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명탕 한 정 헌 늘푸른 한의원 원장 계절은 어김없이 변하여 봄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솟아나는 생명의 기운은 우리의 움츠린 몸과 마음을 저절로 열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부분 좋은 것들입니다. 하지만 요즘말로 비호감 자체를 뽑으라며 황사와 춘곤증을 고를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이나 몽골 등 아시아 대륙의 중심부에 있는 사막과 황토 지대의 작은 모래나 황토 또는 먼지가 하늘에 떠다니다가 상층 바람을 타고 한반도까지 날아와 우리를 괴롭히는 황사와 더불어 만물이 소생하고 활기를 띠는 봄이 왔지만 정작 몸이 처지고 피로감이 느껴지게 하는 춘곤증은 봄을 지내는 우리 대다수가 경험하게 됩니다. 춘곤증의 주된 증상인 ‘피로감’은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10대 증상 중 하나입니다. 춘곤증이란 신체의 일시적인 환경 부적응 상태에서 나타나는 몸의 반응으로 보통 1∼3주가 되면 없어지는데 겨울 동안 움츠렸던 인체가 따뜻한 봄날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호르몬, 중추신경 등에 미치는 자극의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일종의 피로감입니다. 봄이 되면 밤이 짧아지고 피부의 온도가 올라가며 근육이 이완되면서 나른한 느낌을 갖게 되고 봄이 되어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하는데 겨우내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생기는 영양상의 불균형이 춘곤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피로감, 졸음 외에도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을 들 수 있으며 갑자기 기운이 없으며 가슴이 뛰고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오르는 등의 갱년기 증상과 비슷한 신체적인 변화를 경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춘곤증의 극복을 위해 신진대사 기능이 왕성해지는 봄철에 비타민 소모량이 3~5배 증가하므로 이를 위해 비타민 B가 충분한 콩, 보리, 팥 등 잡곡을 섞어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생활 습관의 유지와 함께 휴식, 적당한 낮잠, 가벼운 운동, 충분한 영양 섭취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숙면과 낮잠 그리고 운동이 춘곤증을 이기는 방법이라고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이 바로 수험생들입니다. 그래서 봄이면 춘곤증으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한의원을 찾는 수험생 본인과 부모님들이 많으며 ‘머리가 좋아지는 한약 없나요?’하며 물으시며 ‘총명탕(聰明湯)’ 등에 대해 직접 문의하시는 경우가 늘어납니다. 총명탕은 말 그대로 총명해지는 한약입니다. 맹자가 건망증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하였다 하는데, 「동의보감(東醫寶鑑)」 신(神)편의「건망문(健忘門)」에 기록 되어 있습니다. 백복령, 원지, 석창포 등으로 구성된 처방으로 효능으로는 ‘건망증을 다스리며 장복하면 매일 천 마디의 말을 기억한다(久服能日誦千言)’ 하였습니다. 백복신은 심(心)을 보(補)함으로써 놀람·황홀함·성냄 등을 진정시켜 마음을 아주 평온하게 해주고, 석창포는 마음을 활짝 열어주는 효과가 있으며, 원지는 마음에 쌓인 찌꺼기를 없애주는 역할을 합니다. 장시간의 공부 등에 의한 스트레스는 수험생들의 식욕을 떨어뜨리고 소화력이 약화시키며 전신의 무력감을 만들거나 정신적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손상된 비위기능을 회복시키는 처방이 바로 총명탕입니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대뇌의 감지, 저장, 기억하는 기능은 인체의 심장(心)의 역할로 인식하며 이러한 수험생의 심(心)을 튼튼히 하고 담력을 길러주며 머리가 맑고 가볍게 해주며 혈액의 순환을 도와 두뇌의 기억하고 저장하는 기능을 개선하는 약재를 조화롭게 구성하여 처방한 것이 바로 총명탕입니다. 총명탕 이외에도 조선 시대 의서인 동의보감에는 총명탕, 장원탕, 주자독서환, 공자대성침중환 등 여러 처방들이 등장합니다. 일반적으로 대개의 수험생들은 뇌의 활동을 과도하게 소모하게 되는데 신체적 활동이 제한 된 상태에서의 과도한 정신적 긴장과 스트레스는 기혈흐름의 균형을 깨어 수험생병을 만들게 됩니다. 수험생병은 단순한 피로 이외에도 여러 가지 증상이 일어나는데 대표적인 학습능력저하와 함께 불면증, 만성두통, 호흡기곤란, 어깨 목 등의 결림, 빈혈(어지럼증), 갑작스런 감정변화, 우울증, 식욕부진, 변비, 소변장애 등이 병발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수험생의 건강과 학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각 수험생의 증상에 맞추어 다양한 처방을 적용하게 되며 이러한 모든 처방이 넓은 의미의 ‘총명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처방의 목적은 수험생의 여러 불편한 증상을 해소하고 정신적인 안정을 통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어떠한 처방을 선택하든 수험생 보약의 조건이 있습니다. 잠이 잘 오지 않아야 하며 피로를 덜어주고 소화에 부담이 없으며 머리를 맑게하고 담력을 강하게 해주고 체중이 늘지 않아야합니다. 이와 함께 잡념을 줄이기 위해 정력을 자극하는 약재를 피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보법(補法)만을 단독으로 적용하기보다는 기혈을 보(補)하는 보법과 탁한 기운을 덜어주는 사법(瀉法)을 병행합니다. 대표적 처방인 반하백출천마탕과 보심탕을 합방하여 심계항진, 불안, 초조, 경계, 부정맥 등이 나타날 때는 황련, 백자인 등을 가하거나 인숙산 등을 합방하고 상열감, 면적, 뉵혈, 구취, 가래 등이 있으면 황련 치자를 가합니다. 이외에 두통이 극렬 하며 천마, 백강잠, 감국, 조구등 등을 가하고 소화불량이 있으면 백두구, 사인, 향부자 등을 더하여 처방합니다. 사람의 얼굴이 모두 다르듯 수험생 각자마다 호소하는 증상의 차이만큼 적절한 치료법이 조금씩 다르므로 한의사의 정확한 진찰에 의해 처방된 한약이 더욱 더 큰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