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우산업 생존전략 방안마련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 이후 나타나고 있는 육우가격의 폭락과 사료값 폭등 등으로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는 육우산업의 회생을 위해 육우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그 타계책 마련을 위한 논의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 8월 1일(금) 우리협회는 축산회관 회의실에서 관계기관, 학계, 육우농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육우산업 생존전략 방안마련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하고, 육우산업 회생을 위한 대책방안 마련에 대한 열띤 논의를 나눴다. 농림수산식품부 축산경영팀 박홍식 사무관, 충남대학교 박종수 교수, 축산물등급판정소 이재용 소장, 농협중앙회 축산유통부 김홍원 부부장 및 장인영 브랜드지원팀장, 협회 이승호 회장, 강병권 이사, 나기혁 육우분과위원장, 서정민 총무, 곽근원 안성시육우지부장, 강태윤 청원군육우지부장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는 여전히 정책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육우를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함으로서 특화된 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더불어, 육우 유통기반의 투명성, 농협하나로마트 내 육우전문판매점의 설치, 단체급식 확대 등 안정적인 수요처의 확보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사항들이 쏟아져 나왔다. 본고는 이날 간담회 내용을 요약한 내용으로 금번 전문가 간담회를 계기로 육우산업의 회생·발전을 위해 관련업계 종사자 모두 더욱 긴밀한 협조가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이승호(한국낙농육우협회장) : 미산쇠고기 수입 등에 따른 육우가격 폭락과 생산비 폭등 속에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 육우산업 생존을 위해, 관련업계 종사자 모두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보다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모색코자 이번 자리를 마련하였다. 우리 육우산업을 위한 참석자 여러분들의 허심탄회하고도 진지한 고언을 바란다. 나기혁(육우분과위원장) : 지금 사료값 인상으로 생산비는 폭등했는데 미산쇠고기 수입과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육우값이 폭락하고 있어 농가의 어려움이 너무 큰 실정이다. 그간 나름대로 육우군납, 육우데이 행사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우리 육우가 시장에서 자리 잡기 전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되어 답답한 심경이다. 우선 시급한 문제는 꾸준한 판매처를 확보하는 것이다. 학교나 기업체 등 단체급식 등 꾸준한 수요처를 마련해야지만 육우산업이 지탱될 수 있다. 서정민(육우분과위총무) : 예전에는 사료값이 생산비의 60%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80~90%가 들어간다. 육우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위원장님이 지적한 대로 판매처가 없다는 것이다. 학교급식과 같은 단체급식에서 정부와 농협이 길을 터주어야 한다. 강태윤(청원군육우지부장) : 지역에서 생산자브랜드를 추진하며 가장 어려운 부분이 급식 등 영업활동에 있어서 농협과 부딪히는 부분이다. 모든 부분을 농협중앙회를 거치도록 되어 있어 어려움이 있다. 곽근원(안성시육우지부장) : 육우를 알리는 것도 급선무인데 농가 스스로 해 나가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한우나 돼지에 비해 육우가격이 대폭 하락하였음에도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부족하고 소비자들 또한 육우에 대한 인식이 없다. 육우에 대한 소비자 접근채널이 부족한 것도 문제이다. 농협 하나로클럽에서는 소매에서 육우만 취급하지 않고 있고, 전국적으로 한우전문판매장은 많은데 육우매장은 전무하다. 농가 스스로 유통경로까지 개척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정부와 농협의 협조를 바란다. 강병권(협회이사) : 쇠고기이력추적제, 원산지표시제 등은 국내산육우에 대한 규제수단일 뿐 수입육 둔갑판매에 대해서는 그 효과가 크지 못하고, 역차별 정책으로도 볼 수 있다. 더구나 이 모든 제도와 정책들이 국내산육우의 유통비용 상승만을 부채질할 뿐이고, 일선 정육업자들은 육우를 취급하지 않으려 한다. 또한 축산물등급판정소의 가격판정 구조도 개선되어야 한다. 흔히 가락동공판장 가격이 기준이 되는데 규격에 적합하지 못한 비정상적인 소의 가격까지 올라와서 평균가격을 낮춰놓기 때문에 가격이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브랜드육 사육농가에 큰 피해로 귀결된다. 장인영(농협중앙회 브랜드지원팀장) : 농협에서는 작년 말부터 육우브랜드 사업에 대한 검토작업에 착수하였고, 지금껏 지역농협 차원에서 실시한 육우브랜드사업이 모두 실패한 전례가 있는 만큼, 전국단위 대표브랜드로 육성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현재 일부 낙농조합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진행 중으로 있다. 현재 안성 등 일부 지역에 우수 사육농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판매인데 육우와 한우를 같이 취급하면 젖소고기를 판다는 소문이 돌아 한우까지 안 팔린 전례가 있었고, 문제는 소비자가 육우를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육우얼굴 알리기’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강병권 : 주로 육우를 젖소고기라 폄하하는 이들이 한우사육농가들이라 알고 있다. 농협은 육우얼굴 알리기에 얼마나 협조하였는지 반문하고 싶다. 농협 측에서도 점진적으로 육우에 대한 판매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유통이 막혀있는 것이 문제이지, 브랜드화 개발 문제가 아니다. 김홍원(농협중앙회 축산유통부 부부장) : 농협하나로마트의 주요고객은 중상류층이고 원산지단속의 타겟이 된다는 이유로 동일매장에서 육우와 한우를 동시 취급하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육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부족하고, 한·육우 구별 뿐 아니라 수입육 내에서도 젖소고기와 비육소 고기의 구별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 모든 방송행태가 육우고기에 대한 불평등한 평가를 유도하기도 한다. 농협매장에 육우전문코너가 입점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육우사육농가들도 브랜드화의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는 듯하고, 낙농가들 역시 육우를 단순히 부산물 정도로 여기는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지난해 육우군납의 전기가 마련된 것은 큰 성과로 볼 수 있고 앞으로 육우 군납물량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군급식은 군인 1명의 필요열량에 의해 물량이 결정되고, 고기만 많이 먹을 경우 비만으로 인한 전투력 저하 때문에 무작정 늘리지는 못한다. 또한 국방부 예산과 한·육우간 비율문제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강태윤 : 과거와 달리 육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많이 늘었다. 육우고기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나 지속적으로 취급을 원하는 정육업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지역농협 매장에 무료시식행사 장소제공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바가 있었고, 육우고기 전문매장의 입점이 어려움을 겪는 데는 실제 한우단체로부터의 반대도 있다. 굳이 하나로마트 매장 내 한우매장과 육우매장이 인접해서 판매할 필요는 없고 장소를 구분하여 판매해도 무방하다.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 주어야 한다. 나기혁 : 육우고기는 품질로 따져도 고급육으로 상당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농협에서 소비자 반응 운운하며 주저하고 있는데, 하나로클럽 2~3개소라도 시범 운영해서 선택을 소비자에게 맡겨보자. 지금껏 우리가 하나로클럽 육우입점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그 답이 그 답이라 답답할 따름이다. 강병권 : 롯데마트는 한우와 육우 모두를 취급하는데 한우고기의 이미지가 손상되었거나 불신을 유발한 어떠한 사례도 들어본 적이 없다. 육우전문매장의 입점에 대해 농협중앙회의 노력이 부족하지 않나 반성해 볼 일이다. 육우전문 사육농가를 배제하고 육우를 부산물 개념으로 인식하는 낙협과 연계한 사업 역시 그 실효성이 의문이다. 박종수(충남대 교수) : 전체 조합원 중 육우농가 조합원이 적다보니 육우에 대한 목소리가 작을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임의사항이었던 원산지표시가 의무제가 되었다. 명확한 차별화가 이뤄질 수 있으므로 농협하나로마트에서는 한우와 육우코너를 별도 운영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는 소비자가 선택할 문제이다. 원산지 표시제를 하는 지금 해야지 아니면 또 기회를 놓치게 된다. 서정민 : 농협이 육우코너 운영을 실패한 이유는 1·2등급은 다 둔갑판매로 빠져 나간 상황에서 3등급을 주로 취급하다 보니 당연히 소비자는 한우를 찾게 되는 것이다. 지금 육우는 가장 비싼 사료를 먹이는 고급소다. 등급은 같은 잣대로 매기면서 경매단가는 낮춰놓고 시작하는 것이 문제다. 그러니까 고등급 육우가 둔갑 판매되고 이로 인해 소비자가 외면하는 것이다. 그것만 정확히 놓고 시작한다면 잘 될 수 있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육우의 품질이 많이 향상되었다. 이 같은 점을 고민해 주기 바란다. 이재용(축산물등급판정소장) : 육우산업도 홀로서기가 필요하다. 미산쇠고기 수입재개로 인한 최대 피해부문은 육우산업이고, 이에 대한 정책적 반영이 필요하다. 한우든 육우든 같은 1++ 등급을 받으면 동일한 고급육이다. 육우 명칭을 ‘고기소’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개칭할 것을 권한다. 사실 한우도 의미는 ‘육우’이지만 현재 육우는 젖소의 이미지가 강하다. 육우도 고기소라는 대대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각화된 홍보전략의 구사가 필요하므로 육우도 자조금사업의 도입이 절실하다. 국내산이 안전하다는 홍보와 더불어 육우의 제 얼굴을 찾아야 한다. TV 광고보다는 기획취재나 정보제공 프로그램의 제작이 요망된다. 또한 일반 소비자들보다는 영양사들이나 기자들을 대상으로 육우에 대한 정보를 주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판매에 있어서는 전문판매점에서 고급육 수준의 육우만 취급되도록 공급이 이뤄져야 하고 기존의 대형할인마트뿐 아니라 TV 홈쇼핑 등 다양한 판매방식을 취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젖소고기를 사료용이나 식용으로 사용한다. 국내에서도 젖소육 유통에 대해 개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육우 거세율이 80%에 달하는 등 고급화되어 가고 있으며, 체계적인 육우고급육 생산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 육우가 수입육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은 고급화와 브랜드화이다. 비정상우 가격판정 문제는 검토해 보겠다. 그리고 쇠고기 차별화의 일환인 생산이력제에 대한 낙농·육우농가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 박종수 : 원산지 표시제를 하는 지금이 육우를 살릴 수 있는 적기이다. 한우와 수입쇠고기간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지금을 놓치면 다시 자리를 잡기 어려울 것이다. 만일 이번 기회를 잘 살릴 수만 있다면 앞으로 육우가 한우보다 더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미산쇠고기가 들어오면 처음에는 육우와 젖소가격이 떨어지지만 지금 위기를 벗어난다면 오히려 학교급식 등 육우시장이 더 확대될 것이다. 불안한 수입육과 비싼 한우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육우이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육우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육우 품질도 많이 향상되었고 원산지 표시제가 시행되는 만큼, 농협에서도 육우코너를 설치하여 소비자가 스스로 판단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한 하루빨리 육우자조금 제도를 도입하여 육우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육우농가 수의 한계상 TV광고는 어렵지만 PPL 식으로 추진하면 된다. 낙농자조금의 경우 우유자조금이 아니므로 육우홍보를 실시하여 부산물인 육우판매 촉진으로 낙농가 실질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재 육우 사육과 유통, 소비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종합적인 자료가 없는 만큼 이를 위한 연구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곽근원 : 고급육 출현을 위해 농가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육우 홀스타인우 자체가 한우보다 크다. 현 시스템 상으로는 육질1등급을 받아도 육량에서 C등급이 나와 오히려 손해를 본다. 한우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다 오히려 육량 A등급이 B등급의 육질만도 못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한우와 별도의 육우만의 등급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 박홍식 사무관(농식품부 축산경영팀) : 현재 육우가 처한 문제는 크게 생산성, 소비자 신뢰, 소비처 확보로 볼 수 있다. 미산쇠고기 수입재개와 함께 음식점 원산지표시제 실시로 육우 고등급육이 시장에서 메리트를 잃어가고 있고, 이는 곧 제 위치를 찾아가는 부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하신 등급문제도 현행 제도는 한우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므로 육우와 맞지 않다. 이러한 문제들을 푸는 것이 자조금제도이다. 농가 스스로 기금을 조성하면 정부가 같은 금액을 지원하여 육우를 올바로 알리고 등급 또한 육우에 맞는 등급제도를 연구해야 한다. 자조금제도의 도입을 향한 전체 육우농가들의 의견일치 노력이 요망된다. 농가거출을 통한 자조금 조성이 이뤄져야 정부보조도 따를 수 있을 텐데 아쉽다. 생산성 문제를 보면 그간 육우통계가 없어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서 생산비조서에 반영시켜 내년부터 발표될 예정에 있다. 정확하진 않지만 한우 생산비 통계에 육우부문을 대입시켜 보면 현재 육우농가 손익은 제로로 볼 수 있다. 나기혁 : 육우산업이 안고 있는 총체적 문제가 육우가 자조금 제도를 시행치 않기 때문이 아니다. 육우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전혀 없다. 한우 송아지생산안정제가 한우자조금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니다. 그나마 얼마 전에 협회장님과 육우농가들이 정부에 찾아가서 힘들게 얻어온 것이 농가 3%만 해당되는 품질고급화장려금이다. 그리고 농가 손익부분에서 실제 우리 농가들은 80만원 이상 손해를 보고 있다. 육우농가의 경우 한우보다 전문화 되고 규모화된 농가들이 많아 사료값 폭등으로 인한 폐업이 많다. 한우와 육우간의 정책적 차별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육우산업은 육우에 맞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박홍식 : 작은 문제들은 정부와 농가가 협의하여 차근차근 풀어나갈 수 있지만 산업 총체적인 문제는 자조금사업과 같이 큰 틀에서 풀어나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서정민 : 육우농가가 소외감이 드는 것은 미산쇠고기 수입재개 발표시점에 나온 모든 정부자료에는 오로지 한우산업만을 위한 내용이 일색이었다. ‘육우’라는 단어 하나만 덧붙였어도 이토록 소외감이 들지는 않는다. 곽근원 : 그간 육우산업은 정책적 혜택에 있어 언제나 사각지대였다. 품질고급화장려금처럼 농가를 배려하는 정책마련을 기대한다. 강병권 : 하나의 산업이 유지되기 위해서도 생산기반을 보장하는 정책을 필요로 한다. 박홍식 : 젖소의 부산물로 시작되었던 육우가 이제는 별도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는 과도기적 과정으로서 농가입장에서는 많이 부족하겠지만 점차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 정책적으로 필요사항을 면밀히 살펴보고 제도화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육우농가와 보다 많은 대화를 통해 더욱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 나가겠다. 이승호 : 앞으로도 정부와 농협, 관련기관·단체, 육우사육농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육우산업의 생존전략을 위한 방안모색에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일 수 있기를 바란다. 바쁘신 중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