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낙농산업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 손 병 갑 IDF-한국위원회 간사 들어가는 말 “낙농업계, 변화를 극복할수 있는가?” 다분히 자조적이고 회의적인 느낌을 풍기는 있는 이 문구가 지난해 10월 아일랜드에서 개최된 2007 IDF연차총회 학술컨퍼런스의 주제(원제 : “Dairy ; Can it Manage Change?”였다는 사실은, 세계 낙농산업의 불안한 현주소와 미래를 그대로 대변해 주는 듯하다. 필자의 견해로는 지금 세계 각국 낙농업계는 두가지 큰 변화의 파고 앞에서 고심하고 있다. 첫째. 세계화 추세 속에 급속히 재편되는 국제낙농시장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둘째. 환경과 위생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낙농현안과 이를 둘러싼 표준화 움직임에 어떻게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입장을 강화해 나갈 것인가가 바로 그것이다. 본 지면에서는 지난해 세계 낙농시장 동향, 최근 국제 낙농현안 등을 간략히 짚어보는 형식으로 세계낙농 각 분야별 동향과 현주소와 우리낙농의 과제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세계 낙농시장 동향 중국 등 신흥시장의 수요증가로 국제수급은 새로운 시장균형체제로 진입 세계낙농시장은 지금 수년전 상황과 비교할 때 근본적인 변화과정을 겪고 있다. 통상적으로 세계 낙농시장수요의 성장잠재력은 연간 12백만 내지 14백만톤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비해, 지난 수년간의 생산증가는 10백만톤 이내 수준이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시장의 수요강세가 계속되고, 기존 시장에서의 소비도 지속된데 비해, 공급은 9백만톤 내외로 제약됨에 따라 국제유제품 가격, 특히 버터와 분유가격은 수년전 기준으로 볼 때 완전히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던 수준으로 폭등하기도 했다. 지난해 세계 우유생산은 553백만톤 내외로 증가율은 최근 10년간 평균증가율인 1.5%을 약간 상회한 수준이었다. 국가별로는 06년 16%, 07년 13%대의 생산 증가를 보인 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생산증가를 주도한 반면, 지구온난화에 따른 가뭄의 여파로 9% 가까이 생산이 줄어든 호주를 비롯하여 우크라이나와 아르헨티나 등이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최대 생산권역인 EU는 지난 3년간의 생산변화가 아주 미미한 수준이었고, 지난해에도 133.7백만톤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생산을 초과하는 수요가 지속되고, 호주의 기근과 EU의 수출물량 감소 등이 겹치는 과정에서 급격한 재고소진과 불안심리가 이어지면서, 국제수급은 불균형의 양상으로 치달아 국제유제품시장은 2007년 9월 한때 분유가격이 일찍이 예상하지 못했던 톤당 5천불 중반까지 도달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가격급등에 따른 수요위축과 공급증가 등으로 연도말로 접어들면서 다소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향후 국제가격 가격, 최근 수년간 평균치 수준에서 안정될 듯 금년 국제가격은 주요 생산국의 유대가 대폭 인상된 데 따른 생산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수요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다소 제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반적인 균형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국제 유제품 가격 또한 최근 수년간의 평균치 수준(탈지분유의 경우 톤당 3천불대 중반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4월 둘째 주 국제가격은 탈지분유가 톤당 3,500불대, 전지분유가 4천불대 초반에서 형성되고 있다. 2. 낙농정책동향과 교역환경 낙농정책 : 제품가격 지지정책에서 직접지불방식으로 전환 중 세계 주요 낙농지역의 정책형태는 대략 다음 4가지 형태로 요약될 수 있다. 첫 번째는 고도로 구조화된 낙농지역(The highly structured dairy sector)으로 미국, 캐나다 등과 같이 생산부터 수급, 유통, 소비, 수출입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로 다양한 제도와 지원정책을 법제화하고 있어 산업의 리스크가 적은 낙농국가를 말한다. 두 번째로는 유사 자유낙농지역(The pseudo liberal dairy sector)으로 덴마크, 네덜란드, 뉴질랜드와 같이 낙농조합이 낙농산업을 주도함에 따라 외견상 자유경쟁체제이지만 과점에 따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낙농국가들을 통칭한다. 세 번째로는 완전자율 낙농지역(The truly deregulated dairy sector)로 영국, 호주와 같이 낙농정책, 특히 수급이나 가격지지 분야에 대한 정부개입이 거의 없는 국가나 지역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인도나 기타 저개발국가들과 같이 비정형적인 정책패턴을 보이는 전통적인 낙농지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중 주요 낙농국의 최근 정책패턴은 수출보조금, 수매 등 제품가격 지지정책에서 환경과 위생조건을 충족시 지불하는 직접지불방식(Single Payment System)으로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이며, WTO-DDA의 보조금 축소 움직임과도 맥을 같이 함에 따라 점차 다른 지역에까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장 최근까지 막대한 수출보조금과 생산보조금을 통한 유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유제품시장을 주도해오던 EU는 지난해 CAP(통상농업법)의 직접 보조금을 거의 삭감하는 한편, 낙농가가 일정한 환경과 위생기준을 충족할 경우에 지급하는 SPS 지원액 비율을 대폭 늘려가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한 단계별 보조금체계를 갖고 있는 미국도 연방정부가 농업법 개정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어, 조만간 낙농가에 대한 직접보조금이 줄어들 전망이다. 국제교역 : DDA협상, 국내보조금과 농업관세 감축에 초점 우루과이라운드 체제를 통해 미국과 유럽은 자국의 이해를 보호하고 시장확대에 유리한 질서를 세계의 질서로 확대하여 소위 ‘과실 송금’의 장애물을 없애려는 전략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이에 고무된 이들은 WTO-DDA를 통해 새로운 세계무역 자유화, 특히 농업을 비롯한 각 산업분야의 관세삭감과 농업보조금 삭감을 꾀했다. DDA는 당초 2004년 12월까지 타결을 목표로 하였으나 소위 3대 핵심이슈(농업 관세감축, 국내 보조금 감축, 비농산물 관세감축)에서 미국-EC-인도-브라질 등 주요 국가들의 의견대립으로 합의도출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협상기간은 지금까지 계속 연장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펠코너 WTO 농업협상의장이 농업분야 국내보조금의 단계적 감축계획안을 마련하여 협상재개를 시도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이 WTO 다자간 협상에 그리 큰 기대를 두지 않고 양자간 통상협상, FTA로 눈을 돌려 다양한 국가들과 FTA협상에 주력하고 있는 현재의 국제 무역협상시스템으로 인해, 다자간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일괄 타결해야 하는 도하라운드 협상의 미래는 그리 양호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지금까지 세계 도처, 특히 낙농 주생산지역인 유럽과 북미지역은 낮은 가격에 수입되는 수입품에 대항해 자국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들이 정부에 의해 적용되었으며 이를 통해 자국 산업을 효율적으로 방어해왔다. 그러나 WTO든 FTA든간에 국제화 개방화 물결이 계속되고, 도시인구와 구매력 증대 등으로 세계교역 수요는 더욱 증대되는 이 시점에서 각국은 자국산업의 보호장치를 어떻게 지켜내는가, 그리고 자신의 경쟁력을 향후에도 어떻게 유지시키는가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낙농분야 보조금 축소에 관한 국제적 합의와 낙농강국의 수출시장 창출 노력이 더해질 경우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지역의 낙농경쟁력은 더욱 약화되고 수입개방폭은 더욱 커질 것이다. 3. 유가공 및 영양건강동향 소비자들의 지방기피 움직임에 대응, IDF를 중심으로 우유의 차별성 홍보 주력 세계 유가공업계는 지금 소위 “WHO 세계다이어트 전략”의 추진에 따른 소비자들의 지방기피 움직임에 맞서 유제품의 영양·건강학적 차별성에 대한 소비자 홍보강화와 전략적 접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그간의 통상적인 유제품 가공단계에서 벗어나 만성피로와 스트레스, 비만, 수면부족 등을 해소하기 위한 기능성 식품 개발 및 출시 등 유가공분야의 부가가치 제고에도 관심을 가지고 투자액을 높이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지난 2004년 제 57차 WHO총회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는 ‘WHO 세계 다이어트 전략’, 정식명칭으로는 ‘식이요법·운동·건강에 대한 세계전략’에 대해 유념해 둘 필요가 있다. 소위 ‘비만과의 전쟁’이라 불리우는 이 전략의 채택배경은 WHO가 전 세계 성인 중 10억명 정도가 과체중이고 이중 3억명 이상이 비만으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 그리고 이를 방치했다가는 오는 2020년경에 비만으로 야기된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지구촌 전체 사망자의 73%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현재 WHO는 설탕과 지방, 소금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식습관 개선과 운동을 일상화할 것을 권고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단계별 세부실행규범을 차근차근 현실화해 나가고 있다. 트랜스 지방산과 관련한 코덱스 식품표기규격 개정움직임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문제는 이 전략 자체에 강제성이 없다 하다라도, 세부 실행지침단계에서는 각 회원국들이 준수해야하는 의무도 수반될 수 있다는 것이다. IDF를 위시한 세계 낙농업계도 일반소비자들이 무조건적으로 지방을 기피할 경우 낙농산업에 적지않은 피해를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우유에 함유된 지방의 차별적 선택적 이미지 홍보와 낙농시장 보호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갈수록 엄격해지는 영양건강관련 식품표기 움직임과 각종 첨가물과 항생제 규제 움직임에 대처하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치밀하고도 엄격한 식품관리체제 정착에 노력하고 있다. 한편, 전 세계적인 기능성 식품에 대한 붐에 따라 주요 낙농국가에서는 의약품과 일반식품의 중간형태인 기능성 제품시장을 새로운 대안시장으로 보고 오메가-6, 녹차, 황산화제, 콜라겐, 세라마이드 등을 함유한 다양한 기능성 제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소위 FF(Fortified/Functional) 제품시장이라 불리우는 기능성 유제품시장은 미국, 일본, 유럽에서부터 시작해 전 세계적으로 그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4. 환경과 위생 환경, 21세기 핵심현안으로 급부상 ‘21세기는 환경의 세기’라고 할 만큼 환경문제는 이제 생산뿐 아니라, 생활, 정치, 유통, 마케팅을 거쳐 금융의 영역까지 영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1992년 ‘리우선언’과 1997년 ‘교토의정서’는 환경보전에 대한 국제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국가, 기업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강제하는 사상 최초의 정치경제분야 국제적 강제협약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유럽은 1980년대부터 이미 환경과 생태라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정책적으로 정착시켜왔고, 세계질서의 새 판을 기도하던 미국과 합세하여 글로벌 규범을 선도하겠다고 자처해 오다가, 최근 거대시장을 앞세운 중국과 인도의 선진국 책임론에 다소 당황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긴 하다. 그러나 이제 환경은 21세기 미래 규범을 의미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어쨌든 낙농분야에서도 환경현안은 제품 본질과 제품생산방식 모두에서 향후 핵심현안이 될 것이다. 지난해 호주의 가뭄으로 생산량이 전년보다 9%나 줄었다는 사실, 그리고 금년에는 뉴질랜드의 생산이 5%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등은 환경 기준을 주도하고 있는 서구제국의 논리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탄소발자국, 영국의 그린라벨 운동 등에서 보듯이 이미 EU에서는 이산화탄소 방출제한을 모든 산업단계에 적용하는 단계에까지 와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우유 1천톤을 가공할 경우 대략 94톤 가량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고 한다. 또한 목장단계에서의 온실가스 방출과 환경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오는 6월 영국에서는 IDF 주관 하에 지구온난화와 낙농경영을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가 개최될 예정이다. 또 하나, 환경 또는 지구온난화 문제와 관련하여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이오연료 등 대체연료붐이 확산되면서 국제곡물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생산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나 일본과 같은 곡물사육형태의 국가는 생산비가 증가될 수밖에 없으며, 뉴질랜드 등 방목사육 국가에 비해 비교열위가 더욱 가중될 처지에 놓여 있다. 위생 ; 동물복지, 또 하나의 글로벌 스탠다드로 대두 지난해 영국에서 구제역이 발병한데 이어 유럽전역에 블루텅병(Blue Tongue Disease)이 만연함에 따라 방역당국이 긴장한 바 있다. 특히 블루텅병은 원래 모기를 매개체로 북아프리카에서 발병하는 아열대성 질병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상한 것이어서 향후 다양한 질병발생의 가능성과 영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렇듯 지구촌 도처에서 빈발하는 악성가축전염병과 지역 내 가축질병은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축산식품의 안전성까지 위협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위생과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면서 낙농식품의 위생과 안전성 확보는 여전히 낙농업계의 중요한 현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동물복지도 최근 국제낙농업계의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동물복지의 법제화를 주도하고 있는 측에서는 우리가 먹는 가축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행복한 상태로 사육하고 도축해야만 식품안전성이 보장되고 맛도 좋다는 관점 하에 중요한 정책과제로 삼고 있고 있다. 일례로 유럽은 지난해 가축수송시스템을 14시간 이상 운송하지 못하도록 법제화 하는 등 가축의 스트레스 방지를 위한 사육, 도축, 수송시스템에 대한 일련의 제도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고 OIE를 중심으로 동물복지지침이 제정되고 있다. 사실 생산성 제고에 목표를 둔 집약사육방식의 낙농경영을 주로 하고 있는 우리 실정으로 볼 때 동물복지의 강조는 생산비 증가 초래 등 이질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하루빨리 동물복지를 또 하나의 글로벌 스탠다드로 인정하고 준비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지불해야할 비용은 훨씬 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5. 국제곡물 국제곡물파동은 만성적 현상으로 굳어질 우려, 근본적 해결책 찾아야 소위 애그플레이션, 즉 국제곡물가격 급등에 따라 우리 장바구니 물가가 앙등한 최근의 예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지금 현재 기준으로 우리 낙농업계의 가장 큰 현안은 다름아닌 ‘국제곡물가격’이다. 곡물가격의 급등 요인은 복합적이다. 지구온난화 가속에 따른 바이오에너지 개발 열기로 옥수수·콩의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의 육류 소비 증가에 따른 사료 수요 급증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달러 약세에 따른 투기자본의 곡물시장 개입과 유가 상승으로 인한 곡물 운임 인상도 사태 악화를 부추겼다. 기본적으로 수입곡물가격을 결정하는 변수는 곡물의 국제가격, 환율, 해상운임이다. 3가지 변수, 특히 국제곡물가격의 등락에 따라 향후 낙농산업의 전망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미국발 에탄올 생산확대로 촉발된 국제곡물대란은 14억 인구를 가진 중국이 곡물수출을 통제하는 등 식량 안보 정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급등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12월부터 84개 곡물류에 대해 13%의 수출 부가가치세를 되돌려주던 제도를 폐지한데 이어 올 1월부터는 오히려 곡물 수출에 대해 5~25%의 수출세를 부과하고 있다. 또 밀가루, 쌀, 옥수수 등 주요 곡물에 대해 수출물량을 제한(수출쿼터제)하는 등 보다 직접적인 통제에 나서고 있다. 다만, 단기 곡물가격에 영향을 주는 미국 농무성의 3월 곡물수급전망 발표에서 재고가 상향조정되고 투기적 포지션이 감소하면서 곡물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보였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향후 곡물가격은 생산증가, 중국의 수요 둔화, 경기 후퇴에 따른 투기적 포지션의 축소 등으로 다소 하향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세계은행도 최근 옥수수와 밀 등 국제곡물가격이 단기적으로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곡물과 식량 부국의 식량 무기화는 앞으로 더했으면 더했지 나아질 가망이 없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애그플레이션은 식량의 구조적 수급 불균형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만성적 현상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곡물자급율이 28%에 불과한 ‘곡물빈국’인 우리로서는 국제곡물가격이 요동칠 때마다 해결할 뚜렷한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지만 어쨌든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결론 지금 세계 낙농업계는 변화하고 있으며, 향후 핵심현안은 새로운 시장 적응, 그리고 환경과 위생이 될 것이다. 주요 낙농국은 저마다의 이미 정비된 낙농제도와 정책의 틀을 토대로 환경이나 식품위생, 동물복지 등 각 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주도하거나 개입하는 방식으로 자국 낙농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또한 그들은 글로벌화 된 낙농기업을 바탕으로 식품음료 등 타 경쟁산업과의 생존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연구개발과 마케팅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먼저 안정적인 낙농경영체제를 갖추어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해야할 것이며, 환경 및 위생과 식품규격 등 새로운 국제규범의 주도권을 둘러싼 주요국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이 분야에 대한 범 업계 차원의 관심과 참여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낙농과 유업간에 서로 공동운명체라는 신뢰감을 바탕으로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서론에서 인용한 문구를 다시한번 자문해보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우리 낙농업계, 과연 변화를 극복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