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유생산량이 지난해 193만 톤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한 가운데 국내 낙농 생산기반 붕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우유 소비량도 꾸준히 감소하면서 소비 감소에 따른 연쇄작용으로 원유생산량이 더욱 줄어들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원유생산량 감소는 불안정한 사료 원료 수급 여건과 여름철 기상악화, 우유 생산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인한 젖소 사육마릿수 감소에 따른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연간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소비자의 식품 기호도 변화, 다양한 대체 음료 생산과 더불어 수입 멸균유의 소비시장이 늘어나 국내 우유 소비 역시 더욱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주요 유제품 수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2026년부터는 수입 우유에 무관세율이 적용돼 국산 우유와 유제품 시장의 위축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온에 약한 젖소의 특성상 3~5월은 연평균 납유랑을 웃돌지만 8~11월에는 연평균 납유랑보다 적은 양을 생산하는 등 계절적인 원유의 수급편차도 문제가 되면서 원유의 잉여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식량안보차원에서 낙농산업의 생산기반 유지를 위해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낙농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유를 생산하기 시작한 젖소는 임신 전의 건유기를 제외하고는 매일 일정량의 원유를 생산하며 젖을 완전히 짜주지 않으면 유방염이 발생하는 등 젖소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낙농가들은 우유 수급 상황과 별개로 매일 1~2회의 착유를 해야 한다”며 “낙농산업은 여타 농축산물과 다르게 특수성이 존재해 수급 상황에 맞춰 농가가 임의로 생산을 조절하거나 중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산기반 유지를 위한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그는 “젖소가 원유를 생산하기 위해선 최소 2년이라는 기간이 필요하다”며 “암송아지가 성장하면 교배를 통해 임신이 되고 280여 일 동안 착유하는데 이 과정 전까지 대부분의 농가는 많은 부채를 껴안고 농가 경영을 시작하게 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박종구 충남대 명예교수는 “1970년대 이후 50여 년의 낙농 역사를 거치면서 우리의 낙농 기술 수준은 엄청난 성장을 해왔으며 우리나라 원유의 위생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면서 “이는 낙농 경영 여건이 취약한 여건 속에서도 개별 낙농가의 피눈물 나는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박 명예교수는 이어 “국내 우유·유제품 시장이 수입 멸균우유와 유제품에 의해 잠식당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우유와 유제품 시장이 속수무책으로 위축되고 있다”며 “어떠한 경우라도 우유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보호돼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농수축산신문 4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