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를 포함한 트럼프의 무역정책과제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1일 2017년도에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게 될 주요 정책목표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USTR 대표 지명자인 Robert Lightizer씨의 정식 임명이 확정되어 보고서 마무리에 참여할 때까지 일종의 중간보고서적인 성격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336페이지에 이르는 이번 보고서는, 미국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현 무역정책은 미국의 노동자 및 기업에 유익하지 않다는 전제 하에,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전략을 서술하고 있다. 그런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보다 미국의 제조업기반강화 및 농업과 서비스산업의 수출확대를 위한 새로운 방안을 주장해 왔다. 그 같은 의미에서 “일반적으로 다자간협상보다는 양자협상에 집중함과 아울러 기존의 무역협정에 대한 재협상 및 협상내용의 개정을 통해 그 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한편 미 무역대표부(USTR)에 의하면, 중국, 세계무역기구(WTO),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과 한미자유무역협정(KORUS) 등이 과거에 미국에 대해 불리하게 작용해 온 무역협정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새 행정부에 의해 추구되고 있는 새로운 무역정책목표 가운데는, “미국이 협상국으로 참여하고 있는 다양한 무역협정에 있어서 다른 나라들 혹은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국제기구회원국들이 미국의 권리와 이익을 약화시키거나 의무를 증대시키는 쪽으로 몰고 가려는 시도”에 대해 대항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미 무역대표부(USTR)는 언급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의 무역정책보고서에 대해 Roberto Azevêdo WTO 사무총장은, “미국은 WTO의 분쟁해결시스템을 포함해서 다양한 문제에 대해 분명 우려를 나타내고 있음”을 시인하였다. 아울러 그는 “언제든 미국이 준비가 될 때에 그 같은 문제에 대해 미국의 협상팀과 의견을 교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또한 미 무역대표부(USTR) 보고서는, “세계경제의 여러 주요 분야와 시장이 때로는 외국 정부의 보조금, 지적재산권도용, 통화조작, 국영기업에 의한 불공정한 경쟁조건의 조작, 노동법위반, 강제노동이용 등 다양한 불공정행위”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그 같은 무역장벽을 해소함으로써 미국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첫 번째 과제는 세계무역기구, 양자협정 및 몇 몇 다자간 무역협정이 종종 그 같은 협정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이 자유시장원칙을 추구하고 있다는 암묵적인 양해 하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세계경제 속에는 자신들의 경제체제가 자유시장원칙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 국가들이 포함되어 있는 만큼 그 같은 국가의 경제체제가 경제원칙에 비추어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보다 예리한 분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더욱이, 제도와 제도의 이행 및 무역원칙의 적용 등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미 무역대표부(USTR) 보고서는 중국의 무역정책에 대한 명확한 사례를 들어 언급하고 있다.

 

  중국이 WTO에 참여한 이래 상품무역에서 미국의 적자는 2000년에 3,170억 달러에서 2016년에 6,48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로 인해 같은 기간 동안 미국의 제조업분야에 있어서 거의 5백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상실되는 결과를 초래했음을 미 무역대표부(USTR) 보고서는 언급하고 있다. 그로 인해 미국의 산업생산은 지난 16년간(1984〜2000) 71%의 성장을 나타낸 데 비해, 지난 16년간(2000〜2016)에는 9% 성장에 그쳤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중국과의 교역에 있어서 재화와 서비스부문의 적자는 지난 15년간(2000〜2015) 819억 달러에서 3,340억 달러로 증가한 데 비해, 미국 내 중산층 가구의 소득은 2000년의 57,790 달러에서 2015년에 56,516 달러로, 1,274 달러가 감소했다. “이 같은 수치는 현 세계무역시스템이 중국에게는 매우 유리했지만, 21세기 이후 미국에게는 유사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는 국제시장에서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기업에 대해 보다 공정한 시장접근을 허용토록 하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시기가 되었다고 미 무역대표부(USTR)는 언급하였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자유무역협정(KORUS)의 적자

 

  또한 미 무역대표부(USTR)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자유무역협정(KORUS)도 주요 무역협정과 함께 우려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경우 캐나다, 멕시코와의 무역에 있어서 2016년에 상품무역에서 740억 달러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와 클린턴이 이미 2008년에 이 같은 사태를 비난하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재협상 또는 협정탈퇴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미국 정치인 가운데 최근과 같은 사태를 비난하며 NAFTA의 재협상을 요구하는 첫 번째 정치인은 아니라고 보고서는 언급하였다.

 

  2012년에 발효된 한미자유무역협정(KORUS) 역시 미국의 무역적자를 증가시키는 데 기여했다. 즉, 한미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 이래 한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액은 12억 달러가 감소한 반면, 한국의 미국에 대한 수출은 같은 기간 130억 달러 이상이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한국과의 교역에 있어서 미국의 무역적자는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 같은 결과는 결코 미국이 기대했던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최근 10여년에 걸쳐 미국은 연속적으로 주요 무역협정을 타결했으며, 그 결과는 미국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미 무역대표부(USTR)는 언급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사실은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환태평양자유무역협정(TPP)과 같은 다자간무역협정에서 탈퇴하여 양자협상을 선호한다는 점을, 최근 칠레에서 개최된 TPP 각료회의에 참석한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TPP 회원국들이 인지하는 계기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한국, 중국과 컬럼비아 등과는 소규모의 양자협상을 개최함과 아울러 호주, 브루네이, 캐나다, 칠레, 일본, 말레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등과는 3월 15일에 조찬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동시에 미국은 TPP 협정대상국의 현지 대사를 통해 아직은 양자협상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을 통보하기로 하였다.

 

출처: 「Geneva Watch」, Vol. 17, No. 10(2017. 3.13)
번역: 낙농정책연구소 소장(영남대 명예교수) 조 석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