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한 병에 천 엔!　그래도 팔리는 이유는?

「나까호라목장」의 간판제품인 우유. 지방의 균질처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병뚜껑 안쪽에 지방이 붙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 병에 1,188엔(세금포함)하는 우유가 있다. 일본 이와데현(岩手県)의 산중에서 자연방목을 실시하고 있는 「나까호라 목장」의 우유가 바로 그것이다. 경제합리성을 무시하고, 업계의 상식조차 거스르면서 30년 이상을 버티며, 7년 전부터는 IT기업과 연계해서 도쿄에 점포를 열어 판매를 늘리고 있다. 특별한 맛과 어떻게 이 같은 가격에 팔 수 있는지에 대해 그 비밀을 알아본다.

아? 생각했던 것보다 맛이 진하지 않네!

  내친김에 도쿄 긴자에 있는 전문상점에서 720㎖의 우유 한 병을 사서 마셔봤다(기자).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맛이 진하지 않았다. 마시는 순간 산뜻한 맛이 느껴지면서 입 안에 단 맛이 퍼져 나갔다. 평소 우유를 싫어하는 친구에게 마셔보게 했더니 “싫어하는 우유의 독특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나까호라 목장은 만화영화 「알프스소녀 하이디」와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목장이다. 이와데현(岩手県) 모리오까(盛岡)시에서 차로 2시간이 걸리는 이와이즈미초(岩泉町)의 표고 700~850미터의 산중에 위치하고 있다. 연중 약 100두의 소들이 산을 자유로이 걸어 다니며 살고 있다.

마츠야(松屋, 도쿄 긴자)의 나까호라목장 전문점의 점원에 의하면, 제조 후 4~5일 후에 단 맛이 늘기 시작해서 7~10일 쯤 단 맛이 최고조에 달한다고 한다. 

주스와 비슷한 비싼 가격인데, 이상하지 않나요?

  목장장인 나까호라 씨(64)와 얘기를 나누었다. 왜, 이렇게 가격이 비싸지요(기자)? “금액만을 보면 비싸게 느껴질지 몰라도, 식품의 본질을 생각하면, 저는 결코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가 묻고 싶은 것은, “살아 있는 소가 생산한 우유가 주스와 같은 가격에 팔리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요?“라는 답이 돌아 왔다.  

 일반우유보다 가격이 비싼 것은, 나까호라 목장에서는 효율을 추구하지 않고, 자연방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료는 산에 자생하는 야초, 나뭇잎 등이며,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수정 및 분만도 소들이 알아서 하며, 우분은 풀과 나무의 비료가 되어 순환한다.

                                         낙농업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나까호라 씨

우유는 공산품이 아니다!

  목가적이네요(기자). 동업자로부터는, 「시대에 뒤떨어진다!」, 「비효율적이다!」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러나 우유는 공산품이 아니다. 가축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무엇보다 가축으로부터 우유, 고기, 계란 등과 같은 생명을 인간이 받는 이상, 그 가축이 건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람들에게 맛있고, 건강에 좋은 우유는 행복한 소가 생산한 우유라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한 때는 지금과 같이 직원들이 함께한 것이 아니고, 부부가 목장을 경영하였다. 아내의 진통이 시작했을 때 “조금만 기다려 줘!”라고 말한 뒤, 착유가 끝나고 한 시간 걸려 병원에 도착하여, 30분 후에 무사히 출산했다.

     유유히 풀을 뜯고 있는 소들

자연방목, 국내에는 극소수

  목장에서 풀을 뜯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인데, 보통의 목장과 다릅니까(기자)? 자연방목을 시행하고 있는 낙농가는 극소수로, 비용절감을 우선시하여 우사에 소를 밀집사육하며, 수입사료를 먹이는 것이 보통이다.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을 시키며, 많은 양의 우유를 생산한다. 그래서 두 당 산유량은 나까호라 목장의 3~5배에 달한다.

30분 걸려 살균, 대량생산은 무리

  마셔보니 맛이 진하지 않고, 산뜻했다(기자). 「맛있는 우유=맛이 진한 우유」는 틀린 말이다. 자연에서 풀을 먹여 키운 소의 우유는 감칠맛이 나면서도 맛이 산뜻해서 잘 넘어간다. 또한 맛도 계절에 따라 변한다. 풀의 수분함량이 많은 여름철에는 유지방함량이 3.5% 정도로 낮으므로 맛이 산뜻하나, 겨울철에는 지방함량이 4.5%까지 높아져 맛이 약간 진하게 느껴진다. 

  우유의 풍미를 잃지 않기 위해 30분에 걸쳐 저온살균을 하므로 대량생산에는 부적합하다. 그러나 수초 간 고온살균을 하는 우유는 단내가 난다.  

연매출 2억 4천 800만 엔

  이 가격으로 팔립니까(기자)? 먹거리에 까다롭거나, 먹거리와 건강에 대해 관심이 있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속도는 느리지만 저희 우유에 대한 지지층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매출이 2012년에는 7,600만 엔이었으나, 2016년에는 2억 4,800만 엔까지 늘어났으며, 금후에도 늘어날 전망이다. 인터넷판매 외에 도쿄, 나고야에 상설매장이 4개소와 협력매장이 1개소 있다.   

  「나의 Bakery＆Cafe(도쿄, 에비스)」에서는, 「엄선된 최고의 빵」 이란 문구를 내걸고, 나까호라 목장의 탈지유를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우유는 사치품?

  이 가격으로는 매일 우유를 마시기 어렵지 않나요(기자)?  도대체 우유를 매일 마셔야 할 필요가 있을까? 우유는 사치품, 자양식품으로, 1주일에 몇 번만 마셔도 된다.

     겨울동안 나까호라 목장은 눈으로 뒤덮이지만, 눈 속에서도 소들은 건강하다

  통상 대부분의 낙농가는 농협의 지정단체를 통해서 원유를 출하합니다. 지정단체를 경유한 원유는 유업체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됩니다. 그런데 농협을 경유하지 않는 「나까호라 목장」은 낙농업계의 아웃사이더 또는 이단아라고 불리고 있지 않습니까(기자)? 자연방목과 더불어 농협에도 출하하지 않고 생산에서 판매까지 혼자서 해왔다. 농협으로부터는 융자금을 일시에 갚으라는 압력을 받아 왔고, 지역의 동업자로부터는, 이상한 사람취급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아내와 애들에게까지 마음고생을 시켰다.
 
불리한 가격조건

  그렇게까지 불리한 대우를 받으면서 굳이 직접판매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입니까(기자)? 분명히 농협에 출하하면 판매처를 개척할 필요가 없으니까 편하고, 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나는 1984년 31세에 지금의 목장이 있는 산에 처음으로 입식했다. 초기에는 농협에 출하했었다. 그러나 자연방목을 하게 되면, 유지방함량이 아무래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유대를 일반우유의 반값 정도밖에 못 받기까지 했다.

     소와 장난을 치고 있는 나까호라씨

일반우유에 혼합되는 것이 싫었다.

  농협이 생각하는 ‘보통우유’와 달랐다는 건가요(기자)? 보통우유의 절반가격에 출하를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자연방목을 포기하고 우사와 수입사료에 의존한 사육을 할 것인가?의 선택을 강요받았다. 자연방목을 하는 대부분의 낙농가는 후자로의 전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산을 이용한 방목이 지니는 좋은 점을 깨달았기 때문에 전향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농협에 출하하고, 내가 생산한 특별한 우유와 일반 목장의 우유가 혼합되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마침내 1992년에 농협으로의 출하를 그만두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키로 하였다. 처음에는 지역에서 입소문으로 퍼져나감에 따라 도시로의 가정배달이 늘어났고, 2004년에는 연간매출이 1억 엔을 넘어섰다. 

     가축에게도 살아있는 동안 행복하게 될 권리가 있다고 나까호라씨는 말했다(기자). 

그래도 함정은 있었다.

  ‘순풍에 돛단 배’ 같은 낙농가의 인생이네요(기자). 그런 생각이 들지요? 그러나 거기에서 함정에 빠졌다. 2005년, 어떤 투자자로부터 “나에게 판매를 맡기면, 매출을 2~3배로 늘려주겠다”라는 제의를 받았다. 나 자신도 아마 자신감이 생겨서인지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출자를 받아들였다. 유량을 늘리기 위해 제2 목장을 만들었으나 판매가 생각처럼 늘지 않았다.

  우유제조판매회사의 사장이었던 나는 책임추궁을 당했고, 돈을 둘러싼 갈등이 생기자, 모든 것이 싫어져서 마침내 2007년에 제2 목장과 유가공공장을 단돈 ‘9엔’에 넘겼다. 

돈과는 별로 인연이 없는 것 같다.

  그 후 어떻게 생활했습니까(기자)? 맨 처음 시작했던 목장이 남아 있었으나 가공시설이 넘어갔기 때문에 착유한 우유를 버리는 날이 2년 가까이 지속됐다. 그 당시는 정말 고통스러웠다. 자연방목의 컨설턴트를 하면서 겨우 입에 풀칠을 했을 정도였다.  

 
  그런 와중에 인터넷서비스 관련기업인 「링크(도쿄)」가 지원을 제의해 와서 그 자금으로 가공시설을 새로 만들고, 판매 및 홍보, 자금운영 등의 경영도 링크에 맡겼다.   돈 문제는 나에게는 맞지 않는 것 같아, 자연방목만 책임지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    금후의 목표는(기자)? 나 같이 소를 산에 풀어 자연방목을 하는 낙농을 ‘산지낙농’이라 한다. 이 산지낙농을 전국적으로 뻗어나가게 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

  일본은 국토의 70%가까이가 산이지만, 그동안 방치되어 황폐화가 진행되어 왔다. 이 산에 소를 방목하면,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덤불 속에서도 소는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풀이나 나뭇잎을 뜯어먹고 배설한다. 그렇게 되면 덤불은 없어지고, 토양이 비옥해지며, 새싹이 나온다. 그 결과 숲이 재생되고, 낙농과 임업과의 협업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기업을 그만두고, 낙농에 뛰어든 부부

  산지낙농을 담당할 인재육성은(기자)? 현재 나까호라 목장에는 총 14명의 직원이 있다. 모두 20~30대의 젊은이들로, 그 중에는 산지낙농에 매력을 느껴, 대기업을 그만두고 들어온 부부도 있다. 연간 연수생이 약 200명 정도이며, 장래 혼자 독립할 수 있도록 산지낙농의 노하우부터 제조공장을 만드는 법, 제품가공, 판매까지의 경험 등을 교육시키고 있다.

  산지낙농의 싹을 틔우고 있는 셈이다. 20대의 여성이 지금 가나가와현의 한 마을에서 산지낙농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소를 두 마리 방목하여 부가가치가 높은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만들면, 혼자 생활할 정도의 수입은 될 것이다. 그 외에도 구마모토현에서 북해도까지 6명의 나까호라 목장의 졸업생들이 독립해서 산지낙농을 시작하고 있다.   

    
  나의 뜻을 이어가는 젊은이들이 하나, 둘 독립하다 보면, 일본 낙농업계에 커다란 자극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출처: 일본 나까호라 목장(아사히 신문, 2017. 6.17 기사)
번역: 낙농정책연구소 소장(영남대 명예교수) 조 석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