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경영안정자금 지급 결정 파장…농식품부 “아쉽다”

자율결정 받아들일 수밖에

낙농제도 개선 추진은 계속

백색시유(흰우유) 업계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 가지급금을 1ℓ당 58원씩 낙농가에 지급하기로 의결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정부는 서울우유의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한편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조속히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서울우유는 16일 대의원총회를 열고 소속 조합원들에게 ‘목장경영 안정을 위한 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생산비 폭등 상황에서 올해 원유기본가격이 확정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낙농가의 현실을 고려한 지원책일뿐, 추후 낙농진흥회에서 원유가격이 결정되면 이를 즉각 준용할 것이라는 게 서울우유의 주장이다.

그러나 농림축산식품부는 표면적으로 경영안정자금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을뿐, 사실상 서울우유가 원유 구매가격을 인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간 농식품부가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선 낙농제도 개편, 후 원유가격 조정’ 구상과 어긋나는 조치를 서울우유가 단행했다는 의미다.

다만 정부는 이를 막을 방도는 없으며 서울우유를 제외하고서라도 낙농제도 개선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우유가 자율적인 가격 결정을 한 만큼 향후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해도 서울우유에 의무적으로 적용하지 않되 차등가격제에 참여하는 농가·유업체에 정책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보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정부로선 아쉬운 점도 있지만 서울우유의 자율적인 결정이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제도를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업체들에게는 정책 지원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 지원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확정된 바 없지만 가격 차액 조정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여부에 따라 집유주체별 원유가격 결정구조가 이원화하면 기존 정부안에서 책정했던 용도별 구입물량을 수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시사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서울우유를 제외하고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게 된다면 제도 도입 첫해 정상가격 물량으로 책정한 195만t에서 서울우유 생산량을 제외하고 음용유·가공유 물량을 재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낙농가 대상 지역설명회를 19일 마무리하고 낙농산업발전위원회와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개최해 제도 개편을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향후 절차의 구체적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농민신문 8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