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확보되지 못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한다 한 두 봉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한국과 미국은 지난 1월 광우병으로 수입이 중단된 미국산 쇠고기 30개월령 미만의 뼈 없는 쇠고기의 수입을 재개하기로 합의하였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위한 마지막 단계로 미국 내 쇠고기 수출작업장에 대한 현지점검을 위해 떠났던 검역관들이 현지 점검을 끝내고 5월 21일 귀국하였다.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6월중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에서 시판될 전망이다. 미국의 수출작업장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재를 위한 사전절차는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도축한 소는 검역 등을 거쳐 배로는 보름이면 국내에 수입되고, 2~3일의 국내 검역을 마치면 시판되기 때문이다. 항공기로 수입될 경우 6월 초 국내에 시판될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6월5일부터 1차 협상에 들어간다. 한·미 FTA협상에서 미국은 과거 수출량의 50%를 차지하던 뼈있는 쇠고기, 부산물, 내장은 물론 설육 등 모든 미국산 쇠고기 제품에 대해 한국이 시장을 개방하도록 강력히 요청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미국산 쇠고기와 과일의 수입 금지를 예로 들면서 한국의 동식물 위생(SPS) 기준이 사전에 통보도 없이 자의적으로 적용될 소지가 있으므로 이를 시정하려고 하고 있다. 미국은 양국이 동식물위생(SPS)위원회를 설치하여 투명하고, 과학적 기준에 맞추어 위생기준을 적용하자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동식물위생에 대한 논의를 하지만, 이에 대한 규정은 국제무역기구(WTO)의 동식물위생 기준을 준수하고자 하고 있다. 한·미 FTA 협상에 있어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WTO 다자간 협상과 달리 한·미 양자 간 협상이라는 점이다. 한·미 FTA협상과 같은 양자 간 협상의 가장 단점은 국력이나 협상력이 월등한 국가에 의해 협상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한·미 FTA 협상에 있어서도 미국은 한국보다 월등한 정보력과 정치경제적 영향력으로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뼈있는 쇠고기와 부산물을 포함한 쇠고기 시장의 완전개방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FTA를 추진을 설명하면서 “국내산 쇠고기 값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라는 것을 예로 들었다. 실제 우리나라의 쇠고기 값은 일본에 비해 비싸지도 않고, 국민들은 안전하고 맛있는 국내산 쇠고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값이 비싸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서 우리나라는 쌀 관세화유예의 대가로 축산물 시장의 대폭 개방이 이루어졌다. 한·미 FTA 협상에 있어서 미국은 우리나라의 가장 민감한 농산물인 쌀 시장의 관세철폐 예외의 대가로 미국산 쇠고기 시장을 완전 개방을 요구할 것이다.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의 무분별하게 수입 확대는 절대 안 된다. 최근 미국 언론들은 미국 농무부가 지난 3월14일 앨라바마주에서 발생한 BSE(소해면상뇌증) 감염소의 출생 장소 및 시기 등을 밝혀내지 못한 것을 비난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사실상 앨라바마주 BSE 감염소의 조사를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 시민단체들은 BSE 감염소의 출생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 재개하는 것은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농림부는 미국산 쇠고기는 뼈를 제외한 살코기만 수입하기 때문에 BSE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산 살코기에 뼛조각이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했던 일본과 홍콩은 살코기에서 뼛조각이 발견되자, 즉각적으로 수입금지를 취했다. 미국에선 뼈와 살코기의 분리작업 시 전기톱을 사용하기 때문에 살코기에 뼛조각이나 가루가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BSE의 발병원인인 변형프리온이 소의 등골, 우골 등 뼈와 내장에서 주로 발견되기 때문이다. 미국산 수입쇠고기에서 뼛조각이 발견되면 미국 내에서 확인되지 않은 BSE 위험물질의 국내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걱정이다. 미국산 수입쇠고기가 BSE로부터 안전하다고 판명하는데 있어 추호의 의심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 한·미 FTA의 원만한 추진을 위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했다는 비판도 들린다. 정부는 한·미간 원만한 외교통상관계를 위해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시민단체의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미국산 수입쇠고기 수입을 최종 결정하기에 앞서 미국산 쇠고기가 ‘사육으로부터 식탁’에 이르기까지 안전한지 철저히 점검,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생명 및 건강과 직접 관련된 정책의사결정은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