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제도를 둘러싼 일본의 고민

 

  최근 일본은 TPP 협상타결에 따른 대내적인 낙농제도와 관련하여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즉, 일본 아베정부의 ‘규제개혁회의’가 반세기 이상 유지되어 온 일본의 「지정원유생산자단체(지정단체)」 제도의 대폭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의 J-milk를 포함한 낙농관계자들은, 영국의 원유지정생산자단체라 할 수 있는 MMB(Milk Marketing Board)가 1994년에 해체된 이후 영국 낙농의 실태파악을 위한 현지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일본농업신문(2016.11. 1)」 이 그 내용을 사설을 통해 게재하였다. 이하 일본농업신문의 사설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영국의 낙농공판체제 해체에 따른 유가혼란의 교훈에서 배워라!

 

  일본의 지정원유생산자단체(지정단체)제도의 발본적인 개혁을 위한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영국낙농이 쇠퇴하게 된 실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지정단체에 해당하는 공동판매조직해체 및 용도별가격체계의 폐지에 따라 영국의 원유가격은 혼란을 거듭해 왔다. 그런 가운데 유통의 지배력이 커지면서 유업체도 큰 시련에 직면하게 되었다. 일본의 낙농개혁 논의과정에서 중요한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영국낙농의 공동판매조직해체 및 그 이후의 혼란은 “반면교사(反面敎師)”로 받아들여야 할 내용이다. 즉, 영국은 규제완화의 광풍 속에서 일부 낙농가의 불만을 이유로 공동판매조직이 해체되었다. 핵심은 음용 및 가공용의 용도별가격제도를 폐지하여 단일화로 이행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데에 있다. 그 결과, 낙농가의 경영불안정 조장, 국내 유업체의 다국적기업에 의한 매수, 대형슈퍼의 일부 대규모 낙농가를 중심으로 하는 거래 및 가격지배 등이 초래되었다.

 

  그 결과는 낙농가, 유업체, 소비자 어느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하여 영국의 낙농‧유업 관계자가, “일본은 공동판매조직의 해체와 혼란에 따른 비극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라고 한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J-milk는 지난 10월 주요 유업체 3사, JA전농, 전낙연, 낙농관련 연구자들과 함께 영국 낙농‧유업의 현황과 과제를 조사하기 위해 긴급현지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개요는 일본의 지정단체제도를 논의하는 자민당의 회의에서도 소개되었다. 출석한 의원들로부터, “충격적이다. 그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새삼스럽게 지정단체기능의 유지가 필요하다.” 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전술한 규제개혁회의에서 「현행 지정단체제도의 폐지」에 대한 제언으로 촉발된 재검토논의를 통해 자민당은 11월 중순 중에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다. 영국의 원유공판조직(MMB) 해체 및 재편에 따른 혼란은, 일본의 지정단체제도의 재검토 과정에서 많은 교훈을 내포한다.

 

  일본의 지정단체제도는 영국의 MMB를 참고로 만들어졌다. 그런 만큼 농림수산성도 영국 MMB의 해체‧재편과 지정단체논의의 공통과제를 새롭게 정리함으로써 교훈을 도출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닌가?

 

  영국에 대한 현지조사결과를 정리한 J-milk의 마에다 히로시(前田 浩史) 전무는 “용도별유가제도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입증된 만큼 유가가 높은 음용유용 원유에 대한 프리미엄 유지가 필수적이다.”라고 현재 거론되고 있는 단일유가문제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최근의 토론에서는 자민당의 농림간부로부터, “지정단체에 의한 원유의 전량위탁방식의 지속 또는 부분위탁방식의 허용여부와, 음용유용 및 가공용 원유의 ㎏당 약 30엔에 달하는 가격차를 어떻게 할 것인가?”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그런 가운데 규제개혁논의에서는, 동일 경쟁조건을 의미하는 ‘equal footing’을 실현하기 위해 지정단체를 거치지 않는 낙농가, 이른바 ‘outsider’에게도 가공원료유보급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한편 MMB 해체와 관련하여 도쿄대학의 스즈키 노부히로(鈴木 宣弘) 교수는 “낙농가가 분단되고, 대형슈퍼와 다국적 유업체에게 주도권을 빼앗김에 따라 영국의 유가가 폭락했다.”라고 지적하였다. 금후 일본의 지정단체문제를 토론하는 과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출처: 일본농업신문 논설(2016. 11 1)
번역: 낙농정책연구소 소장(영남대 명예교수) 조 석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