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 기 낙농자조금 사무국장 우리 낙농도 한 때는 잘 나가던 시기가 있었다. 197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는 우유의 총 소비량이 일시적인 굴곡은 있었으나 매년 높은 증가 추세를 보여 왔고, 이 시기에는 개인 유업체나 유가공협동조합들의 대중 매체 광고만으로도 만족스런 시장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말에 접어들면서 우유의 총 소비량이 둔화되고 1인당 소비량도 정체를 거듭하면서 우리나라의 낙농은 장기 불황의 어두운 터널 속으로 빠져드는 추세임이 분명해 보인다. 우유를 주로 소비하는 19세 이하의 젊은 인구의 지속적 감소와 우유 소비에 익숙하지 않은 노령 인구의 점진적 증가 등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점이 우유 소비 침체의 장기적 지속 가능성을 말해 주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불고 있는 웰빙(well-being)시대의 바람을 타고 출시된 각종 기능성 대체 음료의 등장이 또 다른 우유 시장 확대의 복병이 되고 있다. 이러한 소비침체의 질곡을 벗어나기 위하여 1999년도부터 2005년까지 임의자조금을 조성하여 TV광고 등 우유소비촉진을 위한 생산자들의 자구 노력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임의자조금 조성도 초기의 높은 참여율이 해가 갈수록 낮아지는 부작용을 낳아 이를 개선할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이에 2002년에 의무자조금을 조성할 수 있는 『축산물의 소비촉진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여, 2004년 양돈자조금 관리위원회가 출범하였고, 2005년 한우자조금 관리위원회가 구성되어 각 산업의 안정적 생산을 위한 노력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차제에 2005년 11월 전국의 69개 선거구에서 150명의 낙농자조금 대의원이 59%의 낙농가가 투표에 참여하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선발되었고, 2006년 2월 24일 안성의 농협교육원에서 140명의 참석 대의원 중 89%인 124명이 자조금 거출에 찬성하였으며, 몇 가지 거출안 중에서 판매 우유 리터당 2원씩의 자조금을 거출하기로 합의하였다. 정부에서도 같은 규모의 축산진흥기금을 보조하기로 결정함으로써 낙농자조금 관리위원회 사무국도 2006년 5월 1일을 기해 본격적으로 의무자조금사업을 시작하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지난 6월 2일 제2차 낙농자조금 대의원 총회를 통하여 올해의 사업계획을 승인받았고, 최종적으로 농림부의 사업계획 승인만 있으면 7월초부터는 자조금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과거에 생산만 하면 없어서 못 팔던 좋은 시절은 다 지나고, 또한 좋든 싫든 자유무역의 무한 경쟁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낙농가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을 통한 국제경쟁력 확보에도 노력해야 하겠지만, 전 국민이 국산 우유를 애용해 주도록 소비 홍보에 발 벗고 나서지 않으면 안 될 딱한 처지에 놓여 있다. 우유는 114가지 영양소를 가진 완전식품으로 우리 낙농가들이 뼈를 깎는 고통을 겪으며 생산한 것으로 영양적 우수성은 소비자들도 인정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국민들이 비만을 걱정하고, 영양보다는 안전성에 더 많은 신경을 써는 추세이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동물성 식품의 섭취량은 20% 내외로 서구인들의 45% 정도에 비하면 많이 낮고, 칼슘 섭취량은 다른 어느 영양소보다 부족한 권장량의 75% 내외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영양적 불균형을 우유 섭취를 늘림으로 인해, 생산자인 낙농가들은 지속적으로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것이고, 국가 전체의 입장에서도 소비자의 건강 유지 등의 바람직한 효과를 낼 것으로 확신하므로 생산자인 우리 낙농 가족들부터 더 많은 우유를 소비하도록 노력하고,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부터 계몽하여 우유 음·식용으로 건강을 증진시키는 캠페인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즉 “우유도 주식(主食)이다.” 곡류와 채소류 섭취가 많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아주 잘 어울리는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완벽한 식품으로 쌀과 같은 비중으로 취급되어져야 한다. 우리는 우유가 잘 받는 이에게는 아무리 권장해도 조금도 부끄럽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러운 행위임을 자부하며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신경을 써서 섭취를 권해야 할 것이다. TV나 라디오, 잡지 등의 매스미디어를 통한 소비홍보도 물론 중요하지만,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믿음직한 입소문도 매우 효과가 높은 홍보 방법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우리 낙농가 스스로도 모두가 『우유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매일 먹는 식품 중에서 1년 365일 매번 원재료의 위생 상태를 검사하는 식재료가 우유 말고 뭐가 있는가? 우리 낙농가야말로 조금도 부끄럽지 않는 완전식품을 생산하여 국민 건강증진에 이바지하는 진정한 애국자이다. 낙농자조금 관리위원회 사무국도 한국낙농육우협회와 농협중앙회의 양 주관단체와 긴밀한 협의 및 농림부의 지도·감독을 받아 우유 소비 확대에 매진할 것이지만 개별 낙농가도 각자 『우유소비 홍보대사』가 되어줄 때 그 효과는 배가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