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年1500만병 생산… 北주민 지원”;평양에 공장설립… 本社기자 ‘굿네이버스’ 訪北동행 ‘남포육아원’ 우유·분유 부족… 지원 절실 발행일 : 2005-07-04 A2 [종합] 기자/기고자 : 허인정 국내 결식아동 지원, 북한 구호사업을 펴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굿네이버스 대표단이 지난 29일부터 3박4일간 북한을 방문했다. 2003년 8월부터 지원이 시작된 정성제약 병주사제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 공장을 세우기 위해 굿네이버스는 총 114만달러(11억7000만원)를 지원했고, 50여명의 기술지원단이 11번에 걸쳐 방북했다. 남북 협력으로 연간 1500만병의 항생제를 생산할 수 있는 첨단 설비가 평양에 세워진 셈이다. 정성제약연구소 전영란 사장은 “남측의 도움으로 첨단 설비를 갖추게 됐다. 평양은 물론 주변 지역에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라고 말했다. 굿네이버스 이일하 회장은 “주사제보다 복용이 편리한 캡슐형 항생제를 생산할 수 있는 대동강 제약공장도 10월 중 완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는 대표단을 위해 굿네이버스가 지원한 평양·남포 육아원 방문, 김일성종합대학·소년인민궁전 참관, 묘향산 등반 등의 일정을 준비했다. 그중 방북 대표단의 시선을 모은 이벤트는 평양 봉수교회에서의 예배였다. 북측 성가대의 환영 찬양이 20여분 이어졌으며, 북측 목사의 설교에 이어 남측 목사의 축도가 이어졌다. 이일하 회장은 “한 시간에 걸쳐 거의 모든 절차를 빼놓지 않고 거행한 예배였다. 방북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30일 방문한 ‘남포 육아원’은 굿네이버스의 지원으로 새 단장을 한 상태였다. 방마다 10~15명의 아이들이 보모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방문객을 맞았다. 항구가 옆에 있는 탓인지 공기는 습하고 더웠다. 선풍기는 눈에 띄지 않았다. 두께 2cm 정도의 담요를 덮은 두살 남짓한 아이는 이마에서 땀을 흘리며 잠에 취해 있었다. 우유·분유 등 먹을것과 여름옷·이불 등은 충분하지 않아 보였다. 평양 시내 큰 건물들 앞에는 대부분 매대(간이매점)가 있었고 팥속증기빵·청량음료·에스키모(소프트아이스크림)·빙수를 팔고 있었다. 평양 만경대 김일성 주석 생가에도 그림·장식품을 파는 매대가 있을 정도로 ‘달러’ 벌이에 적극적이었다. 경작자 이름을 적은 포전(圃田·논밭의 북한식 용어)도 쉽게 눈에 띄었다. 굿네이버스가 젖소를 지원한 평양 강동군 구빈리 협동농장에선 주민들의 소득 차이가 10배 이상 벌어졌다고 했다. 수십명 단위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 3~4명 규모의 러시아 관광객, 조총련 학생들로 주변 호텔은 북적거렸다. 평양의 거의 모든 상점에서 유로화와 달러, 중국 인민폐를 받았다. 북한이 ‘7·1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발표, 자본주의식 개인 경쟁체제를 도입한 지 만 3년. 북측 관계자는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했다. 평양=허인정기자 (블로그)n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