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앞문 살짝 잠그고 뒷문 활짝 열어준 우리정부

- 한·뉴 FTA협상, “보수적 개방”이라는 정부주장은 궤변이다 -

“보수적 개방”. 한·뉴질랜드 FTA 협상결과를 놓고, 정부는 농축산물은 보수적으로 개방했다는 자평을 내놓았다. 국내 낙농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주요 낙농품은 양허제외를 했고 TRQ 무관세쿼타를 불가피하게 내주었다는 것이다. 한·미, 한·EU FTA 체결 당시에도 우리정부는 똑같은 코멘트를 내놓은 바 있다.

한·미, 한·EU, 한·호주, 한·뉴질랜드 FTA 체결 시 우리 정부가 TRQ로 내놓은 주요 품목은 전지분유, 탈지분유, 연유, 치즈, 버터, 조제분유다. ‘94년 UR협상시에는 전지분유, 탈지분유, 연유, 버터를 시장접근물량으로 배정했다. TRQ물량과 시장접근물량은 전지분유·탈지분유·연유 9,762톤, 치즈 23,839톤, 버터 1,789톤, 조제분유 1,915톤으로 총 37,305톤(원유환산 395,342톤)이다. 이는 ’13년도 주요 품목 수입물량의 약 31%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치로 국내 시장잠식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품목별로 TRQ물량을 우리나라 ‘13년도 수입물량과 비교해보면, 전지분유·탈지분유·연유 44.9%, 치즈 28%, 버터 31.7%, 조제분유 60.4%로 상당한 비중을 보이고 있다. TRQ 제공이 양허제외를 위한 것이 아니라 선진국에 국내 낙농산업을 양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잘못된 첫 단추는 한미 FTA에서 시작되었다. 전지분유, 탈지분유, 연유 관세를 현행유지 하겠다며, TRQ 5,000톤을 초년도에 배정하고 매년 복리 3%로 기한 없이 증량하는 해괴한 협상결과를 내놓았다. 이는 타국가가 우리나라 FTA 협상에서 모범사례에 제시되어 협상 시 마다 미국과 같은 방식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EU와의 협상결과도 같은 맥락이다.

전지·탈지분유 무관세쿼타에 더해 분유대용인 혼합분유는 아예 관세철폐다. ‘13년 우리나라가 수입한 분유(전지·탈지·혼합)는 총 55,573톤으로 이중 혼합분유는 33,858톤으로 61%나 차지하고 있다. 12년만에 국내분유 재고가 15,000여톤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들어 혼합분유 수입은 전년대비 10.6%나 증가하였고, 그 올가미는 낙농가에게 전가되어 우유생산 감축에 직면해 있다.

정부는 농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문을 잠갔다고 홍보하지만, 앞문 살짝 잠그고 뒷문 활짝 열어준 것이 실상이다. 낙농분야 만큼은 우리나라의 FTA 성적표는 최악이다. 무분별한 유제품 수입 급증의 단초는 TRQ다. 전국 낙농가의 주름진 얼굴 앞에 우리정부는 궤변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정부의 현실 인식, 당혹스럽다.

2014. 11. 19(수)

한 국 낙 농 육 우 협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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