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포 사일리지의 이용기술 김 종 근 축산연구소 조사료자원과 농학박사 서 론 원형곤포를 이용한 사일리지 조제는 1970년대 유럽에서 시작이 되었으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곤포가 조제·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90년대 중반에 도입이 되었으나 확대되지 못하였지만 ’97년 정부의 “생볏짚 원형곤포 사일리지 조제 시범” 사업과 더불어 보급이 늘어났다. 그후 “대규모 사료작물 재배사업” 등 조사료 관련 시책과 정부의 지원사업으로 인해 기계장비의 보급이 확대되어 근년에는 전국적으로 보급이 확대되어 있는 실정에 있다. 원형곤포를 이용한 사일리지 조제는 기존의 사일리지에 비해 기계 구입에 대한 비용이 높은 반면 사일로가 필요없고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으며 생볏짚의 경우에는 신속한 수거로 사료가치를 높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도입시 볏짚을 주로 활용하였으나 점차 사료작물에도 적용을 하고 있으며 근년에는 가을에는 볏짚, 봄철에는 맥류 사료작물을 활용하여 기계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원형곤포 사일리지 조제 요령 생볏짚을 원형곤포로 만들면 볏짚의 수거시간이 단축되어 볏짚의 수거 이용율을 높일 수 있으며, 일정규모 이상을 수거할 경우는 생산비의 절감도 가능해진다. 또한 볏짚의 신속한 수거로 답리작 사료작물의 파종을 앞당겨 재배면적을 확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생볏짚 원형곤포 사일리지의 작업 단계는 아래와 같다. 우선 벼를 수확하면 집초기를 이용하여 집초를 하고 그 뒤를 원형곤포기가 지나가면서 곤포를 만든다. 볏짚의 경우는 사일리지 미생물 발효에 필요한 당분이 부족하므로 첨가제를 곤포와 동시에 처리를 하며 곤포된 볏짚은 비닐감는 작업을 수행한 후 필요한 곳에 두면 독립적으로 사일리지 발효를 일으키게 된다. 사료작물의 경우도 거의 동일하게 작업이 진행되며 단지 수확시 모아 또는 모아컨디셔너를 이용하게 된다. 원형곤포 사일리지 조제에는 각각의 작업단계에 따라 곤포기, 피복기, 적재기 등의 기기를 구입해야 한다. 기기는 제조회사 및 규격에 따라 가격에 차이가 있으며 피복용 비닐의 경우는 정부의 지원사업으로 40%가 보조된다. 원형곤포 사일리지의 품질을 높이는 요령 가. 적정 수분함량(생육단계) 원형곤포 사일리지 조제에 적합한 수분함량은 60~70%정도로 알려져 있다. 볏짚의 경우 수확 당시의 수분함량이 65%내외로 원형곤포 사일리지를 만들기에 적절한 수분함량이 된다. 따라서 콤바인 작업 후 늦어도 1일 이내에는 사일리지를 조제하여야 한다. 그러나 사료작물의 경우는 적정 수확시기에 수확을 하여 수분함량을 조절토록 하며 수분함량이 높을 경우는 예건을 통하여 수분함량을 낮추어 주어야 한다. 나. 곤포작업 곤포작업은 사각과 원형으로 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 보급되어 있는 기종은 대부분 원형이다. 곤포의 크기는 120~150(지름)×120(길이)로 기기 제조회사에 따라 다양하며 곤포 사일리지는 진압작업이 없으므로 이를 대신하여 곤포작업은 압력을 최대로 하여 단단하게 감도록 한다. 단단하게 감을수록 공기를 빼내어 품질이 좋은 사일리지를 만들 수 있다. 완성된 원형곤포기의 무게는 수분함량, 곤포기의 크기, 곤포압력 등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400~600kg 정도이다. 따라서 이런 곤포기의 원활한 취급을 위해서는 적재기가 필요하다. 적재기도 형태가 다양하며 150~250만원 내외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다. 비닐 제포작업 비닐을 감는 작업은 곤포를 만든 후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사일리지는 공기를 얼마나 빨리 차단시키느냐에 따라 품질이 좌우된다. 따라서 시간을 지체함이 없이 비닐을 감아야 한다. 비닐을 감을 때는 보관할 장소 근처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작업사정상 논에서 직접 하게 되며 이럴 경우는 운반과정에 비닐이 손상되는 것에 유의를 해야 한다. 비닐에 손상이 생기면 공기가 들어가게 되고 사일리지의 부패가 일어난다. 비닐은 과거 전량 수입에 의존하였으나 몇 년전 부터 국산화가 되어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원형곤포 사일리지 조제에 쓰이는 비닐은 폭이 50cm 또는 75cm, 두께는 25㎛로 길이는 보통 1,500~1,800m이다. 비닐 제포기 구입시 폭이 고정된 것과 가변적인 것이 있는데 이를 잘 확인하고 기계를 구입해야 한다. 비닐의 색깔은 흑색, 백색 그리고 연녹색 등 3종이 있으나 비닐색에 따른 사일리지의 품질적인 차이는 없으므로 어떤색을 이용하여도 좋다. 비닐 1롤로 15~17개의 곤포를 감을 수 있다. 비닐 감는 작업은 곤포를 만든 후 최대 8시간 이내 해야 하며 시간이 지체되는 품질이 저하된다. 많은 농가에서 비닐을 곤포를 만든 후 1~3일정도 후에 비닐을 감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바람직하지 못한 것임을 상기하고 오늘 만든 곤포는 오늘 비닐을 감고 작업을 끝낸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조절해야 한다. 비닐을 감는 횟수는 50%가 중복되게 감아서 4겹 이상을 감도록 하며 장기간 보관할 때는 비닐겹수를 6겹 이상으로 높인다. 즉 작업할 때 빨리 먹일 것은 4겹, 그리고 오래두고 먹일 것은 6겹으로 감아 스프레이 등으로 표시를 해두면 비닐값도 절약할 수 있어 좋다. 라. 저장작업 비닐감기가 끝난 곤포는 되도록이면 바닥이 단단하고 편편한 곳에 보관토록 한다. 논에 그대로 두면서 보관을 해도 좋다. 다만 저장기간 동안 쥐나 새 등에 의한 비닐피해를 수시로 잘 관찰하도록 한다. 특히 까치에 의한 비닐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때는 공기가 통과되지 못하는 테잎을 이용하여 구멍을 막아주도록 한다. 저장하는 방법에서 곤포를 세우거나 눕힐시 품질적인 차이는 없으므로 농가상황 또는 적재기의 종류에 따라 원하는 방향으로 보관토록 한다. 다만 약간 경사진 곳에 보관할 때는 세워서 보관토록 한다. 저장 공간이 부족하여 적재할 경우에는 2단 이하로 하도록 한다. 물론 높이 적재를 할 수 있으나 취급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있고 너무 높게 쌓으면 아랫부분은 모양이 변형되어 비닐틈새로 공기가 들어갈 수도 있기에 2단 이하로 적재를 권장한다. 마. 급 여 원형곤포 사일리지는 조제 후 약 40일이 지나면 급여가 가능하다. 급여시는 짧게 자를 수 있는 기계가 있으면 잘라서 급여해도 좋다. 하지만 기계를 추가로 구입해야하는 부담이 있다. 일반적인 방법은 비닐을 벗겨내고 세워서 두면 저절로 조금씩 풀어지므로 운동장의 사료조에 두면 가축이 조금씩 먹을 수가 있다. 또한 우사의 사료조가 바닥보다 낮은 곳에서는 바닥에 놓고 곤포가 된 반대방향으로 굴리면 쉽게 풀어져 사료조로 쓸어 넣으면 된다. 가축 섭취량은 건조볏짚보다 우수하며 첨가제를 사용한 구에서 더 많아진다. 근래에는 TMR에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절단에 대한 어려움을 많이 호소하고 있다. 실제 배합기에 그냥 넣어서 배합하는 경우도 있고 간이 절단기(국산제품)를 이용하여 잘라주는 경우도 있다. 첨가제를 이용한 품질개선 원형곤포 사일리지는 트렌치 사일리지 조제와 작업방식이 달라 세절, 진압 등의 작업이 생략되어 공기가 많이 들어가 부패할 우려가 크다. 특히 생볏짚의 경우는 미생물 발효에 필요한 당분함량이 낮아 불량발효가 일어나 사일리지 품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첨가제의 사용이 권장된다. 그러나 첨가제는 사일리지의 품질을 전적으로 개선시키지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사일리지 첨가제는 그 종류도 많고 작용하는 방식도 다르다. 그러나 원형곤포 사일리지의 경우 현재까지는 작업체계상 곤포와 동시에 액상으로 분무되는 형태만 이용이 가능하다. 액상으로 분무되는 첨가제는 산 처리제(개미산 등), 당밀, 젖산균첨가제 등이 있으나 근래에는 처리하기도 쉽고 취급하기도 좋은 젖산균첨가제가 주로 사용된다. 미생물 첨가제의 경우 작물에 따라 미생물의 발효능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전용 첨가제의 이용이 필요하다. 축산연구소에서는 토착 미생물 중에서 생볏짚, 맥류에 적합한 균주를 선발하여 젖산균 첨가제를 개발하였으며 이를 업체에 기술이전을 하여 농가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본 첨가제는 100g 단위로 포장되어 있으며 한 병으로 약 3ha 분량의 볏짚에 처리를 할 수 있다. 본 첨가제를 이용하면 사일리지의 pH가 낮아지고 품질도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가격도 기존 제품에 비해 저렴하다. 한 가지 염두 할 것은 첨가제의 보관은 냉동보관을 원칙으로 하며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미생물이 사멸되므로 되도록이면 필요량만큼 구입을 해서 전량 소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 론 원형곤포를 이용한 사일리지 조제는 ’9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 도입된 이래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새로운 사일리지 조제 기술이다. 금년까지 약 600개(필자 추산)의 베일러가 전국적으로 보급이 되어 가을철 생볏짚 사일리지 조제에 이용이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현재 비닐의 수급에 문제가 생겨 공급을 미처 하지 못하고 가격이 급등하는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기계의 확대보급으로 인한 비닐수요 예측이 이루어지지 않아 농가에서는 사일리지 조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원형곤포를 이용한 사일리지 조제 이용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이 되며 특히 유통화가 이루어져 대규모 생산을 하는 유통업자도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면에는 잘못된 기술 및 보관방법으로 인한 품질불량에 대한 분쟁발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어 품질기준의 설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원형곤포를 이용한 사일리지 조제 이용 기술은 현재 전국적으로 보급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힘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일리지의 품질이 저하되는 안타까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작업일정이 촉박하고 바쁘더라도 가능하면 여러 가지 품질 향상을 위한 기술을 준수하여 더 좋은 품질의 사일리지 조제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 노력이 우리나라 조사료 자급향상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필자연락처 : ☎ 031-290-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