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의 청솔목장 목장명｜청솔목장 목장주｜강일규(47), 이은주(45) 주소｜경기도 이천시 설성면 암산2리 산5번지 전화번호｜031-643-6639 높은 빌딩과 수많은 자동차, 사람들로 가득찬 지하철, 뒤돌아 볼 수 없는 도시의 생활. 삶의 전쟁이 시작되는 서울의 생활은 답답하다 못해 삶의 전쟁을 치루는 느낌을 받는다. 답답한 마음을 뒤로하고 시원한 고속도로를 따라 이천으로 향한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천 톨게이트를 지나 30분을 더 내달린 자동차는 어느새 산길로 접어든다. 산길을 따라 몇 개의 목장이 줄지어 있었고 그중 맨 끝자락에 청솔 목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청솔 목장은 말끔히 정리된 모습이다. 청솔 목장에 들어서니 강일규 목장주와 이은주 부부는 하던 일을 멈추고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꿈의 실현 강일규 목장주는 어릴 때부터 목장에 대한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목장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진 것은 항공정비사로 군에 입대하면서부터 였다고 강 목장주는 말한다. 1987년 3월에 무작정 이곳으로 올라와 여덟 마리로 시작한 목장은 지식과 경험이 없는 탓에 실패 하고 말았다고. 그 후 부부는 힘이 들 때마다 용기를 가지고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열심히 일 했다고 한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두 마리로 시작한 목장은 또 다시 실패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밤낮 일에만 열중했다. “얼마나 일을 열심히 했는지, 그 지역에서는 자정 12시만 되면 부부귀신이 목장에 나타난다고 소문이 돌 정도”로 일에만 집중했다고 말한다. 강 목장주는 “결국 임대한 땅을 사고난 후 조금씩 땅도 넓히고, 우사도 넓혔다”며 “그 때가 살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면서 웃음을 짓는다. 강 목장주 부부의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남다름을 알 수 있었다. 현재 이들 부부에게는 대학에 다니는 장남 성훈군과 딸 진아양이 있다. “처음 이곳에 와서 아이들한테 너무 고생을 시켰다”며 “시골에 들어와 학원 한번 다녀 보지도 못 하고, 하지만 바르게 자라 줘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요” 라며 웃음 짓는다. 폭설로 우사가 무너져 내릴때가... 3년 전 폭설로 인해 이천 지역 농가들은 막심한 피해를 입었고 청솔 목장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축사 전체가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피해가 막심했지만 소들이 재빨리 움직여 줘, 그나마 소한테는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그렇게 소들이 빠른지 몰랐어요. 목장을 하면서 힘들었던 때는 많았지만 자연재해를 입고 나니 어디에 하소연 할 수도 없고... 참 그때가 가장 힘들었어요”라고 말한다. 또 작년에 전국적으로 건초가 모자라 많이 힘들었다면서 소가 먹는 것만큼은 풍족했으면 하는 바램을 나타낸다. 기본을 알고 지키는 것이 최선의 사양관리다. 목장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동물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는 것이다’는 것이 목장주 강일규씨의 생각이다. 그 것이 “사양의 기본이며, 필수 조건이다”라고 말한다. 청솔 목장의 사양관리는 그렇게 남다르지 않다고. 강 목장주는 “기본을 알며, 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좋은 사양관리”라고 말한다. 강 목장주는 특히, 건유우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쓴다. 건유우의 경우 사료를 제한급여 하지만 건초는 자유급여를 시킨다. 건초만큼은 소들이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건초는 먹고싶을 때 먹어야 근육이나 골격이 튼튼하고 건강하며, 임신우의 경우 분만시에 분만이 수월하게 이루어 질 수 있다”며 “송아지 역시 건강한 상태로 받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강 목장주는 착유 때 청결을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착유를 마친 소는 청결한 수건을 이용해 닦아주며, 수건을 아끼지 않고 여러 장을 이용한다”며 목장에서 청결이 목장 성적에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착유기는 2년 넘게 사용하고 있지만 고장 한번 없고 착유압 또한 1주일에 한번씩 점검한다고 한다. “철저한 관리는 목장 경영에 있어 기본”이라며 “특히 착유 시설은 유질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어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며 착유실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인다. 또 “착유를 할 때만큼은 소가 정말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고 외부의 방해 없이 착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한다. 청솔 목장의 방역은 매주 수요일에 한번씩 목장 전체를 소독하고, 착유기나 냉각기는 이용한 후 바로 청소를 해줌으로써 세균 증식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얼핏 보기에 청솔 목장의 사양관리는 여느 목장과 마찬가지로 하고 있지만 사람이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과 환기 그리고 소가 정말로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사양을 한다. 기본을 알고 기본을 지키는 것이 최상의 사양관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정부가 시행하려고 하는 축산업등록제, 친환경축산, 모두 정말 좋은 이야기다. 그런 좋은 취지는 이해하고 있고 따르고 싶다” 하지만 “이를 지키고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시설을 갖추어야 하는데 그런 비용은 무엇으로 충당해야 되는지”라며 또 부채를 떠 안고 목장을 경영 해야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토로한다. “정부의 정책은 중장기적인 사업으로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꾸준하게 이루어져야 되는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책을 바꾸는지 모르겠다”며 “이제는 탁상공론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강사장은 정부에 대한 불만을 터뜨린다. 때론 현장에서 체험도 하고 마음으로 느끼며 농가와 함께 하는 현실성 있는 정책으로 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 강사장의 지론인 것이다. 깨끗한 목장, 멋있는 목장으로 가꾸어 가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이라면 별 다른 건 없지만, 지금 하는 목장에서 우리부부가 노력하는 것만큼만 얻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또한 강 목장주는 바램이라면 청솔 목장 주변환경을 개선하고 싶다면서 “앞으로는 조경을 많이 가꿔 주변 사람들로부터 깨끗한 목장, 멋있는 목장으로 청솔 목장을 보여주고 싶다”며 그들만의 소박한 소망을 드러낸다. 월간낙농육우를 보면서... 처음 목장을 시작하면서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탓에 많은 정보를 얻고 싶었지만 어디에서도 구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그 후 낙농관련 서적을 보게 되었는데 그 때 월간낙농육우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고. ‘월간낙농육우’를 읽으면서 사양관리나 질병관리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한가지 월간낙농육우에 바램이 있다면 “내용이 다양해서 별로 할 말은 없지만, 특히 목장에서 일어나는 재미난 에피소드나 이야기를 다루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목장 아줌마들 이야기요”라며 진솔한 목장 아줌마들의 이야기를 책에 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나타낸다. 협회에 바램이 있다면... “협회가 있어서 우리의 권익대변이 그나마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해 한 지붕 세 가족으로 나뉘어 서로의 입장만을 내세워 더욱 어려워 진 것 같다”며 “앞으로의 낙농은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이지만 전 낙농인이 하나가 되어 협회를 믿고 따른다면 어느 정도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며 “협회도 낙농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한다. 취재를 마치며... 강일규, 이은주 부부는 욕심 없이 살아가는 것을 생활 신조로 생각하고 있다. 사람 욕심 때문에 자연이 훼손된다고 믿는 이들 부부가 자연에게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은 자연이 그들에게 많은 행복을 주었으며, 부부가 자연에게 되돌려 줘야 할 것은 자연 그대로의 것이라고 한다. 시원한 봄바람과 초록빛의 나무들, 길가에 핀 꽃을 보면서 어느 덧 여름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한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연이 주는 것 이상일 것이다. 자연에 대한 감사함을 다시금 느끼며, 자연의 순리를 어기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삶을 살아가는 낙농인의 모습 아닐까. <취재 / 이세연, 성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