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굽질병의 농가 예방관리와 긴급조치 사항 정 영 훈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낙농과 수의연구사 발굽질병은 유방염, 번식장애와 함께 젖소의 3대 질병으로, 질병의 분포가 우군의 일부에 국한되기보다는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축산농가에 있어서 경제적인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굽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제거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원인을 그대로 방치하고 치료를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건강한 발굽상태를 가진 우군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밀사와 무리한 사육은 발굽질환을 부른다. 발굽질환의 대부분의 원인은 환경에 기인하다. 그리고 그 환경적 요인은 경제적 이유로 우군은 나쁜 환경에 지속적으로 사육시키는데 있다. 대표적으로 밀사(crowding)를 들 수 있는데, 일정한 공간에 지낼 수 있는 소들의 숫자보다 훨씬 많은 소들을 사육하고 있다면 그 우군에는 발굽질환이 반드시 생겨난다. 소들 사이에서도 서열이 존재하고 자신이 확보하고자 하는 공간이 있는데 만약 이 공간이 급격하게 줄어든다면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서있는 시간이 늘어나며 또한 운동에 제약을 받게 되면서 많이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다리쪽으로 원활한 혈류의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산소와 영양공급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 발굽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서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우군은 발굽질환의 주요원인이 되는 제1위 산증(rumenal acidosis)에 걸리기 쉬운데 이는 서 있는 소가 앉아서 휴식을 취하면서 반추하는 소들보다 적은 양의 타액을 분비하게 되고, 이때 제1위 산증으로 이어질 확률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얼마나 자신의 우군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지 확인 할 방법이 있는데 그것이 소위 안락지수(cow comfort index)이다. 쉽게 말해서 휴식을 취하려고 하는 소들 중에 얼마나 많은 소가 제대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만약 특별히 사료를 먹거나 물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주위를 서성거리면서 서있는 소가 많다면 안락지수가 낮은 것이고, 안락지수가 일정수준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발굽질환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고 판단하면 된다. 우군의 규모에 맞추어서 축사의 크기를 늘려준다면 가장 좋겠지만 만약 그럴 수 없다면 소들이 확보하고 싶어하는 공간을 줄여주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사람이 길거리에서 걸어가다 낯선 사람과 부딪치기 전에 미리 피하는 것을 상상해보라, 만약 마주치는 사람이 낯선 사람이 아니라 친구나 가족이었다면 아마 그 공간이 줄어들거나 피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소들도 이러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소들이 느끼는 공포감이나 적대감을 줄여주는 방법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뿔을 잘라주면 소들이 서로 확보하려는 공간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병원체를 차단하라 발굽질환 중 가장 전염성이 강하고 근절하기 어려운 것이 있다면, 우상성 피부염(digital dermatitis)을 들 수 있다. 우상성 피부염이 없는 농가에서는 특히 외부로부터 소를 도입할 때는 바로 기존의 우군에 합사시키지 말고 격리상태에서 우상성 피부염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우상성 피부염이 있는 개체가 확인되면 치료를 실시하고 완치 후에 합사하여야 한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발굽삭제도구나 보정기구로 옮겨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상성 피부염의 원인균은 우사바닥의 분변 내에 상재하고 있는데 여러 농가를 드나들면서 삭제도구를 멸균시키지 않고 사용하거나 발굽을 묶는 보정기구가 오염되어있는 경우에는 옮겨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한다. 또한 우사 내의 분변은 수시로 치워주어서 위생적인 환경을 유지하여야 한다. 우사의 바닥환경을 개선하라 소의 발굽질환이 걱정된다면 발굽이 가장 많이 닿는 바닥환경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본래 소의 발굽은 땅위에서 살기에 가장 적합하게 되어있으나, 근대화되면서 효율적 사육을 위해 콘크리트 바닥으로 대체되게 되었다. 콘크리트 바닥은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편리하지만 소들에게는 그렇게 좋은 환경은 아니다. 보행을 할 때 흙은 그 충격을 흡수하는데 비해 콘크리트는 직접 그 충격을 발굽으로 전해준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완충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고무매트나 톱밥 등을 깔아주는 것이 좋다. 또 다른 콘크리트의 단점은 표면이 너무 거칠거나 미끄럽다는 점이다. 공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콘크리트는 표면이 거칠어서 발굽의 마모를 많이 일으킨다. 발굽이 자라나는 속도에 비해서 너무 많이 마모되면 문제가 되므로 새로 지은 우사에서는 이점을 유의해야 한다. 반면에 시간이 지나면서 콘크리트의 바닥은 점점 미끄러워지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되면 소들은 마치 얼음판 위를 걷듯이 조심스레 걷게 되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콘크리트 바닥에 홈을 파서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여야 한다. 바닥환경이 좋지 않아 쉽게 움직이려 하지 않는 소들을 관리자가 개를 동원해서 몰거나 막대기로 치면서 모는 행동들은 좋지 않다. 미끄러운 바닥에서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달리게 되면 부상의 위험도 있고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발굽관리가 필요하다 발굽관리를 정기적으로 해주는 것이 발굽질환을 예방하는 데 또한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파행을 관찰할 수 있는 전문가는 일반인보다 약 2.5배는 더 파행을 잘 찾아낼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이는 소의 파행이 쉽게 관찰되지 않아 그대로 방치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파행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전까지는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가, 상태가 심각해진 후에야 치료를 하게 되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발굽질환은 오랜 시간동안 꾸준히 진행되어 오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이를 미리 알아보기 위해서는 1년에 2회 정기적으로 발굽삭제를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발굽이 길지 않으면 삭제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발굽의 길이에 상관없이 다양한 발굽질환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이를 미리 확인하고 조치를 취해주는 것이 발굽삭제의 또 다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늦은 봄과 늦은 가을 2회 발굽삭제를 해주는 것이 일반적이고, 만약 모든 우군에서 실시 할 수 없다고 하면 적어도 분만 전의 개체들은 꼭 실시해주어야 한다. 그 이유는 분만 전 후에 발굽질환은 현격히 다발하는데 분만 전에 미리 이를 확인하고 대처한다면 그 발병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발굽삭제는 반드시 발굽의 해부학적인 구조를 잘 아는 수의사를 통해서 실시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잘 알지 못하는 비숙련자가 실시할 경우 과도한 삭제나 삭제시 무게지지 부위(weight-bearing surface)형성이 잘못되어서 자칫 잘못하면 파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발굽질환을 가진 개체에 대해서 질병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경우 이를 적절하게 치료하지 못해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문수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가장 잘못된 치료방법 중에 하나가 감염성과 비감염성의 구분없이 발굽질환을 치료하는 점이다. 발굽질환의 대부분의 치료는 전신적 항생제가 필요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주사용 항생제를 남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착유우의 경우에는 이런 불필요한 항생제의 사용으로 착유를 할 수 없게 되는데 이는 축산농가의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세족시설을 갖추라. 세족시설은 건강한 발굽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다. 세족시설의 위치는 착유장 바깥쪽에 위치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일차적으로 물로 분변과 이물질을 씻어내는 시설(pre-bath)을 거치고 난 후 세족기로 들어가는 것이 세족액의 효과를 지속시키는 데 좋다. 세족기의 규격(가로 3m × 세로 1m × 높이 15cm)은 소가 걸어갈 때 반드시 네 발 전부가 세족액을 거치도록 충분한 크기와 높이를 유지해야 한다. 얼마나 우군의 발이 청결한가와 세족액의 종류와 날씨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150두에서 200두의 세족 후에는 세족액을 교체하여야 한다. 세족액을 교체할 때는 세족기를 물로 한 번 세척하고 새로운 용액으로 교체하여야 하고 일단 세족을 마친 소들은 건조하고 깨끗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족액으로 가장 효과를 보는 부위는 지간사이인데 이를 통해서 지간부란(foot rot)이나 지간피부염(interdigital dermatitis)를 예방할 수 있다. 세족은 일주일에 3일 정도 실시해주는 것이 좋으며 효율적로 하기 위해서는 달력에 미리 세족을 실시할 날을 표시해 놓고 실행하면 좋다. 세족액의 종류는 황산동, 황산아연, 포르말린이 쓰이는데 황산동과 황산아연은 5~10%, 포르말린은 3~5%의 농도를 가장 적당하다. 포르말린은 사람과 소 모두에게 자극적인 가스를 발생시키므로 반드시 환기가 되는 공간에서 사용해야만 한다. 또한 포르말린은 농도조절을 잘못하게 되면 화상의 위험이 있으니 반드시 용법과 용량을 지켜서 사용하여야 한다. 발굽질환에 긴급조치사항 발굽질환을 호소하는 환축은 고통과 스트레스로 인해 사람을 피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적절한 치료를 위한 보정틀이 없다면 농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거의 없다. 설령 보정틀이 있다고 하더라도, 파행으로 이어진 발굽질환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상황에서 자가치료를 시도할 경우 더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수의사에게 진료를 받아 처리하는 방법이 가장 현명한 것일 것이다. 진료를 받기 전까지 취해줄 수 있는 방법으로 푹신한 바닥으로 이동시키는 방법이 있다. 콘크리트 바닥에서 푹신한 흙으로 이동시키면 파행이 현격하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발굽질환이 있는 개체들은 서있거나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나 거의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료의 섭취도 줄어들고 건강상태는 현격하게 나빠질 수 있다. 가능하다면 사료와 물을 잘 섭취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빨리 수의사에게 진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