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한 정 헌/늘푸른 한의원 원장 장마의 시작과 함께 계절은 벌써 여름의 중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습하고 눅눅한 장마철이나 굿은 날씨면 어김없이 근골격계의 통증을 호소하는 노인분들이 많습니다. ‘내 몸에서 하는 일기예보는 틀림없어’하시면서 말입니다. 과거에는 나이가 들어 관절이나 허리가 아프고 허리가 굽는 증상이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의 하나로 여겨졌었으나 이런 현상이 골다공증이라는 질환에 의한 골절 등이 원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후 골다공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의원에서 환자분들에게서 듣게되는 많은 단어 중의 하나가 골다공증입니다. 골다공증은 ‘침묵의 질환’이라고 하여 뚜렷한 증상이 없이 진행되다가 뼈가 부러지는 골절이 생긴 이후에 알려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일단 골절이 되면 증상이나 치료가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골다공증 환자의 16％가 골절을 경험한다고 하는데 엉덩이 관절의 골절이 발생한 경우에는 1년 이내에 10~20％의 환자가 사망하고, 25％의 환자는 불구로 남게 되며, 30％의 환자만이 골절 전의 상태로 회복될 수 있다고 합니다. 골다공증 (Osteoporosis)이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일어나는 병으로 뼈가 얇아지고 약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뼈의 주성분인 단백질과 칼슘이 빠져나가 뼈의 구조와 강도가 현저히 약해짐으로써 쉽게 부러질 수 있는 상태에 이르는 것입니다. 이러한 뼈의 약화를 그대로 방치하면 골격은 매우 약해져서 작은 충격에도 골절되기 쉽게 되는 것입니다. 골소실 과정은 30대 중·후반부터 점진적으로 시작되며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성이 더 높습니다. 노인이 되면서 활동력의 감소, 영양섭취 부족, 여러 종류의 효소와 호르몬 작용의 감소로 인한 전반적인 대사작용의 저하에 의해서도 뼈의 손실이 일어나며 이외에도 칼슘섭취가 부족한 사람, 운동량이 적은 사람, 가족 중 골다공증 환자가 있는 경우, 흡연, 과음,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 갑상선기능항진증, 부갑상선기능항진증, 스테로이드제재를 장기간 치료제로 사용한 경우 등에서 발생하기 쉽습니다. 환자가 호소하는 흔한 증상은 요통이며 척추가 약해서 압박골절이 발생하면 허리가 점점 구부러지고 심한 경우에는 키도 작아지게 됩니다. 양방에서 치료는 칼슘, 여성호르몬제, 비타민 D, 칼시토닌 등 기타 여러 약제를 투여합니다. 한의학에서는 골다공증을 골비(骨痺:뼈가 저림), 골위(骨萎:뼈가 약해짐), 골극(骨極:뼈가 다함), 골통(骨痛:뼈가 아픔), 골고(骨枯:뼈가 마름) 등으로 인식하였으며 그 주된 원인이 인체의 뿌리에 해당하는 腎(신장)의 성쇠(盛衰)에 있다고 바라봅니다. 한방에서는 뼈의 생장과 발육 및 쇠약이 신기(腎氣)와 신정(腎精)의 많고 적음과 밀접하다고 보았기 때문인데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에 의하면, ‘남자는 56세가 되면 뼈가 쇠하여지기 시작하고 여자는 49세가 되면 폐경이 되면서 뼈가 약해진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현대의학의 골다공증 개념과 일치하는 것으로, 연령이 증가하면서 신정(腎精)이 소모되고 이로 인해 골다공증이 유발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방에서의 골다공증 치료는 신기(腎氣) 및 신정(腎精)의 부족을 보충하고, 기혈(氣血)을 보태줌으로써 뼈의 생장과 발육을 촉진시키도록 합니다. 각 개인별 증상의 차이에 따라 간신음허(肝腎陰虛)형, 비신앙허(脾腎兩虛)형, 신허어체(腎虛瘀滯)형 등으로 나누어 증상에 따라 치료법을 적용하게 되지만 주된 원인은 신허(腎虛)이므로 허약해진 신(腎)의 기능을 도와주고 허리로 가는 기혈(氣血)을 보강시키며 순환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 치료 원칙이라는 것입니다. 대표적 치료 처방으로는 신정(腎精)을 도와주는 육미지황탕, 신기(腎氣)를 강하게하는 구정지황환, 비기(脾氣)를 돋구워 주는 보중익기탕, 비습(脾濕)을 다스리는 삼령백출산, 어혈을 풀어주는 계지복령환 등이 있으며 약재로는 녹용, 녹각, 두충, 자하거, 호경골, 구판, 별갑, 호도육, 우슬, 보골지 등이 있습니다. 처방의 투여와 함께 腎(신장), 膀胱(방광) 기능을 증강시켜 뼈를 튼튼하게 하고, 膽(담) 기능을 도와 근육을 튼튼하게 함으로써 골격을 유지하는 지지역할을 하게 하는 혈자리 등에 침과 뜸을 시술함으로써 골다공증 치료는 물론, 인체의 전반적인 신진대사 기능을 증강시키도록 합니다. 흐르는 세월 앞에 노화를 멈추거나 세월을 거꾸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또한 골다공증은 일단 진행되면 치료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됩니다.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가지도록 노력하고 적절한 치료를 병행한다면 불행한 골다공증이라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연락처 : ☎(02)2247-1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