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저림증 한 정 헌 늘푸른 한의원 원장 날씨가 쌀쌀해지면 손발 저림을 호소하며 한의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납니다. 손발저림증으로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은 ‘저릿저릿하다, 따끔거린다, 피가 안 통하는 느낌이다, 화끈거린다, 시린다.’며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며 손발이 마취된 것 같이 느껴지는 감각감소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많은 환자분들이 중풍(中風) 전조증상이 아닐까 걱정하는데 손발 저림 증상은 그 원인이 다양합니다. 중풍의 전조기에 나타나는 손발 저림은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특징으로 한쪽 팔다리 또는 같은 쪽의 얼굴까지 동시에 짜릿한 느낌이 갑자기 발생해 5~10분 계속됩니다. 이러한 저림증이 나타난 경우 1년 내에 뇌졸중이 발생할 확률이 15~20% 정도이므로 혈압이나 당뇨의 병력(病歷)을 가지고 있고, 한쪽으로 힘이 떨어지는 운동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는 한의원을 찾아 진단받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손발 저림에 대해 단순히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탓으로 돌리고 혈액순환 개선제를 복용하는 환자들도 적지않은데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손발 저림증은 드문니다. 중풍 이외에 손발저림을 일으키는 질환으로는 수근관 증후군, 추간판탈출증(디스크), 다발성 신경병증, 류머티즘 질환, 레이노씨 증후군 등이 있습니다. 수근관 증후근은 중년의 여성에 흔한데 손목의 인대가 두터워져서 그 아래를 지나는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생깁니다. 손저림과 감각이 둔한 증상이 엄지, 검지, 장지의 손가락들과 손바닥에 나타나고 심하면 엄지손가락의 힘이 약해집니다. 통증은 밤에 심하고 손으로 일을 많이 한 경우에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은 흔히 디스크라 불리는 질환으로 신경뿌리의 압박이 원인입니다. 상지는 손저림이 띠모양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인데 눌리는 신경뿌리에 따라 손저림의 위치가 조금씩 다르며, 목을 움직이면 심해지는 경향이 있음며 심하면 팔의 힘이 약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는 주로 저리거나 땡기는 증상이 다리의 바깥쪽이나 뒷쪽, 발등, 발바닥, 발가락에 생기는 경우가 많고, 허리통증을 동반하는 수가 있으며 심하면 다리의 힘이 약해질 수도 있습니다. 손과 발에 좌우 비슷한 정도로 저림증이 있는 경우는 ‘다발성 말초신경병’을 의심할 수 있는데 다발성 말초신경병은 면역기능의 이상에 의한 염증으로 생기기도 하고, 당뇨병, 만성신장질환(신부전) 등 내과적 질환의 합병증으로 생기기도 하고, 과음, 영양결핍 혹은 약물 부작용 등에 의해 발생되기도 합니다. 류머티스관절염 역시 거의 통증에 가까운 극심한 저림 증세를 수반 하는데 특히 둘째, 셋째 손가락과 손목을 구부릴 때 유난히 저리고 아프다면 류머티스관절염이 거의 확실합니다. 이밖에도 손을 찬공기나 찬물에 노출시켰을 때 손이 창백 해지면서 저린감이 발생하는 경우는 레이노씨 증후군으로 손의 말초혈관이 추위나 진동에 예민하게 반응해 격렬한 수축반응을 보여 나타나는 것입니다. 버거씨병의 경우 흡연자에게 많이 생기며 손발저림을 지나 증상이 악화되면 혈관이 폐쇄되면서 손이나 발의 조직이 괴사됩니다. 이밖에도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죽상동맥질환, 심장에서 팔로 가는 쇄골동맥이 눌려 발생하는 흉곽탈출증후군, 신경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작은 혈관들에 동맥경화증이 생겨 저린 증상이 나타나는 말초신경 혈관의 허혈성 변화 등도 손발저림을 만듭니다. 또한 갑상선 기능 저하증도 단백질 복합체가 신경에 쌓여 손발이 저리거나 쥐가 자주 나는 증상이 나타나며 저린 부위나 호소하는 증상이 다소 모호하거나 머리가 무겁고 불면을 겪고 있을 때는 스트레스 누적이나 불안증, 건강염려증 등 신경성 증상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정확한 진단으로도 신체적인 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울 때는 정신과 치료가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저리는 양상에 따라 크게 세가지로 분류합니다. 저린 증상이 손이나 발의 어느 한 곳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여기 저기 갑자기 저려오는 듯하며 변화가 심한 것은 풍비(風痺)라 하고, 손발이 일정한 곳에 증상이 항상 나타나며 추워지면 심해지고 따뜨새지면 덜해지는 특징이 있으며 평소 손발이 차거나 몸이 냉한 사람에게서 나타난는 것이 통비(痛痺)라 하고, 손발이 저린 증상과 더불어 팔다리가 무겁고 찌뿌둥하며 몸이 둔해져 움직이기 싫고 날씨가 흐린날 증상이 심해진는 것은 착비(着痺)라 한다. 각각의 원인인 풍(風), 한(寒), 습(濕)의 각기 다른 원인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 합니다. 손발 저림이 있을 땐 될 수 있는 한 몸을 따뜻하게 하고 피로를 줄이며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좋습니다. 술과 담배는 금물. 가벼운 운동이나 마사지가 효과적입니다. 만약 손발 저림의 원인이 뇌졸중, 당뇨병, 척추 디스크병, 류머티스 등으로 밝혀지면 빨리 원인질환을 빨리 치료해야 합니다. 손발 저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과로를 피하고 적당한 수면을 취하고, 목을 돌려주는 맨손체조와 함께 전신운동인 수영을 적당히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신체를 찬바람이나 찬 곳에 노출하지 말고 손발 아랫배를 항상 따뜻이 하고, 음식은 기름진 고기나 자극성 있는 종류를 피하고 채소류 등 섬유질이 풍부한 것을 먹도록 하고 저녁에는 과식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며, 비타민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해 비타민 결핍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 외 정신적 스트레스나 긴장도 혈액순환에 장애를 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하고, 흔히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손발 저림증은 퇴행성변화에 의한 것이 많으므로 충분한 휴식과 영양을 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