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의 경제 자유화와 축산의 문제”

- 농림행정을 생각하는 모임,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다」4월호, 2015.4 -

 

     낙농정책연구소 조석진 소장은 일본의 ‘농림행정을 생각하는 모임’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다」 2015년 4월호에 “한국의 무역자유화와 축산의 문제”란 제목으로 한국농업의 현황에 대해 기고하였다.

    조석진 소장은 기고를 통해 한국의 무역자유화의 현황과 축산부문의 교섭내용, 시장개방의 영향 등에 대해 설명하였다.

 

<주요내용 요약>

 

     2015년 2월 현재 한국은 칠레, 미국, EU, 호주, 캐나다 등 세계 주요 11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동시다발적으로 발효하였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중국, 뉴질랜드 등 4개 국가와 FTA를 타결하여, 곧 발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FTA 체결이 축산부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특히 축산물에 대한 미국과의 불리한 FTA 교섭결과는 날이 갈수록 한국의 축산부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쇠고기의 경우, 민감한 6개 품목의 관세가 15년에 걸쳐 완전히 철폐되며, 그 기간 중에 특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적용된다. 그러나 1년차의 긴급수입제한조치의 발효를 위한 기준수량인 27만 톤은 과거 미국의 한국에 대한 최고 수출량을 27%나 상회하고 있어 긴급수입제한조치 자체가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한편 유제품은 분유와 연유를 제외한 전 품목의 관세가 15년에 걸쳐 철폐되며, 긴급수입제한조치의 확보에도 실패하였다. 또한 분유의 대체재인 혼합분유와 같은 위장유제품은 이미 36%의 저율관세로 수입되고 있다. 더욱이 전·탈지분유의 무관세쿼터 5천 톤이 기간제한 없이 매년 3%씩 복리로 증량된다. 그 외에 관세가 89%인 버터도 대체재인 데어리스프레드나 버터조정품이 8%의 저율관세로 이미 수입되고 있다. 따라서 분유, 연유, 버터 등에 대한 높은 관세율의 의미가 실질적으로 상실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뿐 아니라 이처럼 미국과의 불리한 교섭결과는 EU, 호주, 뉴질랜드 등과의 FTA 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경제구조상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무역자유화가 불가피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이미 국민식생활의 필수식품으로 정착한 유제품, 쇠고기를 포함한 축산부문의 희생이 가장 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가운데 국내 낙농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음용유의 소비가 최근 정체내지 감소하고 있어 낙농의 생산기반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따라서 식량안보차원에서 대외적인 협상결과와 별도로 낙농의 생산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확고한 국내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