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된 힘이 원유값을 인상하였다

 

김 남 용

본회 고문

 

낙농가들이 어렵고도 어려운 원유값 인상 조정을 해 냈습니다. 
낙농가들의 하나된 힘으로 숙원사항이었던 원유값을 인상 조정했습니다. 물론 원유값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료값 인상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비용이 인상된 것도 원유값 인상 조정에 한 몫을 했다고도 하나 그것보다는 낙농가들이 협회를 중심으로 하나된 힘을 보였기에 해 낸 것이었습니다. 만약에 낙농가들이 힘을 합쳐서 하나가 되지 못했다면 원유값 인상 조정을 해 내지 못했을 것이고, 낙농가들의 어려움은 점점 더 가속됐을 것입니다. 낙농가들의 성공적인 궐기대회와 협회 임원들의 단식농성, 그리고 낙농가들이 어느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비용을 부담하여 궐기대회와 단식농성을 했다는 것이 그 뜻을 크게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낙농 여건은 점점 어려워 지고 있습니다. 낙농 문제는 낙농가 스스로 해결하지 않고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어느 누구도 낙농가의 어려움을 알려 하지도 않고 또 실감할 수도 없습니다. 낙농가의 어려움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한 낙농가를 위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하려 들지도 않습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이 아직 국회 비준이 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낙농가들은 그 결과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현재 정부에서 EU와 수 차례 자유무역협정 실무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낙농가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고, 호주 및 뉴질랜드와도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음이 수 차례 보도되고 있습니다. EU는 우유생산량이 소비를 초과하여 생산을 제한하고 있으며, 호주와 뉴질랜드는 낙농 선진국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급을 목적으로 하였으나 이제는 수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우유를 가장 싸게 생산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이들 나라는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이 이루어 지면 우유를 비롯한 낙농제품을 더 많이 수출을 꾀할 것이고, 우리나라는 소비자인 국민에게 보다 싼 유제품을 공급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우리 낙농가를 생각하기에 앞서 유제품 수입에 힘을 기울이게 될 것입니다. 금번 원유값 인상 조정 시 소비자단체에서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과거에는 많은 낙농가 수를 무기 삼아  낙농산업을 이끌어 왔으나 이제는 낙농가의 수가 급감하여 낙농가 수를 들먹일 수도 없는 실정입니다.
저는 곤충세계를 유심히 관찰하곤 합니다. 보잘것없는 곤충들이지만 살기 위한 조직생활에는 감탄을 하곤 합니다. 개미, 벌 하나 하나를 보면 별 것 아니지만 개미 떼, 벌 떼를 보면 큰 힘을 발휘하지 않습니까.
우리나라의 낙농산업을 지키고 낙농가 개개인의 낙농산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낙농가 개개인의 어깨에 달려 있습니다. 개개인의 어깨에 달려 있다고 하여 개개인의 흩어진 힘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어 내지 못합니다. 금번 이루어 낸 원유값 인상 조정과 같이 하나된 힘 만이 해낼 수 있습니다. 나 개인의 낙농업 보다는 우리 조직의 낙농산업, 우리나라의 낙농산업에 초점을 맞추어 힘을 하나로 모아야만 우리나라와 개개인의 낙농산업을 지키고 또 유지할 수 있도록 주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나된 힘은 무궁무진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개개인의 힘은 무력하고 주위로부터 무시당하지만 하나된 힘은 그 힘의 소리가 진동을 하고 주위 모두가 그 힘에 압도당하게 됩니다.
낙농가들은 우유소비에도 많은 힘을 쏟아야 합니다. 과거에는 낙농가들은 우유만 생산하면 자신의 할 일은 다 한 것으로 우유의 처리, 가공, 판매는 유업체와 판매자들의 몫이었습니다. 또 과거에는 우유는 인체에 이로운 모든 영양분이 균일하게 들어 있어 경제사정이 허락하는 한, 그리고 먹을 수 있는 한 많이 먹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우유가 인체에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자들도 나타났고, 우유 대체 식품들이 많이 등장하여 매년 두 자리 숫자로 우유 소비가 증가하던 것이 멈추었으며, 그대로 두면 뒷걸음까지 치는 지경에 와 있습니다. 낙농자조금으로 우유소비를 위하여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한계에 놓여 있습니다. 본인이 항시 주장하고 있는 사항이지만 “내가 생산한 우유는 내가 판다”는 각오로 우유 소비를 위하여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원유값 인상 조정할 제반 여건이 조성됐다고 해도 우유 소비가 여의치 않으면 원유값 인상 조정은 어려워 지는 것입니다. 나도 우유를 소비하고 주위 분들에게도 우유를 권하는 우유 홍보원이 돼야 합니다. 낙농자조금 사업에 참여했다고 하여 우유소비에 대한 몫을 다 했다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낙농선진국에 비해서 더욱 더 많은 우유가 소비 돼야 하고 또 소비될 여지가 있습니다. 낙농선진국에 가 보면 많은 우유를 먹고 있으면서도 ”더 많은 우유를 먹자”는 광고물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낙농가들의 하나된 힘만이 우리나라의 낙농산업을 지키고 또 개개인의 낙농산업을 존속시킬 수 있습니다. 협회 그리고 낙농조합들은 낙농가 개개인이 할 수 없는 낙농업에 관한 일을 하나된 힘을 바탕으로 해 내고 있습니다. 그 조직들이 탄탄하게 운영될 때 우리나라의 낙농산업도 탄탄해 집니다. 낙농가들은 나 개인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협회의 발전에 초점을 맞춰야 나의 낙농산업이 발전할 수 있음을 낙농가 각자 마음 깊숙이 간직해야 합니다. 협회 임직원, 낙농조합의 임직원들이 이곳 저곳을 쫓아 다니며 아쉬운 소리도 하고, 무릎을 조아리며 사정도 하고, 또 목적 달성을 위하여 흥분을 하는 것도 하나된 낙농가의 힘에 의해서 우러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낙농가의 수가 계속 줄고 있습니다. 많은 숫자를 앞세워 우리의 주장을 펼 수 없으니 이제는 하나된 단결의 힘만이 우리 조직도 지키며 발전 시킬 수 있고, 또 낙농산업도 지킬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다짐 해 봅시다. 우리 낙농가의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한다는 다짐도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