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랙시트(Brexit)와 낙농

        영국의 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랙시트에 의해 야기된 불확실성이 낙농분야의 주요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확대되는 불확실성

EU를 탈퇴하기로 한 투표결과에도 불구하고 금후 영국이 EU 무역불럭을 떠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어떤 방법으로 언제 그 같은 조치들이 취해질 것이며, EU 회원국들이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 아직은 아무 것도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 그에 따라 EU의 신속한 브랙시트 이행요구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메이(May) 신임 총리는 브랙시트에 대해 시간을 가지고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하였다. 

브랙시트와 관련한 한 가지 협상방안으로, 영국은 현재와 같이 관세 없이 EU 시장에 대한 접근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EU 회원국으로서의 경제적부담은 하지 않으면서 EU 회원국 국민의 영국 내 거주 및 노동을 위한 자유로운 왕래는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EU 회원국들은 영국이 EU에 대한 재정부담을 하지 않고, EU 회원국 국민의 자유로운 왕래도 허락하지 않으면서, EU 시장에 무관세로 접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영국과 상당한 교역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회원국들은 영국시장을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따라서 영국의 EU 탈퇴를 위한 교섭은 최장 2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쉽게 마무리 될 것 같지는 않다.

영국과의 교역이 지속될까, 그러나 어떻게?

낙농에 관한 한 영국은 우유생산의 자급률이 대략 77% 정도이다(그림 1의 ‘liquid milk equivalent(원유환산자급률)’ 참조). 따라서 금후 영국과의 유제품 교역규모는 영국의 관세수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비 EU 회원국의 영국에 대한 유제품수출 시 WTO 규정에 따른 관세율은 대략 40%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로는 영국이 브랙시트 이후 EU 회원국 또는 비 EU 회원국과 어떤 형태의 교역 및 관세협정을 맺을지 불분명하다.

                                                         <그림 1> 영국의 유제품 자급률

영국에서 주로 소비되는 치즈인 체다치즈의 85% 이상이 아일랜드로부터 수입된다. 그 같은 이유로 지난 해 무려 87,000톤을 영국에 수출한 아일랜드의 낙농관련 기업들은 영국시장에 대한 수출을 유지하려할 것이고, 만일 영국에 대한 수출이 막힐 경우에는 국내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려 할 것이다.

영국이 EU 회원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동안 독자적으로 무역교섭을 추진하는 것은 이론상 불법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영국은 EU 탈퇴에 앞서 무역교섭을 추진하려 할 것이다. 그 경우 영국 기업들은 이미 EU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만큼 시장진입을 위한 새로운 무역교섭은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 정치적인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화폐의 평가절하 가능성

단기적으로 영국은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이자율을 낮추려 할 것이다. 이자율을 낮추는 정책은 유로를 포함한 다른 나라 화폐에 대한 영국의 파운드화의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증대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그러나 유제품에 관한한 영국은 자급자족이 안 되기 때문에 파운드화의 가치하락은 영국의 소비자들로 하여금 수입유제품에 대해 비싼 가격을 지불토록 만들 것이다. 또한 파운드화의 가치하락은 영국 내에 있어서 비영국계 회사들이 영국계 회사를 취득하는데 드는 비용을 낮추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광범위한 효과는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절하를 초래할 것이다. 만일 그 같은 사태가 벌어진다면, 영국은 파운드화의 가치유지를 위해 이자율을 높이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영국의 기업들의 투자비용은 늘어나게 될 것이다.

낙농가에 대한 영국정부의 지원은 불확실

최근 영국 낙농가소득의 약 7%는 EU 공통농업정책의 일환으로 농지 및 투자에 대해 지급되는 보조금이다. EU 탈퇴를 희망하는 정치인들이 탈퇴 후에도 영국정부에 의한 보조금지급은 유지될 것이라 말하지만, 영국 낙농가의 미약한 정치력을 감안할 때 낙농부문에 대한 보조금지급이 지속될지 불분명하다. 따라서 브랙시트 이후 낙농부문에 대한 지지수준의 감축은 영국 낙농가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영국의 낙농부문 생산감축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규제완화와 새로운 무역협정

브랙시트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EU를 떠날 경우 영국 내 기업들은 EU 기업들이 준수해야 하는 다양한 규제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영국이 EU를 떠난 후 주요 EU 회원국시장에 대한 접근은, 영국이 EU가 요구하는 다양한 규제 및 생산기준을 얼마나 잘 준수하느냐에 의해 결정되게 된다.

그리고 브랙시트 찬성론자들은 영국이 EU를 탈퇴함으로써 EU 외의 중국, 미국 등과 독자적인 무역협상을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영국은 유제품에 관한 한 자급이 안 된다. 따라서 영국이 비 EU 회원국에 대해 낙농 이외 분야의 시장접근에 대한 대가로, 이들 국가의 유제품에 대해 유리한 시장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한, 영국 내 낙농분야 기업은 브랙시트 이후 타 분의 기업에 비해 영향을 덜 받게 될 것이다.  

글로벌화에 대한 반대 또한 낙농부문에는 위협

영국이 왜 EU 경제블럭을 탈퇴하기로 했는가에 대해 여러 분석가들은, 세계화에 따른 이득배분이 공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란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에 대한 반대 및 그로 인한 자유무역의 축소는 전 세계 유제품무역에 있어서 하나의 도전이라 할 수 있다. 낙농은 타 농산물에 비해 무역자유화의 정도가 크지 않다. 그러나 유제품무역이 얼마나 활발하게 이루어지느냐 하는 것은, 수출국의 낙농가 및 수입국의 소비자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유제품무역은 결코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역장벽의 강화는 전 세계 낙농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 것이다.

출처: Rabo bank(「Brexit and the Dairy Sector」 by Kevin Bellamy, 2016. 7.26)
번역: 낙농정책연구소 소장(영남대 명예교수) 조 석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