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Ⅰ낙농분야 농업·농촌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세미나 <위 내용은 지난 11월 22일 대전광역시에 소재한 샤또그레이스호텔에서 개최된 세미나로써 본지의 지면관계상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우리협회 홈페이지(정책자료)에 게재되어 있사오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편집자 주-> 낙농가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안 / 손용석 원유가격 결정체계 및 생산비조사 개선방안 / 박종수 축산분뇨 자원화 및 가축질병 대책 / 오인환 우유, 유제품 소비촉진과 낙농자조금 / 이만재 낙농가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안 교수 손 용 석 고려대학교 생명환경과학대학 Ⅰ. 서 론 우리나라의 근대 낙농은 수많은 우여곡절로 점철되면서 그나마 현재의 모습까지 빠르게 성장해 왔다. 여전히 우유소비의 둔화, 납유량 할당제, 사료가 인상, 환경문제 등 여러 가지 내부적 압박요인에 시달리고 우리 낙농에, 설상가상으로 조만간 DDA 협상과 FTA 협정 이행으로 유제품 대량수입 등 외부적 압력이 본격화 한다면, 이는 마치 엔진이 제 기능을 못하는 작은 배에 삼각파도가 밀려드는 형국이어서, 정말로 한국 근대낙농 70년 발전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려야 할지도 모를 총체적 위기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싶다. 낙농은 종합산업인 만큼,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기능이 동시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안 된다. 바야흐로 요즈음 선진국에서 시작되고 있는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는 구호는 바로 우리 낙농산업의 회생을 위해 전개해야 할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바, 여기서는 낙농의 원유생산 기능에 국한하여 나름대로 평소 생각해 왔던 국내 낙농가가 지닌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 해결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Ⅱ. 낙농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전제 조건 언급한 바와 같이, 낙농은 어디까지나 종합산업이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기능의 개선만으로 경쟁력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원유생산 기능은 낙농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목장에서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은 낙농가가 짊어 질 일차적 책임이요, 숙명적 과제임에 틀림이 없다. 이를 실현하려면 낙농가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에서 지금보다 선진화 되어야만 한다. 가. 낙농가로서의 자질과 가치관을 다져야 한다 한국 낙농산업의 퇴행과 허약성의 우선적 원인은 무엇보다도 목장의 전문기술력이 낮은 탓으로, ‘저품질 고가격’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여 시장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데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낙농가는 제도적 결함과 행정실책을 질책하기에 앞서 일차적으로 과연 내 목장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어느 정도의 노력을 투입해 왔는지 스스로 되물을 수 있어야겠다. 실제로 다른 곳보다 토지가격이 높은 수도권 주변에 위치한 목장들 중에는 선진국 낙농목장과 비견할 만한 모범적인 목장도 많지만, 한편으로 소위 ‘어정쩡 낙농’을 하는 목장들이 적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가족노동이 아닌 구입 인력에 주로 의존하면서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목장 밖에서 보내는가 하면, 열악한 목장 환경을 방치한 채 한 쪽에 임대사업을 하는 분도 적지 않다. 보상만 적절하다면 언제든지 폐농을 신청할 수 있다는 목장, 납유권 판매수입 정도에 미련을 두는 목장이 있다면 하루 속히 경영을 포기하여야 잘 하려는 나머지 목장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낙농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번거롭고 힘든 직업임에 틀림없다. 잘 하려면 한도 끝이 없는 게 낙농이요, 이 나라 청소년을 비롯한 전 국민에게 최고 식량을 생산 제공한다는 자부심이 없으면 정말로 힘든 직업이 낙농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진국 후진국을 막론하고 진정한 낙농가는 철저한 소명 의식과 끈질긴 낙농가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우수한 낙농가일수록 소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유럽에서 현대화 된 로봇착유기 도입을 거부하는 다수의 낙농가들은 그 이유를, 구입할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소를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염려하는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와 같은 낙농가 기질을 바탕으로 하는 목장만이 고수익을 올릴 수 있으며, 목장의 대를 물리는 데도 거리낌이 없을 것이다. 나. 자급조사료 생산은 낙농의 필수조건이다 낙농이 힘든 만큼 댓가를 누리기 위해서는 경영을 합리화 하여 많은 수익을 보아야만 한다. ‘낙농은 동물 농사가 아닌 풀 농사’라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는 단순히 사료비 절감이라는 차원을 너머 친환경 낙농을 위한 기본요건이기 때문에 세계의 선진 낙농국에서 제일 강조하는 사항이다. 전화 주문으로 구입하는 사료에만 의존하면서 젖소를 기를 수 있는 나라가 지구촌에 우리 말고 어디에 또 있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고능력우 시대에 소들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대규모의 영양소대사에 필요한 생리적 부담을 감수하여야 하므로, 그만큼 정밀한 영양관리와 사료선택이 중요하다. 물론, 목장의 여건에 따라서는 자급조사료 생산과 병행하여 알팔파 건초와 같은 수입건초 구입 이용이 불가피할 수 있으나, 경영상으로는 말할 것도 없이, 옥수수사일리지를 비롯한 청예 작물의 자급 생산이 유리하다. 1999년에 조사 보고된 바에 의하면 수입건초의 가격은 옥수수사일리지(생산비)에 비하여 단위 영양소(TDN) kg 당 가격이 1.7~1.8 배 또는 그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즈음 이웃 일본의 경우에도 소위 ‘토지이용형 낙농’을 강조하며 낙농가의 조사료 경작을 지금보다 더 확대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이는 단지 외화 유출을 줄인다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건초를 수입하면 동시에 동식물 병원균와 해충이 함께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제 환경낙농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는 개방화시대의 간절한 요청임을 받아들일 가치가 있다. 다. 유질 개선에 대한 집착이 필요하다 사실상 우유의 맛을 아는 소비자의 다수는 국산 백색시유의 풍미를 별로 좋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선진국에서와 달리, 단맛 나는 각종 가공유음료를 소비자가 선호하는 현재의 비정상적 소비행태의 한 가지 원인은 이 점에 있다. 백색 시유를 지키지 못하는 한, 우리나라 낙농은 늘 불안하고 후진성을 면키 어려울 수밖에 없는 바, 시유시장을 지킬 수 있는 결정적인 열쇠는 가격 자체보다도 원유 품질에 있음을 인식하여야 한다. 여기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사항은, 착유를 하는 동안에 좋지 않은 냄새가 원유 속으로 배어들지 않도록 착유시간에 앞서 우사(또는 착유장)의 절대 청결과 환기에 주력하는 일이다. 외국의 목장에 생산되는 원유에 우리의 원유가 필적하려면, 힘이 들어도 저유탱크를 철저히 닦고 살균하여 세균수를 줄이고, 유방염 발생시 원인균을 철저히 찾아내 원칙대로 처치하여 체세포수를 지금보다 훨씬 낮추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항생제를 안 쓰는 낙농을 실현하여 거꾸로 국산 유제품을 수입제품과 차별화해야 할 수 있어야 한다. 낙농은 경영이므로 각종 장부기록을 철저히 하고 분석하여 경영개선을 끊임없이 추구하여야 한다. 애초부터 영세 낙농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영세 경영자가 있을 뿐이다. 불과 10여 두를 착유하면서 두당 최고 유량과 유질로 경영수지를 충실히 유지하는 선진국의 우수 낙농사례에 공감할 필요가 있다. 라. 기록유지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식해야 한다 현재 거의 대부분의 목장들이 장부 기록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게 사실이어서, 열등 목장이 아닌 열등 경영자를 자주 볼 수 있다. 목장은 하나의 작은 기업이며, 그때 그때 기록을 유지하지 않으면 결코 문제를 찾기가 어렵다. 또한 근거에 입각하여 객관적으로 분석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개인 컴퓨터든 종이장부이든 어떠한 형태이든 기록을 습관화 하여야 그 보답이 있다. 오래 전 이야기이지만, 심지어 납유량 전표가 기록의 전부인 목장도 있었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피로 속에 눈을 비비며 책상에 앉아 그날의 기록을 하는 낙농가의 모습이 모범경영인의 전형이다. 장차 산유능력검정 역시 검정원의 입회검사가 아닌 자가검정의 체제로 전환될 것이므로, 젖소 보유대장과 혈통관련 기록에서부터, 개체별 산유능력대장, 번식대장, 사료급여일지, 작물재배일지, 농기계 구입수리대장, 수의질병일지에 이르기까지, 기록할 사항은 많지만 모두 가치가 있으며, 유지되는 기록이 치밀한 만큼 우수한 경영이 보장될 수 있다. 일단 목장의 물량 투입사실과 금전적 경영내역에 대한 기록이 몇 년간 모여지면, 이는 목장의 경영과 재정상태를 파악하고 각종 경영진단과 의사결정을 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자료가 되므로, 장부기록의 효용가치는 대단히 크다. Ⅲ. 경제수명 연장을 추구하는 경영전략 현재와 같은 계획생산제, 즉 납유량이 제한되는 조건에서, 낙농가가 선택할 수 있는 경영전략은 크게 두 방향으로 구분될 수 있다. 하나는 후보축의 도태를 가급적 줄이면서 종전과 마찬가지의 다두사육으로 목표유량을 달성하는 전략이며, 다른 하나는 도태율을 높여 적은 두수의 젖소지만 고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전자는 소극적 도태로 성우수를 줄이지 않는 ‘다두 저생산’의 경영형태로서, 젖소의 유전적 한계 능력에 도전하기보다는 의도적으로 여유를 주는 전략이다. 이러한 방향을 추구하는 목장에서는 우유생산을 위한 소들의 부담이 경감되므로 번식문제나 대사장애가 줄어들고 경제수명 연장이 쉬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상대적으로 볏짚사료 등과 같은 저질조사료의 사용수준을 높일 수가 있다. 하지만, 사실상 다두 저생산형 낙농은 초지 방목형 낙농에서와 같이 노동력의 요구가 많지 않은 경영형태이거나, 충분한 노동인력을 보유한 목장에서 겨냥할 수 있는 경영전략이다. 이미 목장의 노동인력 조달문제와 분뇨발생이 심각한 수준에 와 있는 오늘날, 설정된 납유량 도달이 가능하다면 상재두수(rolling herd)는 적을수록 좋다는 결론이 얻어진다. 보다 적극적으로 도태를 하면서 높은 생산능력을 가진 소들을 적은 수로 보유하는 소위 ‘소수 정예형’ 전략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장점은, 지금까지 다두 사육으로 인하여 분산되었던 관리노력이 보다 적은 수의 소에 집중될 수 있으므로 관리효율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즉, 사료비 절감에서부터 시작하여 착유시간 단축, 사료 조리 및 급여, 발정발견 등에 소요되는 관리시간은 물론, 전체적인 분뇨발생량이 감소하므로 친환경적 경영이 가능해진다. 결론적으로, 노동력 조달문제와 환경문제가 각별히 강조되는 현 상황에서는 후자인 소수정예형 경영이 보다 적합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경영전략에서는 어떻게 하면 경제수명을 연장하느냐의 문제가 경영 합리화와 수익 극대화를 달성하는 관건이 된다. 현재 국내 젖소의 평균 산차가 2.5 라 함은, 낙농가가 송아지 분만에서부터 착유우가 될 때까지 만 2년이라는 세월 동안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2년 반 동안 생산축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한다. 젖소의 경제수명이 길수록 유리함은 구입 승용차의 감가상각 개념에서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앞으로 낙농경영에 있어서 젖소의 경제수명은 가장 중요한 생산성 결정요인이 될 것이며, 이를 연장하는 데는 젖소의 도태 갱신 등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요인들이 경영차원에서 고려되지 않으면 안 된다. Ⅳ. 낙농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적 요점 기술적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젖소의 혈통개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군 전체의 유전능력을 높이는 것이며, 둘째는 치밀하고 합리적인 사양관리를 통하여 젖소의 높은 유전력을 오랜 기간에 걸쳐 충분히 발휘하게 하는 것이다. 가. 유전능력 개량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모든 동물에서 그렇듯이 일차적으로 능력을 결정하는 것은 타고난 혈통이다. 사료섭취가 왕성한데도 산유량이 낮은 소는 유전적으로 열등한 개체임에 틀림없다. 식물과 달리 동물은 세대간격이 길어서 육종개량이 짧은 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 따라서 산유능력검정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보유우군의 능력을 자주 확인하고 이를 높이려는 의지를 키워야 한다. 2003년 현재 산유능력검정에 참여하는 목장의 평균 산유능력(305일 기준)은 8,800kg을 상회하는 반면에, 국내 전체 우군의 산유성적 평균이 7,100kg에 불과함을 보면, 유전적 능력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능력개량에서 중요한 것은 고능력의 유전적 제일도(齊一度 ; uniformity)로, 일부 특정 몇 두만이 고능력이 아닌, 우군 모두가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범위에 있도록 유도하는 작업이다. 대체로 유전적으로 고능력인 소들은 BCS의 연중 변화폭이 크지 않으며, 전체적으로 비유지속성(persistency) 면에서 우수하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한편, 혈통개량에 관한 한 낙농가는 좀 더 미래지향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즉, 국내 낙농가들은 지금까지 오랜 기간 동안 산유량을 주 개량목표로 강조하여 온 관계로 체형이나 지세(다리의 강건성) 등에는 소홀히 해 온 게 사실이어서 이제부터의 육종목표에는 이를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머지 않아 달라질 유대산정기준을 의식하여, 이제까지의 유지방 중심에서 유단백을 함께 강조하는 방향으로 개량목표를 설정하고, 종축(정액)의 선정 등에 있어서도 이를 의식하면서 이를 향한 준비를 미리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수년 간 자기 소들만 가지고 번식을 되풀이하다가 보면, 보유 우군은 전체적으로 모계 혈통의 반복으로 인해 근친화 되기 쉬우므로, 주기적으로 우수한 암소를 외부로부터 도입하여 모계쪽의 혈액(유전인자)을 갱신할 필요가 있다. 나. 전환기 사양관리에 중점을 두고 사료급여를 한다 생산기술상으로 낙농가가 가장 빈번히 호소하는 문제가 번식을 비롯한 생산성 문제, 그리고 유방염 문제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문제는 철저하게도 젖소의 영양관리와 관련이 있다. 성축의 생산성에 관한 한,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혈통요인에서부터 육성기간 중의 사양관리도 중요한 게 사실이지만, 실제로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건유기에서 비유초기에 이르는 소위 전환기(Transition Period)의 영양관리이다. 송아지 분만 3주 전에서부터 분만 후 3주까지 약 6주에 해당하는 이 기간에 젖소의 몸은 수태 상태에서 공태 상태로, 건유 상태에서 비유 상태로 돌변하면서 그로 인한 생리적 부담을 크게 받게 되는바, 이 기간 동안의 영양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다. 즉, 분만 직후에 발생하기 쉬운 각종 대사장애(유열, 케톤증, 제4위 전위, 사료섭취 거부 등)의 출현이나 다음 번식에서의 성공 여부는 사료를 잘 급여하여 소의 신체적 부담을 덜어주느냐에 달려있으며, 따라서 이 시기의 영양관리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궁극적으로 수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다소 번거롭더라도 전환기에 해당하는 소들을 별도로 군(예: 건유말기우군, 분만직후우군)을 편성하고, 군별 원칙에 맞는 사료를 급여하면서 관찰을 하면, 번식문제와 대사장애 문제들이 동시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다. 구입사료는 급여축 및 자급 사료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시중에 유통하는 젖소용 배합사료나 유통형 TMR을 구입하여 젖소에 효과적으로 급여하려면, 이 사료가 목장의 급여 대상우, 그리고 목장 자체 사료와 잘 조화되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사에서는 애초부터 적용할 내역을 획일화 한 상태에서 사료의 배합비를 설계할 수밖에 없다. 즉 가상의 젖소에 대하여, 특정 체중과 산유능력 및 생리상태를 지정한 상태에서, 배합사료나 TMR이 설계 제조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배합비를 설계하는 데 구입목장의 동물 생산능력별 분포가 고려될 수 없고, 우군의 분류기준이 반영되기 어려우며, 또 목장마다 다를 수 있는 사양시스템상의 특징이 무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착유우용 유통 사료는 목장사정 여하에 따라 잘 조화되지 못한 채 오차 유발의 소지를 많이 안고 있고, 때때로 대사장애 발생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그러한 오차를 최소화하려면 제조사와 이용 목장 간에 긴밀한 협조관계와 지도체계가 구축되어, 유성분(개체별 유지율, 유단백, MUN) 분석치 등 대상축의 반응을 보면서 급여량 또는 자급사료와의 혼합률을 결정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사료를 바꿀 때에는 신중하여야 소들이 겪을 영양적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라. 동물이 겪는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한다 스트레스(stress)란 사람에서 주로 사용되는 친숙한 용어이지만, 이것은 동물, 심지어 식물에까지도 적용되는 개념으로, 날로 고도화된 기술을 요구하는 생물산업에 있어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흔히 사람에서도 많은 질병이 스트레스에서 유래하며, 나날이 고도화 되어가고 고능률을 지향하는 사회 속에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일이 쉽지 않은바, 하물며 말 못하는 동물에서, 특히 고능력 발휘를 강요받고 있는 젖소에서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함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의학에서는 스트레스를 ‘각종 자극에 의한 생체의 비특이적 반응’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매우 넓은 범위로 해석되고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간단히 정리하면, 동물에게 무리를 주고 부담이 되는 각종 외부자극으로 인하여 동물이 심리와 생리상으로 균형을 잃고 비정상으로 변하는 상태를 말한다. 스트레스의 영향은 자극의 성격에 따라 순환계, 호흡계, 소화계, 배설계, 중추신경계, 운동계, 감각계, 생식계 등 모든 생리계통에서 나타날 수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유전적 개량과 사료급여의 개선으로 산유량은 높아졌지만, 상대적으로 발정징후가 약하게 나타나거나 질병 발생이 증가하는 현상, 우군을 변경하는 경우 동물간의 사회적 적응에 익숙해 있지 않는 데서 오는 부작용 등은 곧 스트레스의 생리적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이 그렇듯이 동물도 장기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발육억제, 근력저하, 골연증 발생, 질병저항력 감소, 과비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동물체는 비정상적인 환경이 지속될 때 어느 정도는 그에 대응하는 생리적 능력이 생겨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스트레스의 종류와 강도, 지속시간 등이 몸의 적응능력 밖에 있으면 결국 각종 질병의 징후를 나타내고 생산능력의 저하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급여사료, 환경온도, 수용 및 착유시설상의 결함, 우군 내 우열다툼, 소음, 부적절한 관리 등과 관련하여, 목장경영자는 끊임없이 소들이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 요인들을 면밀히 관찰 분석하고, 이를 최소화 하는 방법을 찾아 개선하여야 한다. Ⅴ. 맺 는 말 어느 산업을 막론하고 생산성은 곧 경쟁력을 좌우하는 첫째 요인이며, 낙농도 역시 원유의 품질이 우수하고 생산단가가 낮지 않으면 수입 유제품과 경쟁할 수 없다. 따라서 낙농의 시발인 원유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낙농가는 일차적으로 높은 생산성을 추구하는 전형적인 전문경영인이 되어야 한다. 국내 낙농여건의 변화를 의식할 때, 미래의 바람직한 경영형태는 소수 정예형의 낙농일 것이며,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우군의 생산수명을 높이려면 적절한 갱신도태전략을 구사하여 경영에 반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목장의 생산성 향상은 기본적으로 낙농가다운 전형적인 기질, 그리고 깊은 동물사랑의 자세를 요구한다. 보유축의 생산력을 높이고 생리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려면 더욱 치밀한 관리와 수고로 접근하여야 한다. 특히 전환기 우군의 영양관리는 전체 비유기의 생산성을 결정하는 만큼, 이 시기의 정밀한 군별 사료급여와 관리는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다. 목장마다 처한 조건이 각기 다른 관계로 기록을 근거로 한 진단 분석이 없이,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해결책을 일률적으로 제시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중요한 사실은, 경영자 자신이 가급적 생산주체인 젖소에 많은 관심을 갖고 시간을 함께 하면서 관찰하여야 문제점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야만이 소의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한 지를 찾아내 과학적 이론을 적용 실천할 수 있으며, 수익의 극대화라는 경영목표를 향해 일보 전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원유가격 결정체계 및 생산비조사 개선방안 교수 박 종 수 충남대학교 농과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