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낙농육우산업! 기본이 우선이다

 

라 승 용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원장

 

2009년 기축년(己丑年) 새 해가 밝은지 벌써 한달이 지났습니다. 늦게나마 지면을 통해 낙농육우인 여러분에게 새해인사를 드리게 되어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지난 해 12월 26일 국립축산과학원장으로 임용되어 업무파악 등으로 바쁜 날들을 보내면서 축산업 발전을 위해 국립축산과학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일까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습니다. 비록 축산분야에는 처음이지만 다른 시각에서 축산을 보고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국내 축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초석을 다지는 한편, 신성장동력의 기반구축을 위한 첨단축산기술연구와 종축개량의 선진화 및 시스템화, 축산물 부가가치 증대를 위한 가공기술 개발, 축산물 안전성을 포함한 질병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등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 농업생산액은 약 35조 8천억(’07) 정도이며 그 중 축산업은 11조 3천억원으로 농업 총생산액의 31.5%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 돼지고기와 우유, 달걀은 우리나라 전체 농업 생산 5대 품목에 포함되어 있어 농업부문에서 축산업이 차지하는 중요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유를 생산하는 낙농가 수는 1985년에 43,760호까지 이르렀으나 1998년 이후부터는 매년 1천호씩 폐업하여 2008년 9월말 낙농가수가 7,200호 수준에서 44만 5천여두를 사육하고 있어 최근 몇 년 동안 낙농환경이 얼마나 어려워졌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낙농육우인 여러분!

어려운 시기일수록 무엇보다도 기본이 가장 중요합니다. 모래 위에 지은 집이 비바람에 쉽게 무너지듯 기본이 튼튼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2009년 새해를 맞이해 지난해 경영실적 및 분석 자료를 검토한 후 새해 경영계획에 대한 세부기준을 마련한 후 계획에 따라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올해는 경제전반에 걸쳐 어려움이 예상되므로 생산성 및 경제성을 고려한 안정적인 경영이 될 수 있도록 월별 자금운영 계획을 세워 추진해야 합니다. 특히 사료값 상승 및 송아지 가격 하락에 따른 경영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군별 사육규모, 인력운영계획, 시설개보수 유지계획, 사료 수급계획, 사료작물 재배 및 생산계획, 사양관리계획 등을 점검하여 경영합리화를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낙농산업의 현안과제들을 보면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제경쟁력 있는 낙농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사료비절감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착유우의 능력에 따라 합리적인 사료급여 계획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조사료포의 확보를 통한 자가 조사료의 생산·이용이 필연적입니다. 겨울철 유휴지를 이용하여 청보리, 호맥, 이탈리안라이그라스 등을 재배하여 이용함으로서 수입 조사료를 대체하고 사료비를 절감시킬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일입니다. 가축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가축개량을 통한 고능력우 확보입니다. 고능력우가 확보되어 있다면 세균 및 체세포수 감소에 의한 우유 위생등급 향상, 조사료 다급 등을 통한 사양관리 기술 개발로 유지율 및 유단백 향상, 번식률 향상에 의한 산유량 증대와 부산물 수입 증대, 고능력 젖소의 이용연한 연장에 의한 가축감가상각비 절감 등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시설 자동화(착유시설, 분뇨처리 시설, 사료급여시설 등)와 사육규모의 적정화(부부중심 전업농 착유우 30두~50두)를 통하여 노동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최근 로봇착유기의 도입으로 착유노동력 절감에 의한 적정 사육규모가 증가될 소지는 있으나 경제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우유는 국민의 제2의 식량자원으로 자라나는 어린이에서부터 청소년, 장년, 노인에 이르기까지 가장 폭넓게 소비되는 식품중의 하나입니다. 보다 안전하고 기능이 강화된 고품질 우유를 생산하는 길만이 낙농가가 살 길이요 FTA, DDA 등 무역자유화 시대에 생존할 수 있는 길입니다.

최근 미국산 소고기 수입재개와 음식점원산지 표시제 도입 등으로 국내 육우와 젖소 송아지 가격 하락하여 낙농가는 큰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육우는 한우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아 왔고 수입육에 밀려 제 얼굴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육우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습니다. 이제는 한 개인농가의 우수한 사양관리 보다는 지역농가들이 연합하여 브랜드화, 규모화, 전문화하고 관련 대학과 연구소가 공동으로 지원체계를 구축함으로서 수입육과 차별화된 얼굴 있는 육우소비 시장형성으로 안정적인 농가소득 확보와 친환경 사육방식으로 농장에서 식탁까지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저희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앞으로 농가와 진정한 소통을 통하여 농가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여 믿음을 쌓아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하여 농촌진흥청에서는 올해부터 모든 시험연구 과제를 15개 Agenda 체제로 개편하고 한국축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하여 인력, 예산 등 모든 역량의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산자 및 소비자 중심의 연구개발 보급, 가축과 생명공학기술 접목으로 고부가가치 창출, 환경과 조화되는 자연 순환형 축산기반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국립축산과학원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시고 애정 어린 충고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