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의 신녕목장 목장명｜신녕목장 목장주｜권문호(50), 정학선(48), 권창명(24) 주소｜경북 영천시 신녕면 화성리 657 전화번호｜054-332-0024 고난을 딛고 일어나... “역시 빚 보증이 문제더라구요” 신녕목장의 안주인 정학선 씨는 1980년 대구지방국세청에 근무하던 권문호 씨(現 신녕농협 조합장)와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했으나, 1984년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엄청난 빚을 떠 안고 결국 시댁으로 들어가 살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낙농업을 하던 시숙의 권유로 젖소 5마리를 구입해 처음으로 낙농업을 시작한 권문호 조합장과 정학선 씨는 온갖 난관을 겪으면서 열성적인 노력으로 차츰 안정을 찾아갔고, 2년 뒤 시댁에서 독립하여 지금의 목장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그후 목장은 나날이 번창해 갔으며 권 조합장은 경북 영천시의회 2대 의원으로 당선되어 3년간 시 의정을 맡았고 1년 전에는 신녕농협 조합장으로 당선되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은 조합운영에 매진하는 권 조합장 대신 안주인인 정학선 씨와 올 2월 영남대학교 생물자원경영학과(舊 축산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본격적인 낙농후계자 길에 들어선 아들 권창명(24) 씨가 실질적인 목장 운영을 맡고 있다. 낙농후계자 지난 2월에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인 목장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권창명 씨는 올해 24살의 혈기왕성한 젊은이다. 어릴 적부터 젖소와 더불어 자라온 창명씨는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고교 졸업 후 축산경영학을 전공으로 선택하여 영남대학교로 진학하였고, 입학 후 학교 부속목장에 견습생으로 들어가 4년간 일하며 실기와 이론을 겸비하였다. 아버지의 대외활동과 맞물려 창명씨는 졸업과 동시에 농어민후계자 병역특례를 통한 영농후계자의 길을 걷고자 인생을 설계하였는데, 올해 갑자기 관련법이 병역특례는 한국농업전문학교나 자영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한 자 내에서 가능하다고 변경되는 바람에, 신청자 중 성적이 1등임에도 불구하고 탈락되었다. 지금껏 노력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준비하여 추진 중에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나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된 창명씨는 지금 너무나도 허탈해 하고 있다. 목장 청결이 사양관리에 기본이라고... 신녕목장의 평균유량은 꾸준히 30㎏대 이상을 유지하였으나, 정부시책으로 인한 생산감축 때 할당받은 4마리와 체세포수가 높은 소를 포함 20여 마리를 도태하였고, 또한 지금은 대부분의 착유우를 교체 중이고 초산이 50% 이상이기 때문에 현재는 27㎏대를 유지하지만 곧 평년 수준을 회복할 예정이라고 한다. 권창명 씨는 “체세포수 관리 등 등급관리를 위해 만성유방염 등의 소는 과감히 도태하고 체세포수가 높은 소는 사료를 많이 주고 살을 찌워 판매를 한다”고 말하고 “또 하나 유두세척시 예전엔 베타딘과 같은 일반소독약을 이용하였으나, 고가의 침지제 사용하니 유두를 코팅해 주는 셈이 되어 아주 효과가 좋았다”며 침지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항시 변을 깨끗이 치워 우사를 깨끗이 하는 등 목장환경을 청결히 해야 하는 것임을 거듭 강조한다. 사료급여시에는 자동급여기로 유량에 따라 개체별 차등급여를 한다. 자동급여기에서 양을 조절하여, 유량 30㎏ 이상은 자동급여기 착유사료를 14㎏에 맞춰주고, 고능력우는 별도로 착유시간에 드레싱 사료를 급여하며, 비유 후기 유량이 줄어들수록 사료량을 감소시킨다. 현재 신녕목장에서는 착유기를 파이프라인에서 텐덤으로 교체 예정인데, 사료값 인상 등의 금전적 요인으로 현재로선 어려운 실정이라고. 자가생산의 비율을 높여야... 조사료 자가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권창명 씨는 “인근 지역에서 호밀, 연맥을 주로 많이 생산하는데 수입품과 비교해 볼 때 그 품질이나 소 기호성 등에서 월등히 뛰어나며, 도지를 빌려 경작하더라도 사실 수확량만 많으면 수입풀 먹이는 것 보다 경제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낙농이란 업이 평생 밭만 갈다가 시간을 다 보낼 수는 없는 일”이라며 또한 “작업에 필요한 모아컨디셔너, 베일러 가격만 해도 수천만원에 그외 쟁기, 트레일러 등을 합하면 그 비용이 엄청나다”며 소농이 많은 우리나라 여건상 자가생산의 어려움을 설명한다. 신녕목장에는 1만평 초지에 정학선, 권창명 씨 외에 목부 2명이 있어 그나마 노동력 문제라도 숨통이 트이지만 부부 낙농의 경우 힘이 부치는 것이 사실이다. 육우 소비 홍보를 해야... 현재 신녕목장에서는 19마리의 비육우를 사육하며 거세 후 판매하고 있다. 창명 씨는 “소비자들은 육우하면 착유소나 노폐우만을 연상하기 때문에 기피하는 것”이라며 요즘 거의 A1+등급까지 나오는 마당에 이같은 불신을 없애고 육우고기 소비증대를 위해 육우고기 전문매장 신설과 협회의 적극적인 육우소비홍보를 건의한다. 축산업등록제, 농가에겐 부담 “축산업등록제의 취지가 좋은 건 알지만 우리 낙농가에게는 아직까지 큰 부담으로 남아있다”며 “어차피 등록은 해야겠지만 낙농여건 특성상 어느 정도 유예기간을 주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 신녕목장의 경우 무허가축사는 없지만 오폐수 시설과 가축두당사육면적에서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일관성 있는 정책을 원한다 예년에 우유가 많이 남는다고 하여 정부시책에 따르기 위해 많은 젖소들을 도태하였는데, 갑자기 기준원유량을 배정한다며 기준년도를 설정한 것이 하필 신녕목장의 자율생산 감축시기와 맞물려 기준원유 배정량에 있어 많은 손해를 보았다고... 오히려 정부시책에 따르지 않고 자율감산을 하지 않은 농가가 기준년도 기간에서 이득을 본 셈이니 신녕목장과 같이 자율적으로 정부시책에 따른 사람들에게 온 대가는 결국 기준원유 배정량 감소라는 피해로 이어진 것이었다. 정부의 원유수급정책에 대해서 창명씨는 “쿼터제든 뭐든 정부에서 옳다고 믿고 추진한다면 당연히 따르겠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변동없이 꾸준하지 않았고 오히려 정부에 따랐던 사람들이 더 큰 피해를 보게 되니 누가 정부정책에 순응하겠는가”라며 정부 시책에 대한 불신을 보인다. 또한 “타 유업체나 조합에서는 다들 쿼터를 조금씩 올렸다던데, 우리 납유처에서는 계속 좋은 소식 있을 것이란 말만 있을 뿐 아직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며 한숨을 내쉰다. 협회에 바램이 있다면.... “근 5년째 원유값이 고정되어 있고 더군다나 요즘은 사료값이 많이 올라 유사비에서 농가들이 많은 손해를 보고 있다”며 “최소한의 농가소득보장 측면에서라도 원유값을 올려주어야 한다”며 이에 대한 협회의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한다. 비육에 대한 관심이 많은 권창명 씨는 월간낙농육우지에서 육우관련자료의 비중 확대를 건의하면서, 또한 “전국의 낙농가들이 탐독하는 월간낙농육우지에 농가들이 전국의 낙농관련 매매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직접 필요한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벼룩시장’과 같은 정보란을 마련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취재를 마치고..... 어디를 가든 시름과 한숨뿐이다. 올해가 우리 낙농산업의 흥망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해라고 한다. 현실을 즐거워하고 활짝 웃으며 취재를 할 수 있는 날이 곧 다가오기를 기대해 본다. <취재 / 정희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