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전염성 비기관염 원인 및 대책 노 인 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질병진단센터 수의학박사 1. 정의 소 전염성 비기관지염(infectious bovine rhinotracheitis: IBR)은 소의 호흡기 증상을 주증으로 하는 질병으로 감염 부위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 즉 비기관염, 결막염, 전염성 농포성 음문질염, 전염성 농포성 귀두포피염, 유산, 유방염, 뇌염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발병한 소의 비즙, 눈물 또는 생식기의 분비물 등을 통해 접촉성 또는 직접적인 전파에 의해 감염이 일어나며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 등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 병인론(Etiology) IBR의 원인체는 소 허피스바이러스 1형(bovine herpesvirus type-1; BHV-1)으로 알파허피스바이러스(alpha-herpesvirus)에 속하며 호흡기 질병, 유산, 결막염 및 다른 복합적인 질병을 유발한다. 유적학적 분석에 의해 BHV-1.1은 호흡기형, BHV-1.2는 생식기형, BHV-1.3은 뇌염형으로 임상증상을 구분하며 BHV-1.3은 현재 BHV-5로 재명명하고 있다. 4가지 반추류 바이러스는 BHV-1과 유사 바이러스로 타 축종에서도 BHV-1과 유사질병을 유발하며 BHV-1과 마찬가지로 알파허피스바이러스에 속한다. 이들 바이러스는 소 허피스바이러스 5형(BHV-5), 염소 허피스바이러스 1형(caprine herpesvirus-1; CpHV-1), 사슴 허피스바이러스 1형과 2형(cervine herpesvirus-1, 2; CvHV-1,2)이며 그 외 버팔로 허피스바이러스 1형(buffalo herpesvirus-1), 엘크 허피스바이러스(elk herpesvirus)가 유사 바이러스에 속한다. 유럽에서는 소와 타 축종간의 교차감염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역학 가. 감염의 발생상황 BHV-1 관련 질병은 대규모로 소를 사육하는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 아프리카, 호주, 뉴질랜드와 같은 국가에서 다발하고 있다. BHV-1에 의한 호흡기 질병은 예방접종을 시행하지 않은 비육우, 육우, 젖소에서 빈번히 발생한다. 혈청학적 조사결과, BHV-1에 대한 항체가가 10~50%정도의 양성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가에 따라 96%의 양성율이 나타나기도 한다. BHV-1에 감염된 보균우는 교미에 의해 다른 성우에게 전염성 농포성 음문질염(infectious pustular vulvovaginitis; IPV)와 전염성 농포성 귀두포피염(infectious pustular balanoposthitis; IPB)을 유발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BHV-1은 야생반추류도 감염되며 특히, 흰꼬리사슴, 뮬사슴, 산양, 버팔로 등에 높은 항체가를 나타낸다. 나. 이병율 및 폐사율 IBR은 2차감염이 없는 호흡기질병의 경우, 폐사율이 높지 않으나 2차 세균감염이 발생하면 기관지폐렴을 유발하여 높은 폐사율을 나타낸다. 이병율은 8%, 폐사율은 3%로 알려져 있으나, 예방접종이 안된 군에서는 20~30%의 이병율이 보이며 심한 경우에는 100%의 이병율을 보이기도 한다. 비육우의 폐사율은 2차 감염에 의해 결정되며 2차 세균감염이 없을 경우에는 1% 미만으로 2차 세균감염이 있어 세균성 기관지염과 기관지폐렴으로 발전할 경우에는 10%의 폐사율을 보이기도 한다. 신생우에서 IBR의 전신감염이 발생하면 거의 100%의 폐사율이 나타난다. 다. 전파 IBR의 주된 감염인자는 감염우의 콧물(비루), 기침파편, 생식기분비물, 정액과 폐사체의 체액 및 조직이다. 비말감염은 호흡기질병의 주된 전파방법이며 최소 3.85m의 거리까지 전파가 가능하다. 교미에 의한 감염은 생식기질병을 유발하는 방법이며 BHV-1은 -196℃에 보관된 정액 내에도 1년 이상을 생존할 수 있다. 라. 질병의 감수성 IBR은 모든 연령, 품종의 소가 감수성이 있으며 대부분 6개월 이상의 소에서 질병이 발생한다. 계절과 상관없이 질병이 발생하나, 비육우의 경우에는 가을과 겨울철에 높은 발생율을 보인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목장에서는 IBR의 호흡기질병과 유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신생우는 모체이행항체의 불충분한 이행으로 전신감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 4. 병리기전(Pathogenesis) 바이러스는 1차 감염경로인 호흡기계, 눈, 생식기계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질병을 유발하며 바이러스혈증(viremia) 및 신경을 통해 여러 장기로 감염이 확산된다. 바이러스는 신경세포 및 림프구계 세포에 지속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들 세포에 지속감염되어 숨어 있다가 감염우의 건강상태가 악화될 경우 재 증식하여 질병이 발생한다. 가. 호흡기질병 BHV-1은 비강 및 상부호흡기계에 감염되어 비염, 후두염, 기관지염을 유발한다. 이들 바이러스는 기관 내 감염되어 기관지상피세포를 파괴하므로 호흡기계의 기계적 방어기전을 파괴한다. 비강내로 침입한 바이러스는 눈물관을 통해 눈으로 전파되어 결막염, 결막부종, 결막의 궤양, 변연부각막의 부종과 같은 병변을 유발한다. 나. 뇌염 뇌로의 바이러스 감염은 비강점막을 통해 이루어지며 그 후 3차 말초신경을 경유하여 3차 신경절에 감염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비화농성 뇌염을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바이러스혈증에 의해 뇌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심한 뇌염은 BHV-1.3인 뇌염형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며 BHV-1.1은 호흡기질병과 경미한 뇌염을 일으킨다. 다. 유산 바이러스의 태반감염은 바이러스가 함유된 말초백혈구가 자궁으로 이동되면서 나타나며 자궁으로 이동된 바이러스가 태아를 감염시켜 유산을 일으킨다. 보통 임신 말기인 3기에 유산을 일으키며 미이라, 유산, 사산 또는 허약우가 나타난다. 허약우는 호흡기계 및 소화기계의 심한 궤양과 염증소견이 나타나며 인후두부위의 심한 부종으로 인해 음식물을 잘 넘기지 못하므로 이물성 폐렴이 종종 나타난다. 라. 지속감염우(latency) 야외에서 분리된 야외주나 약독화된 백신주는 지속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BHV-1에 지속감염된 소는 임상증상없이 3차 신경절에 감염되어 있다가 수송과 같은 스트레스나 코티코스테로이드제가 투여되었을 때 바이러스가 재활성되어 바이러스를 배출한다. 지속감염우는 전우군에 BHV-1을 감염시키는 잠재적인 역할을 한다. 지속감염우를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덱사메타손을 투여한 후 비강삼출물 내에서 바이러스를 확인하는 방법과 부검을 통해 3차 신경절에서 바이러스를 확인하는 방법 2가지가 있다. 마. 기타 BHV-1은 자궁내 감염 시 자궁체와 자궁각에 급성 괴사성 자궁염을 일으킨다. 또한 BHV-1과 BHV-4는 소의 유방염을 유발하는 원인체로 우유로 바이러스가 배출된다. 5. 임상증상 가. 비염, 기관염 및 결막염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3~7일 정도이며 감염 10~20일 후에 임상증상이 발현된다. 주된 임상증상은 식욕부진, 큰 기침, 발열(42℃ 이상), 비점막의 심한 충혈, 비중격 점막층의 회색조 괴사소, 눈과 코의 장액성 분비물, 심한 타액분비 등이 있다. 또한 젖소의 경우에는 유량이 급속히 감소한다. 심한 병변을 가진 일부 개체는 폐쇄성 기관지염으로 인해 임상증상 발현 24시만에 폐사하기도 한다. 젖소의 경우, 보통 경미한 증상을 보이며 식욕감퇴, 기침, 장액성 비루, 타액과다분비, 유량감소와 같은 증상을 나타낸다. 심한 경우에는 각막부종, 결막염, 눈물 등이 보이며 IBR이 발생한 목장은 처음 발생한 시점에서 90일 이내에 유산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비육우의 경우, IBR의 증상이 오랜기간 발현되는 양상을 띠며 2차적인 세균감염에 의해 화농성 비루 등이 나타난다. 임상증상이 4개월 이상 지속되면 2차적인 기관지폐렴에 의해 호흡곤란, 식욕결핍이 나타나며 마지막에는 모로 드러눕게 된다. 일부 회복된 개체일지라도 거친 호흡, 두꺼워진 비강점막과 지속적인 콧물이 나타난다. 결막염은 전형적인 “red nose”로 관찰되며 한쪽 또는 양쪽 눈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다. 일부 IBR 유래 결막염은 Moraxella bovis에서 나타나는 pinkeye로 오인될 수도 있다. IBR 병변은 각막의 부종을 제외하고는 결막에 국한되어 나타난다. 나. 전신감염 전신감염은 10일령 이하의 신생우에서 나타나며 병변이 심하고 폐사율이 높다. 급작스런 식욕부진, 발열, 타액과다분비, 결막염의 임상증상을 나타낸다. 구강점막에는 충혈, 미란과 떨어지지 않는 가피가 덮여 있다. 그 외 증상으로 거친 호흡, 설사, 탈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다. 유산 임신 4~7개월의 소에 감염되면 감염후 2주에서 3개월 사이에 2~20%의 유산이 일어나며 유산우의 약 50%는 후산정체를 나타낸다. 유산된 태아는 육안적으로 특징적인 증상이 없으며 유산한 모우가 비기관염이나 각막염, 결막염, 외음질염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6. 육안소견 성우의 경우, 육안소견은 콧등, 비강, 인후두, 기관, 기관지에 제한적으로 나타난다. 대부분 폐는 정상적인 소견을 나타낸다. 상부호흡기계에는 섬유소성 화농성 삼출물에 가득 차 있고 점막층은 소수의 괴사소가 관찰된다. 조직학적으로 점막층의 급성 카타르성 염증소견이 관찰되며 일부 봉입체가 관찰되기도 한다. 2차 세균감염이 있을 때에는 심한 괴사성 기관지폐렴이 관찰된다. 전신감염된 신생우는 식도, 1위 점막의 심한 괴사, 기관지폐렴 등의 육안소견이 관찰되며 상피세포 내에 봉입체가 다수 관찰된다. 유산된 태아는 심한 사후변화와 국소적인 괴사성 간염이 관찰되며 바이러스 항원은 폐, 간, 비장, 신장, 부신, 태반에서 검출할 수 있다. 뇌염형일 경우 육안소견은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조직학적으로 뇌의 신경세포 변성, 신경교증 및 비화농성 염증 등의 소견을 관찰하며 BHV-5항원을 PCR법에 의해 검출한다. 7. 치료 및 예방 백신을 접종하여 예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직접적인 치료방법은 없다. 대증요법을 실시하고 특히 호흡기감염의 경우 2차적인 세균감염이 수반되므로 광범위한 항생제를 투여해 준다. 예방을 위해서는 생후 2~3개월령에 백신접종을 실시하여야 한다. 전염성 비기관염, 인플루엔자 및 소 바이러스성 설사-점막병의 3종 혼합 불활화백신, 또는 소 호흡기 합포체성 바이러스(BRSV)가 추가된 4종 혼합 불활화 백신이 시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