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대출 받을 것인가, 말것인가 개인재무상담전문법인IFPK(주) 임 정 욱 재무상담을 위해서 만나 본 많은 중소기업CEO들, 자영업 사장님들 그리고 병원 원장님들의 요즘 주된 관심사 중 하나가 엔화대출에 관한 것이다. 사무실로 배달되는 많은 우편물 중 하나가 보험사나 금융 컨설팅사로부터 오는 엔화대출과 관련된 안내장이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은행의 대출상품과 비교하여 금리가 연 2% 대의 낮은 금리이기 때문에 사업초기의 고정비용 지출을 최소화하여 하는 입장에서 호기심을 가지고 상품을 검토하게 된다. 무엇보다 원화로 받는 대출상품보다 3~4%, 낮은 금리를 기준으로 보면 마다할 리 없는 매력적인 대출상품이다. 하지만 어디에서 받아야 하는 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출중개수수료나 보험상품을 가입하고 굳이 엔화대출을 받는 것이 비용절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인지, 최근 1~2년 동안 급격하게 변동한 환율 때문에 혹시 환율 막차를 타는 게 아닌지 하는 우려 때문에 결정을 미뤄왔던 상황에서 엔화대출의 실행여부에 대하여 질문을 받게 된다. 실제 엔화대출의 상품취지는 중소기업 CEO분들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엔화를 결제통화로 하는 수출입 업체를 대상으로 기업자금을 용도로 빌려주는 외화대출상품 중 하나이다. 그 중 엔화대출이 달러화 대출이나 유로화 대출보다 특히 더 많이 알려진 것은 돈을 빌리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 금리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옮겨가는 자연스러운 돈의 속성 때문이다. 항상 금융자본은 더 높은 투자수익률을 추구하며 전 세계 어디든지 그 대상을 쫓아 움직이는 성질 때문에 제로금리의 일본자금이 콜금리기준 연 4.25%의 한국 금융시장에서 각광받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연방기준금리, 연 5.25%의 미국 달러화는 우리 나라 금리보다 높으므로 금리적 매력이 없으며 연 2.75%의 유로화 역시 제로금리의 엔화에 비해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로 대출수요자들에게 엔화가 외화대출의 전부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엔화대출은 실제 IMF 이전부터 실행되고 있었지만 은행에서 수출 중소기업 이외에 병의원을 대상으로 대출을 진행했던 것은 매우 드물었다. 그랬던 시절에 엔화대출을 받았던 소수의 의사분들이 두려움을 가지게 된 주요 사건은 IMF이었다. IMF이후 원화의 약세로 달러화와 엔화의 환율은 가파르게 올랐으며 그 결과로 엔화대출을 받으신 의사분들은 병의원의 경영악화와 함께 늘어난 대출원금으로 이중고를 겪게 된다. 1997년 11월, IMF이전 엔화대비 원화의 환율은 안정되게 700원대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불과 1년만에 환율은 최고 1,400원대로 급등한다. 원화가 지불통화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순간이었다. 우리가 요즘 향후 주가를 예측하면서 심심찮게 다는 단서중 하나가 ‘대한민국에서 전쟁이나 이전 IMF와 같은 금융대공황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예측은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라는 것처럼 IMF를 전후한 약 1년의 금융불확실성 기간에 벌어진 환율의 급격한 변동성만 아니라면 환율의 변동폭은 그리 크지 않다. 1998년 이후 2004년까지 환율은 950원에서 1,100원대의 박스권 안에서 움직였다. 그 기간동안 정부의 인위적 시장참여로 변동성이 컸던 6개월을 제외하면 1년 단위 환율변동 편차는 100을 기준으로 볼 때 평균 ±6%내외에서 움직였으므로 항상 변동성을 내재한 금융시장에서 그 수치는 그리 크지 않다 하겠다. 모 경제연구소의 수석연구원에 의하면 IMF 이전 700원대의 환율과 비교하여 950원에서 1,100원대의 박스권 환율은 한마디로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에 따른 후유증 때문에 가능했다고 한다. 2003년 하반기 980원에서 2004년 1월, 1,120원으로 환율이 크게 올랐는데 원인이 정부가 대대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이며 2004년 10월 이후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사실상 중단되자 과거의 환율로 복귀하게 되었고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지금의 환율하락도 이전 환율로의 회귀를 의미한다고 한다. 추세적인 하락기조에서 금년 1월 이후부터 환율은 다시 820원에서 850원의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환율 700원대로의 복귀는 일본 경제의 회복으로 인한 엔화의 강세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어려울 것이고 일본 경제의 회복속도와 정도에 따라 환율의 변동속도와 정도는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연구원과 경제연구소의 전문가들의 금년 환율예측을 정리하면 800원에서 850원의 박스권 안에서 환율의 움직임이 수렴하겠지만 일본의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호전되면서 우리 나라의 경기가 그 흐름을 맞춰주지 못하게 되면 연말 최고 900원도 가능한 수치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환율의 변동성을 어떻게 관리하면서 낮은 금리의 엔화자금을 활용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콜옵션의 매입이다. 실제로 대출을 진행하는 해당 은행의 지점 담당자들은 이 좋은 서비스를 잘 활용하지 않으려 한다. 그 이유는 필자도 명확하게 알 수가 없다. 이 칼럼을 쓰기 위해 엔화대출을 실행하고 있는 4개 은행, 5개 지점을 방문하여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콜옵션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하는 대출담당자는 단 1명 뿐이였다. 대부분이 콜옵션을 위해 지불하는 비용을 낮은 금리혜택을 상쇄시키는 불필요한 지출로 여기고 있었다. 물론 옵션은 말 그대로 선택사항이다. 하지만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결정하는 것은 고객의 몫이기에 그 선택의 권리를 빼앗을 수는 없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단기적으로 환율을 900원까지 내다보는 대출수요자라면 콜옵션을 매입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7월 3일 매매기준율 833.38원을 기준으로 12개월 뒤 대출상환시점의 행사가격 900원을 사는데 드는 콜옵션비용은 대출금액의 1.5%내외이다. 대출시점에서 선취를 하고 만약 900원까지 시장환율이 오르지 않았다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현재 엔화를 기준으로 은행마다 LIBOR금리에 더하는 가산금리가 차이가 있어 금리 차이는 있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신용의 경우는 연 2.5%내외, 담보대출의 경우는 연 1.8%에서 연 2.3% 수준이므로 콜옵션 매입비용을 금리에 반영한다 하더라도 원화대출과는 금리차가 연 2% 정도는 발생한다. 기본적으로 엔화대출은 매년 대출기간을 갱신해야 하는 상품이므로 현재 시점에서 엔화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전문가들의 우려를 감안하여 환율에 대한 콜옵션을 매입하고 1년이 지난 뒤, 2차년도부터는 환율이 일정 수준에서 안정화되는 것을 확인한 후 콜옵션 매입을 하지 않는 다소 유연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하겠다. 콜옵션을 통한 환율의 방어가 이루어졌다면 금리차만큼의 금융비용 절감은 온전히 위험을 감수한 대출수요자의 몫이다. 직업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인 신용대출 한도 3억원을 기준으로 금리 연 2% 차이의 경우, 연간 600만원, 콜옵션을 매입하지 않는 해의 경우 연간 1,050만원의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엔화대출은 대출계정상 기업자금대출로 분류되어 가계금융지점이 아닌 기업금융지점에서 취급하며 담보대출의 경우는 최근 씨티은행이 전문직 사업자에게 CitiBusiness 라는 이름으로 씨티 비즈니스 원화옵션부 엔화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 엔화대출 상품에 비해 다소 금리가 높지만 전국 거의 모든 지점에서 취급하므로 정보의 부족으로 중개인을 통해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하고 대출을 받는 우는 범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원화대출과 비교하여 LTV(Loan To Value)비율이 높아 감정가의 66%까지 대출실행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환율의 변동성 때문에 대출 수요자도, 은행 담당자도 실행을 주저하고 있는 분위기에서 자신의 투자성향이 보수적이거나 주위에서 엔화의 환율변동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 없다면 엔화대출은 대출상품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옳은 결정이라 생각하고 일정 부분 내재된 위험을 관리하면서 통화에 투자하는 것처럼 엔화대출을 투자의 대상으로 활용하실 수 있는 적극적인 분이라면 엔화대출은 금융비용을 절감하는 것 이상으로 매력적인 대출상품이다. <필자연락처 : 010-7312-6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