기 때문에 실구매자인 주부들은 안전성 부분을 중요시한다. 


만약, 현재의 유통 시스템 하에서 소비기한에 따라 우유를 음용했을 시 변질사고 등이 발생한다면 우유 전체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 확산이 우려된다는 점에서도 반대의 의견을 내놓았다. 


# 여건 조성 후 법 개정 요구


생산자들은 소비기한 도입에 따라 수입 살균유가 유통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짧은 유통기한 때문에 유럽·미국 등 주요 유제품 수출국의 살균유가 유통되고 있지 않지만 소비기한 도입으로 제품 표시 기한이 연장되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에 낙농육우협회는 강력하게 도입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백색시유 점유율이 가장 높은 서울우유도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렇다고해서 낙농업계가 무조건적인 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낙농업계는 소비자의 안전을 고려해 먼저 여건을 조성하고 후에 법 개정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식약처가 지난 7월 강병권 의원이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면서 밀어붙이기식으로 법 개정에만 초점을 맞춘 채 행정을 하고 있다면서 재논의를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낙농업계 관계자는 “소비기한 도입을 전면 반대하고 있지만 시대적 흐름과 식품 산업 발전을 위해 도입해야 한다면 안전한 유통환경이 조성될 때 까지 우유는 제외 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 한다”면서 “이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주무부처인 농식품부가 나서 부처간 협의 등을 통해 이를 관철시킬 수 있는 의지를 보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산경제신문 9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