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낙농・축산을 희생시키면서 무역자유화를 추진한 한국”
                                        - 한미 FTA, 타국과의 FTA에까지 불리하게 작용 -

  낙농정책연구소 조석진 소장은 일본의 낙농관련 월간지 「DAIRYMAN」에 “국내 낙농・축산을 희생시키면서 무역자유화를 추진한 한국”이란 제목의 기고를 통해 한미 FTA를 포함한 무역자유화에 따른 낙농・축산부문의 최근 상황에 대해 설명하였다.

 

<주요내용 요약>

높은 무역의존도로 인해 축산을 방치?

  2016년 현재 한국은 미국, EU,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주요 축산물 수출국을 포함한 세계 15개국과의 FTA를 동시다발적으로 발효시켰다. 이는 2014년 현재 95.9%에 달하는 한국경제의 높은 무역의존도를 감안할 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17년 3월 15일로 발효 5년째를 맞는 한미 FTA를 포함하여, 이들 주요 축산물 수출국과의 FTA는 낙농을 포함한 축산 전반에 이미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유자급률은 15년간, 80.3%에서 56.5%까지 하락

  축산물 중 유제품은 분유・연유를 제외한 전 품목에 대한 관세가 최장 15년에 걸쳐 철폐되며, 긴급수입제한조치의 확보마저 실패하였다. 또한 분유・연유는 각각 176%와 89%의 고관세가 유지되나 분유의 대체재인 혼합분유와 같은 위장유제품은 이미 36%의 낮은 관세로 수입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분유・연유에 대한 무관세쿼터(TRQ) 5,000톤은 기간제한 없이 매년 3%씩 복리로 늘어난다. 따라서 분유・연유에 대한 높은 관세율의 의미가 사실상 상실되고 있다.

  한편 치즈는 EU, 미국과의 FTA가 발효된 2011년과 2012년을 전후하여 수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그 결과 2015년의 치즈수입량은 11만 1천 톤(원유환산 123만 9천 톤)으로, 같은 해 국내 원유생산량의 57.1%에 달한다. 그 결과 2015년의 연간 1인당 치즈소비량은 2.6kg까지 늘어나, 일본의 2.4kg을 상회하며, 한국은 멕시코에 이어 미국의 제2의 치즈수출국으로 부상하였다. 또한 이 과정에서 우유자급률은 2000년의 80.3%에서 2015년 현재 56.5%까지 하락하였으며, 50%를 밑도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생산기반유지를 위한 확고한 대내정책 절실

  한미 FTA 협상결과는 낙농을 포함한 축산부문에 관한 한 한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협상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만큼 한미 FTA 협상결과는 그 후 미국을 제외한 주요 축산물 수출국과의 FTA 협상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제품을 포함한 주요 축산물은 이미 국민식생활의 필수식품으로 정착한지 오래다. 따라서 식량안보상 어떠한 경우라도 유제품을 포함한 이들 주요 축산물에 대해 일정규모 이상의 안정된 생산기반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불리한 대외협상결과와 별도로 확고한 대내정책이 불가피함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