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평□

농가 특별사료구매자금 상환기한 연장, 정말로 필요하다!

 

    씁쓸하고, 불안하다. 최근 낙농상황을 겪고 있는 농가들의 하나같은 생각이다. FTA, 구제역 발생이 그렇고, 엊그저께 사료가격이 인하되긴 했지만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 매어받자 막상 유대 날 부채 갚으랴 외상매입금 치르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게 많은 농가들의 실제 고충이다.

    그냥 하는 볼멘소리가 아니다. 2006년 말부터 폭등한 배합사료 가격은 지난해 여러 차례 인하되긴 했으나 아직 35% 인상된 수준이다. 조사료 값도 매한가지다. 이제 근근이 경영이 호전되려는 참에 사료구매자금 상환기한이 도래되어, 지원을 받은 많은 농가들이 자금 상환을 위해서는 높은 이자율의 일반대출로 돌릴 수밖에 없다. 이마저도 어려운 농가들은 소를 팔아 메워 넣어야 할 판이다. 2008 낙농기초조사 연구에 따르면, 1억 원 이상 부채를 안고 있는 농가들이 전체 농가에 절반이 될 정도로 낙농가 부채는 심각하다. 후계자나 영세 농가들의 상황은 더더욱 그렇다.

    무작정 연장해 달라는 것은 아니다. 낙농업의 특성을 보자. 타 축종에 비해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사료비 비중이 가장 높고, 장치산업으로 시설투자에 따른 부채 또한 많은 것도 사실이다. 송아지 구입에서 소득창출이 가능한 젖을 짜는 착유소까지 최소 28개월이 소요된다. 이제 겨우 사료가격 몇 번 인하되었다고, 2008년도에 대출받은 원금상환이 가능한 게 아니다. 그만큼 지금상황에선 사료구매자금 상환을 위한 기한연장이 절실하다.

    이제 고작 6천 7백호 남짓 밖에 남지 않았다. 씁쓸하고 불안한 농가들의 고충을 떠안아 해결할 수 있는 관용과 배려, 그리고 현장과의 소통이 지금 정부에겐 필요하다. 정부예산 문제나 사료값 인하 상황을 운운하면서 한쪽 귀로 듣고 흘릴 수 있는 사안이라 애써 치부하지 말기를 바란다. 농식품부의 권위는 스스로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농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다. 농가 특별사료구매자금 상환기한 연장이야말로 농식품부가 말하는 소위 현장농정이다.

 

2010. 4. 1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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