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가, 유가공공장 앞 집회 

“낙농가 생존권 외면하는 유업체는 각성하라!” “우유는 식량이다! 식량주권 사수하자!”

협상기일이 지나도록 원유기본가격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유업체에 성난 전국 낙농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8일 낙농가 1000여명은 경기 매일유업 평택공장 인근에서 ‘원유가격 협상 촉구! 낙농가 피 빨아먹는 유업체 규탄 낙농인 총궐기대회’를 열고 협상 개시를 촉구했다.

원유가격은 낙농진흥회 ‘원유의 생산 및 공급 규정’에 따라 통계청 우유생산비 발표일로부터 1개월 내에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를 설치해 생산자·수요자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올해는 1일부터 조정된 가격을 적용해야 하지만 조정기일이 지나도록 유업체들이 가격 협상에 불응하자 농가들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파주에서 목장을 운영하는 심화섭 한국낙농육우협회 부회장은 “유업체들은 겉으로는 상생을 운운하면서 실상 정부 뒤에 숨어 협상장에 나오지도 않고 있다”면서 “급기야 일부 유업체들은 최근 인건비·운송비 등 제반 비용 상승을 거론하며 가공유값을 슬그머니 올렸는데 이는 낙농가의 어려움은 외면한 채 이익만 차리겠다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천에서 목장을 운영하는 원유국 낙농육우협회 감사는 “지난해에만 200여개 목장이 폐업했고 사료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상황에서 낙농업을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하는 농가들이 많다”면서 “생산비 인상분에 대한 협상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낙농가들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전국 낙농가가 똘똘 뭉쳐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며 의견을 같이했다.

낙농가들은 9∼10일 매일유업 평택공장에서, 11∼12일 남양주 빙그레 도농공장에서 규탄집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9일엔 서울 서초구 한국유가공협회 앞에서도 집회를 열었다.

이승호 낙농육우협회장은 “협회와 협의 중단을 선언한 정부와 제도 개편 논의에 끝까지 심혈을 기울일 것이며 이와 별개로 올해 원유가격 협상장에 나오지 않는 유업체를 대상으로 투트랙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농민신문 8월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