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기본원칙 : 시간과 인내 그리고 자산배분 개인재무상담전문법인IFPK(주) 임 정 욱 작년에 매우 각광 받았던 적립식펀드 상품 중에 Y 주식형펀드라는 것이 있었다. 작년 연말에 이 펀드의 1년 누적 투자수익률은 140% 내외였다. 시장에서 소외되어 있는 중소형주 중심의 성장주 위주로 투자하여, 2등 펀드상품과의 수익률 간격을 60% 이상 내며 최고의 수익률을 올렸었다. 하지만 올해 초 전체적인 주식시장의 조정 속에서 이 펀드는 현재 전체 주식형펀드의 벤치마크 수익률 수준에 머무르며 5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한편 TOP 25 펀드 중에 10개 내외만이 작년 연말에 랭크되어 있던 상품이었고 나머지는 새로운 펀드상품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필자가 잘 아는 펀드 중에 지난 연말 기준으로, 1년 누적수익률 160% 내외를 기록하고 현재 시점으로 1년 누적수익률 역시 140% 내외를 유지하는 펀드가 있다. 많은 분들이 이 이야기를 꺼내면 그 펀드상품을 알려 달라고 난리이다. 사실 이 펀드는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펀드상품이 아니라 필자가 이전에 주로 사용하던 포털 사이트의 ‘내 주식계정’에 등록되어 있는 가상 포트폴리오의 누적수익률이다. 1억이 1년만에 2억6천만원 된다고? 재작년에 자산배분의 중요성과 투자의 포트폴리오를 공부하며 익혔던 부분들을 근간으로 재작년 연말에 10개의 주식종목을 대형주, 중소형주, 가치주, 성장주, 마지막으로 환율을 포함한 수출과 관련된 변수에 영향을 받는 주식과 받지 않는 주식을 감안하여 나름대로 고민하고 고민하여 10개를 각각 1천만원씩 총 1억원으로 투자하는 가상 포트폴리오였다. 만들어놓고 한두 달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들어가 각 종목의 가격추이를 살펴보며 향후 가격변화를 점쳐보기도 하고 가격이 움직이지 않는 종목은 왜 그럴까 해당 종목군의 다른 종목 가격을 비교해보며 원인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러던 중, 해당 포털 사이트로 너무나 많은 스팸메일이 들어와 나름대로 스팸메일 차단이 잘 되는 포털 사이트로 계정을 옮기면서 그 사이트에 존재했던 가상의 ‘내 주식계정’을 약 10개월간 잊고 지내게 되었다. 그런데 작년 연말, 이전 메일계정으로 송년인사를 보냈다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메일을 확인하러 들어갔다가 우연히 이전의 내 주식계정을 들어가보게 되었다. 빨간색으로 표시되는 수익률을 보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가장 좋은 수익률을 낸 종목은 200%를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고, 200% 내외의 수익률을 낸 종목이 중형주 위주로 3개나 되었다. 반대로 소형주 한 종목은 50% 내외의 투자손실을 발생시키고 있었다. 아무튼 당시 평가액이 2억 6천만원 내외였으니 약 1년간 누적수익률이 160% 내외인 셈이었다. 당시 Y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을 보면서 단순히 가격변동성이 큰 중소형주에 투자를 한 운용스타일 때문에 가능했던 수익률이라는 내 생각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결과적이지만 연관성이 없는 10개의 종목이 하모니를 이루어 적정한 수익률로 수렴된 보기 좋은 포트폴리오였다. 물론 워낙 장세가 좋은 작년이었기에 위험은 잊기 쉬운 요소이었지만, 그 포트폴리오 속에서 위험, 즉 변동성에 대한 헷지도 잘 되었다고 자평한다. 자산배분의 중요성 이 가상의 포트폴리오, 하나의 해프닝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계속해서 강조하는 자산배분의 중요성이다. 물론 부동산, 주식과 같은 투자대상의 분산이 아닌 주식투자라는 하나의 투자대상에 있어 투자 주식종목의 분산이었지만 이는 개인의 전체 투자자산 배분에도 좋은 본보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기간 중에 투자손실이 발생한 종목, 즉 투자대상이 있는 반면, 시장수익률을 상회하는 투자종목으로 인해 변동성을 서로 상계시키고 목표수익률을 상회하는 수익을 내게 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10개의 우량한 종목을 선택해서 거둔 수익률이 아니라 투자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각각의 위험을 서로 상계할 수 있는 다른 성격의 투자종목으로 나누어 편입했기에 가능한 결과라 생각한다. 실제로 올 연초에 시장이 조정을 받는 시기에도 지난 1년 동안 소외 받았던 대형 철강주와 중형 조선주의 선전으로 수익률의 변동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대형 철강주의 경우, 작년 한 해 동안 약 5%의 수익률로 전체 시장의 상승률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익률로 가상 포트폴리오의 평균수익률을 갉아먹는 애물단지이었지만, 올 초 약 40% 내외의 수익률로 최근 수익률 하락의 폭을 낮추는 좋은 Risk absorber 역할을 했다. 재테크는 인생의 핵심이 아니다 투자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투자대상의 가격은 항상 살아 움직인다. 투자는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이야기의 선행조건은 수익의 시간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나 반드시 수익을 낼 수 있는 우량한 투자대상에 대한 투자일 때 전제 가능한 것이다. 우량한 투자대상도 가격은 정지해 있지 않고 항상 상하로 움직인다. 투자할 때까지는 분석하기도 하고 정보도 필요하지만 자산배분이 충분히 이루어진 투자결정 이후에는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미세한 가격의 떨림에 동요하지 않는 인내, ‘진인사대천명’의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수확은 때가 되면 거두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수확의 몫,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또 다른 장치가 필요하다. 만약 앞서 이야기한 가상의 포트폴리오가 실제 투자자가 투자중인 포트폴리오라면 과연 200%의 수익률이 날 때까지 투자기간 동안 종목의 변동 없이 기다릴 수 있는 투자자가 몇 명이나 되었을까? 또한 대형 철강주의 경우, 지난 1년 동안 종목의 손바뀜 없이 올 초까지 포트폴리오에 유지될 수 있었을까? 작년 한 해, 시장이 40% 내외의 시장수익률을 내는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을 이기고 계속적으로 해당 철강주를 편입할 수 있는 인내력이 과연 우리 투자자들에게 있을까? 이 몇 가지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장기투자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가끔 고객을 만나 상담을 하다 보면 분할적립식 투자의 장점을 이해하고 매달 본인이 정한 몇 개의 종목을 정해진 날짜에 매입하시겠다는 의지를 보이시는 분들이 있다. 경험상 그 모든 분들이 1년이 지나지 않아 투자를 포기한다. 움직이지 않는 가격에 실망을 느끼고 중단하는 분도 있고 개별종목의 가격상승으로 포트폴리오를 무시하고 ‘All or nothing’ 식으로 되는 주식에 선택과 집중이라는 논리로 ‘몰빵’ 투자를 하는 분도 있다. WTO체제 이후부터 최근 한미 FTA협상까지 더욱 치열해진 무한경쟁의 시장에서 자신의 일과 투자를 전문가 수준으로 병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재무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투자를 실행하는 상황에서 시장에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시간에 투자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 펀드라는 상품에 개인이 투자를 하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금융상품인 펀드를 통해 돈을 불려나가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의 재무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적정한 목표수익률과 투자기간을 정해놓고 자신이 설정한 기간동안 묵묵히 세월을 낚는 과정의 반복이다. 즉 자산배분의 중요성은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 이외에 재테크에 너무 많은 열정을 쏟지않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살아가는 데 있어 재테크라는 것은 내 인생의 핵심이 아니라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재정적으로 후원을 해 줄 수 있는 하나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필자연락처 : 010-7312-6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