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유럽 낙농에서 우리의   미래를 볼 수 있었던 시간

 

강 미 경 _ 경기 파주 혜진목장

 

먼길, 유럽. 낙농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프랑스, 독일 그 꿈에 그리던  유럽 선진 낙농산업현장을 직접 보고 듣고 할 기회를 만들어 주어서 고마움을 느낀다.
유럽의 넓은 초지를 보고 부러움은 있었지만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낙농의 미래 또한 유럽못지않게 자부심을 갖고 나름대로 후계자(아들)와 함께 준비하며 운영을 하고 있다. 이런 낙농가가 갈수록 늘어나는 실정에 후계자들에게 선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교육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의 똥지밀르의 한 목장은 치즈를 직접 만들어 판매까지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러한 시스템을 배우고 앞으로 우리목장의 미래를 보고 싶었다. 또한 목장의 자녀들이 우사 밥통을 놀이터 삼아 볏짚도 삽으로 쓸어주고 노는 자연스러움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프랑스의 농협회의소 방문 설명회는 낙농인들 간의 정보를 서로 통할수 있어 여러 작은 단체들이 협동심을 가질수 있게 당국의 적극적인 협조와 전문가의 자문을 갖게 하는 것이 좋았다.

우리나라도 이제 HACCP인증 제도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위생이나 환경에 있어서 철저히 하고 있다.  한가지, 여성낙농인의 목장경영 기록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인에게 의뢰를 해서 목장인은 목장일에 전념할 수 있게 하며 기록이나 서류작성 등은 전문인이 따로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우리도 앞으로 이러한 시스템이 구축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소의 전염병(브루셀라) 등이 발생하였을 경우를 대비하여 이들은 차후 해결 방법으로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가 배워야할 시스템 중 하나다. 프랑스는 목장운영을 함에 있어 목장주가 목장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보 전문인을 양성하고 회계와 기록 경영일지 등을 할 수있는 전문인을 고용하도록 정부가 지원해 준다는 것이 우리가 배워야 할 일이다.

독일의 치즈공장은 한 지역의 단합으로 한 지역의 낙농가가 근처의 가까운 치즈공장을 운영해 높은 유대가격을 받아 목장의 경영을 효율화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부러웠다.

독일 체험농장 방문 또한 젖소 모형을 만들어 아이들이 직접 손으로 만지며 젖을 짜는 체험을 하게 하는 것 또한 스스로 체험장에 나와 청소와 체험장 관리를 하는 것이 아이들의 실질 교육이 잘 이루어 지는 것 같아 보기 좋았다. 이 또한 운영자가 마음을 비우고 사랑과 정성과 행복을 추구하는 마음이 있어야만 된다는 것이 마음에 와닿았다.

독일의 헷센주 농가 방문은 많은 여운이 남는 곳이다. 목장의 건축물을 원목으로 하여 통풍이 잘되게 미닫이 문이 되어있어 원하는 방향대로 조절할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이 목장의 특징은 바이오가스 처리 시설로 전기를 만들면 정부가 이 전기를 전량 구매해  농가 소득에 막대한 이윤을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설을 우리나라 목장들에도 설치하여 목장 운영에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목장의 경영 발전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목장주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 해외연수 과정
김 경 미 _ 전남 영광군 안산목장

 

눈을 감고 회상에 잠겨본다.
TV에서, 영화 속에서, 동화책에서 보았던 모습들, 뾰족뾰족한 지붕들과 초록빛 들판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얼룩소... 
엊그제 일이었는데 아주 오래전 일인 양 아련히 떠오른다.
입가에는 어느새 웃음이 번지고 있다.

난생 처음으로 유럽이라는 곳을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짐을 챙기고 빠진 것이 없나 세심하게 살펴보고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집을 나섰다. 아침착유를 마친 남편이 광주 터미널까지 배웅을 해주었다. 차에 몸을 싣고 차창 밖을 보니 남편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남편에게 못내 미안함이 마음을 울적하게 만들었다.

인천공항 도착. 함께 동행 하는 언니들의 얼굴이 보였다. 어찌나 반갑던지...
시골냄새 풍기지 않으면 어디라도 덧나는지 교육장소를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고 보니 바로 코앞에 두고 빙빙 돌지 않았던가...
우리들은 서로 어이없어 얼굴을 마주보며 웃음보를 터트렸다. 교육 장소에는 많은 분들이 도착하여 서로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가족 걱정들은 모두 잊었는지 그 순간은 모두 행복해 보였다.

첫 날은 해외연수교육을 위한 사전교육과 함께 해외교육동안 지켜야 할 에티켓 및 유의사항에 대하여 교육을 받고 서로 인사와 자기소개 등 안부를 묻는 시간을 가졌다.

프랑스는 우리나라와 7시간 정도의 시차가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모두 잠들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것 같았다. 새벽부터 일어나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옆에 자고 있는 동료를 깨워 이야기보따리를 풀기도 하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듯싶다.

우리는 첫날 아침식사를 하고 (새로운 식사에도 불구하고 모두 잘 먹었다.) 파리 동부 약 250㎞에 위치한 브레따뉴 농업회의소를 방문하였다.
기차를 타고 브레따뉴를 가는 동안 내내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이 아름다웠다. 아주 오래된 건물들이었지만 모두 자기들만의 멋을 뽐내고 있었다.

농업회의소에서 여성의원이 나와 ‘낙농가 운영의 3가지 형태’(개인경영, 부부경영, 가족형 영농조합법인. 즉, 법인경영)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발렌 지역의 유가공 축산업 회장이 나와 ‘유가공 축산업의 기술’에 대하여 설명을 해 주었다. 이들의 축산기술이나 낙농의 운영형태는 앞으로 우리나라 낙농가들도 꼭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다시 조그만 마을에서 유가공 직판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선도 농가를 찾았다. 차를 타고 가는 동안 보니 그들도 원유의 과잉생산으로 인하여 애써 키운 작물을 수확 할 수가 없어 들판에 그대로 버려두고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인 것 같았다.
버려진 옥수수..!! 땅이 부족한 우리는 상상도 못할 일인데,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

농장에 도착하였다. 바람에 날려 살포시 우리의 코끝을 간지르는 냄새는 우리들 농장의 그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다른 것이 있다면 곳간마다 가득히 쌓여진 조사료와 그들의 여유로움 인듯하다. 그리고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철두철미한 그들의 준비성과 노력이었다.
2000년부터 치즈생산판매를 시작하였다는데 서두르지 않고 계단을 오르듯이 한발 한발 준비하는 그들의 모습은 아름다움으로 비쳐졌다. 처음 접해보는 분야에 대한 교육 및 전문기관의 자문, 시장성의 사전조사 그리고 마케팅에서 판매교육까지... 목장유가공을 하려는 사람은 꼭 배워야 할 점인 듯하다. 제품을 생산하는데 있어 목장형 유가공이지만, 큰 공장처럼 규제가 매우 엄격하여 제품의 품질 또한 아주 훌륭하고 믿을 수 있다는 것 또한 매우 공감이 갔다.

프랑스의 일반적 목장에서는 보편적으로 일에 구분이 나누어 있는 듯한데, 부인은 목장 안에서 소 관리 및 세무관련 장부정리, 남편은 넓은 초지에서 농작물 경작 및 기계관리 등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또한 지역과 경종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우리들이 방문한 지역의 대부분 젊은이들은 농촌에서 살기를 원한다고 했다. 우리의 농촌현실과는 매우 상반되는 현상이다.

목장형 유가공을 생각하고 있는 나는 프랑스의 헝지스 농수산물유통센터와 독일의 휘텐탈 유가공장을 방문하면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아주 작은 치즈에서 100㎏, 200㎏ 이상 되는 치즈와 수십 가지의 치즈들이 엄청나게 쌓여있고 또 그것이 모두 소비되는 유럽, 우리는 이제 막 태어난 갓난아기처럼 치즈에 ‘치’자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과연 이 거대한 유럽의 치즈시장과 맞서 싸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하지만 그들의 치즈시장을 눈으로 직접 보면서 그 속에서 나름 희망도 보았다. 우리도 발효음식을 많이 먹는 국민들로서 한국정서에 맞게, 또 자기지역의 특색을 살리고 한다면 결코 좌절하고 두려워만 하고 있을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교육농장!! 이번 교육에서 연수생 모두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희망을 품은 분야인 것 같다. 
교육농장의 목적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농촌과 농업에 대하여 각종 체험을 통하여 재미있게 학교 공부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체험목장이 여기저기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이러한 체험목장을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의 염려가 차별화가 거의 없다보니 일회성에서 그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일회성 체험이 아닌 2회, 3회, 4회... 지속적으로 찾아올 수 있도록 체험을 넘어서 교육까지 곁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그래야 우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교육농장 방문을 통해서 절실히 느꼈다.

교육농장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닐 뿐더러 아무나 해서는 안 된다고 그들은 말한다. 교육농장을 하기 위해서는 목장주의 자질과 자세가 어느 정도 주어져야 한다고 하는데

첫째, ‘목장주가 정말 하고 싶어야 한다.’
어정쩡하게 “해볼까”라고 한다면 포기하라
둘째, ‘목장주의 지적능력이 있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접근하여 밖으로 끌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하여.
셋째, ‘돈이 있어야 한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뭔가 준비되어야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넷째, ‘목장주의 마인드 변화.’ 
1차에서 3차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농촌 사람들의 마인드 변화가 있어야 하며, 농촌사람들의 마인드 변화를 위하여 목장주가 오픈마인드를  가지고 해야 한다.
다섯째, ‘네트워크의형성.’
상대를 경쟁상대로 보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하며, 목장주의 마인드를 형성해야 한다.   
여섯째, ‘나만의 카드를 가져야 한다.’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다른 목장과의 차별화를 가져야 한다.
교육농장은 위에서 말한 목장주의 자질과 자세를 위한 준비 과정이 꼭 필요하며 혼자서 만이 아니고 낙농가 모두가 함께 경쟁상대가 아닌 협력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바라본 교육농장은 ‘프랑스에서도, 독일에서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쉬운듯하면서 가장 어려운 사업이라는 생각과 뭔가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 하는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앞으로 우리나라 미래를 짊어질 새싹 같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일이고, 그들(체험객)을 통해 보람과 행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디.
이번 해외연수를 통하여 낙농도 한미-FTA, EU-FTA를 맞이하여 끝까지 살아남으려면 1차 산업에서 머무르지 않고 2차, 3차 산업으로까지 이어갈 수 있게 초석을 다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낙농가 스스로 ‘우물 안 개구리’에서 빨리 세상 밖으로 뛰쳐나와 끊임없는 공부와 노력, 그리고 폭넓은 교육을 받음으로써 그들과의 싸움에서 꼭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하게 되었다.

송아지 한 마리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초창기에는 남편을 도와 일을 하기도 했지만 큰딸이 아장아장 걷고 하나, 둘, 셋 하며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김경미는 아이들이나 잘 키우고 살림이나 해. 일은 내가 할께.”라는 말 한마디로 나의 목장외면은 시작되었다.
주변에서 간혹 “목장은 자고로 3W가 되어야 가능한데” 하면서 한 번씩 상기시켜 ‘혹 우리목장이 번창하지 않는 이유가 부족한 W 중 하나인, <나> 때문인가?’하고 고민을 하게 마음을 흔들어 놓기도 했지만, 남편의 끝없는 이해와 배려, 그리고 사랑으로 나의 목장외면은 지속되었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멋진 40대를 위하여 외면에서 외도로 직장생활을 시작하였다.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에 간혹 직장을 그만두고 함께 목장을 꾸려나갈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이내 마음을 돌리곤 하였다. 그렇게 지금까지 목장이라는 것은 나와 거리가 멀었다. 어느 날 목장형 유가공을 알게 되면서 먼 길을 마다않고 주말과 휴가를 틈타 유가공을 공부 하러 다녔고. 그 배움의 빈도수가 높아지면서 직장 빠지는 횟수도 많아졌다.
내가 유가공을 공부하면 할수록 갈등, 두려움, 고민 또한 늘어갔다. 오늘은 ‘희망’이 내일은 ‘두려움’이, 또 다음날은 ‘행복’이 그 다음날은 ‘고달픔’이...
이렇게 목장형 유가공=치즈라는 명제를 놓고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밑그림 그려온 것을 겉으로 표현하려고 이제 과감하게 외도의 날개를 접었다.
이렇게 어려움에 봉착한 기로에서 여성낙농인 목장경영 전문화교육과 이를 통한 해외연수교육까지 받을 수 있게 된 것이 나에게는 아주 커다란 도움이 된 것 같다.
이러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준 협회와 농림수산식품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끝없이 많은 시간을 공부하고 개발하고 연구하고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교육의 길잡이가 되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진 낙농을 통해   나만의 경쟁력을 찾는기회
추 정 옥 _ 경남 함안 새롬목장

 

유럽으로 떠나기 전
여성 낙농인 목장경영 전문화 과정에서 최종 선발된 유럽 연수생 21명의 대장정이 10월 11일 시작되었다.
사전교육으로 연수 일정 및 준비사항, 연수 포인트 및 연수 기간 중 있는 토론 과제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듣고 공항에서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나와서 외국에 나가서 꼭 지켜야할 사항들을 전달 받았다.

미리 본 유럽의 낙농실태
유럽의 낙농업은 1970년대를 거치면서 신기술 도입을 통해 효율적인 낙농생산 기반을 강화했고 그 결과 100% 우유 자급률이 이루어졌다. 80년대 이후 초과 생산된 우유 때문에 생산 쿼터제를 실시, 더 이상 생산 확대가 아닌 비용 절감으로 이동했고 EU가 통합되면서 환경문제가 사회적 관심으로 떠오르면서 체험목장, 치즈농장, 목장형 유가공 농장, 교육 농장 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프랑스와 독일이 그 EU의 중심에 있는 나라다. 이번 연수는 한·EU FTA를 앞두고 선진 낙농국 프랑스와 독일의 체계적인 낙농경영관리 노하우, 낙농을 기반으로 하는 농촌 관광을 벤치마킹해서 낙농 선진화 및 소득증대에 도움을 받아보고자 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지금 시기가 짚작업이라는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하거니와 신종 인플루엔자가 급속히 번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었기에 해외연수라고 해서 마냥 신나고 좋아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파리와의 첫`만남
10월 12일 인천에서 12시간을 비행하여 프랑스 파리 드골 샤를르 공항에 도착했다. 파리에 도착하니 저녁 5시 무렵(시차 7시간). 하늘에서 바라보는 파리는 산도 보이지 않고 평지와 나무, 도로와 건물들이 잘 어울어져 한 폭의 잘 그려진 수채화를 보는 듯 했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떠 있고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늦가을 오후 쌀쌀한 날씨가 우리를 먼저 맞아주었다. 장시간의 비행과 시차, 추위가 우리를 피곤하게 했고 우리는 파리 인근 호텔에서 일박을 하고 연수 일정을 시작했다.

낙농을 활용한 농촌 관광 - 치즈 체험 농장
10월 13일 파리에서 테제베 고속 열차를 2시간 가량 타고 프랑스 낙농 생산의 중심지 브레따뉴에 도착했다. 열차가 출발하는 순간부터 넓은 초지며 소박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가옥들, 하늘빛, 땅빛이 어울어져 프랑스의 풍경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를 느꼈다. 탄성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우리가 처음 방문한 곳은 치즈를 생산·가공해서 직판하는 목장형 치즈체험 농장이었다. 90마리 착유에 연간 620만ℓ 우유 생산, 그 중 5%인 3만ℓ를 치즈를 가공하는 농가, 150ha의 농지를 소유한 규모가 제법 큰 농가였다. 가족 3인에 고용 인력 1인으로 목장을 경영하면서 주인이 직접 치즈를 가공, 판매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 만드는 치즈가 품질, 위생뿐 만 아니라 맛이 뛰어나 좋은 치즈임을 설명하는데 그 자부심이 대단했다. 우유는 1ℓ에 25샨티(500원 미만) 치즈는 1㎏에 800샨티라고 하니 수익 면에서도 우유보다 월등히 높았다. 치즈 판매가 이 농장의 주요 수익원임이 자명했다.
"치즈 판매가 어렵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지금은 문제가 없지만 처음부터 판매가 잘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판매 개척을 위해 치즈판매업자들을 초청해서 맛을 보게 하고 선물도 했는데 맛을 확인한 사람들이 주문으로 이어졌고 지금 일주일에 두 번(화, 토요일 오후) 인근 시장에서 직판, 치즈 전문매장에 납품하고 타 지역 개인고객에게는 주문을 받아서 생산을 하는데 개인고객은 3개월 기다려야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판로 개척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이 보였다. 치즈 공정 과정과 도구들을 보고 싶었지만 EU 식품위생법이 까다롭고 어려워서 가공공장 시설을 보여주는 것조차도 허락하지 않았다. 이 농장은 조경으로 목장을 깨끗하게 정비해놓고 아담한 치즈 공장 교육장에서 치즈 공정과정을 설명하고 또 공정대로 만든 치즈를 진열하고 맛을 보게 했을 뿐인데 설명을 듣고 있자니 믿음이 가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내가 보기에는 체험 농장이기 보다는 치즈 관광농장 같았다.

프랑스 낙농업의 실태 - 농업회의소
10월 14일, 아침 일찍 서둘러서 브레따뉴 농업회의소(렌느)에 도착했다. 일정이 빡빡해서 조금의 여유도 부릴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관계자의 안내로 회의실에 도착하니 지역 낙농회 일을 맡아보는 회장, 총무님께서 오셨다. 이 지역 낙농업의 특색과 유럽 낙농업의 추세, 실질적인 운영 자료와 개체 기록부를 보면서 설명을 했다. 환경에 대한 법률구조가 엄격해서 5월에 매년 항공사진으로 농지를 정확하게 보고하게 하고 12월에 보조금을 받는다고 한다.

깨끗한 낙농환경의 빌레네 목장
농업회의소에서 낙농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차량으로 30분 정도 이동하여 빌레네 지역의 목장으로 향했다. 오며 가며 보는 풍경은 자연 친화적 초지에 방목된 소, 옥수수 사료포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젊은 여성 농업인이 지적도를 준비해서 2개 지역으로 구분된 자기 소유 토지를 설명하고 돌아가면서 시설들을 보여 주었다. 전반적으로 깨끗한 우사, 기계사, 잘 만들어진 건초, 옥수수 엔실리지 등.
특이한 점은 옥수수 엔실리지가 썩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한국에서는 먹이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안 좋은 냄새가 나고 썩기 시작하는데….’ 습도가 높지 않아서 그렇단다. 정말 좋은 자연환경이다. 이 농가들 역시 트렉터 등 작업장비가 경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하니 이것은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렌느의 멋스러운 교육농장
오후, 렌느에 있는 교육 농장을 방문했다. 창고를 개조해서 아이들 교육장으로 하고 있고 예전 축사를 멋지게 개조해서 민박을 하고 있었다. 실내 인테리어가 단순하면서도 멋스러웠다. 우유가 젖소에서부터 식탁까지 오는 과정을 설명하고 전통 재래 방식으로 버터를 아이들과 같이 만들고 자기가 만든 버터는 집에 가지고 가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제다라고 하는 지역 협회에 가입되어 있었는데 제다에서는 회원들 간의 정보교환 법률문제, 세금문제 등 다양한 일을 통해 회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었다.

철저한 유제품 도매 시스템 - 헝지스 국제 농축산물 도매시장
10월 16일, 파리에서 마지막 날.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가진 헝지스 국제 농축산물 도매시장을 방문했다. 유제품 도매 유통현황에 대해서 들었는데 그 규모에 놀라고 다양한 치즈 종류에 놀랐다. 품질 보전을 위해 온도와 습도가 자동으로 조절되고 있었고 모든 제품들은 독특한 특색이 있었다. 새벽시장의 사람들 또한 활기가 넘쳐나고 있었다.

독일과의 첫만남
10월 1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파리에서 1시간 30분 비행거리) 독일 주변 환경은 프랑스와는 또 다른 분위기로 다가왔다. 나지막한 산(프랑스에서는 산을 보기가 힘들었음)이 있고 가옥들이 한결같이 무게감있게 언덕 위의 숲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하늘 아래 가장 아름다운 조화로움을 거기서 보았다.

3대를 이어온 휘텐탈 유가공 공장
아침 버스로 2시간. 휘텐탈 유가공 공장에 도착했다. 3대째 농장을 하면서 지금은 인근의 우유와 양젖을 같이 집유해서 중소기업 형태로 치즈를 가공하고 있었다. 규모와 기계설비가 제법 컸다. 깊은 숲에 들어와 있다고 느낄만한 우거진 숲속에 주변 경관이 우수하고 오리, 양들이 보기 좋게 무리지어 다니고 있었다. 교육 농장이나 관광목적으로도 사용가능한 빼어난 경관이 인상 깊었다.
자연 친화적 순환형 목장 - Q-LAND 농장
Q-LAND 농장. Bio가스를 생산해서 전력소에 판매하고 있는 큰 규모의 농장으로 유럽 낙농가 2위 상을 받은 농가였다.
2대째 목장을 하는 젊은 부부가 2층 건물에서 착유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착유가 노동이 아니라 예술로 보였다. 체험목장도 하고 있었는데 자판기를 통해 치즈도 판매하고 그 목장 우유도 동전을 넣으면 컵에 우유가 나오는 시스템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여기서도 착유 체험 젖소 모형물이 있었다. 체험목장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마케팅 해가면 좋을 것 같았다. 독일에서도 가장 현대적인 낙농시설인 것 같았고 Bio가스 생산을 통해 환경오염이 아니라 에너지 생산이라는 건설적인 차원에서 바라 볼 수 있었다. 분뇨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남은 분뇨는 완숙된 퇴비로 농지에 환원되는 자연 순환형 농장이었다. 농장주의 체계적인 경영정보와 목장경영의 노하우가 미래 낙농의 전망을 밝게 했다.

나의 미래를 보여준 교육농장 - 오버벨트 교육농장
내 관심은 치즈 가공보다 교육농장에 있었기 때문에 다음에 가게 될 타마슈트에 있는 오버벨트 교육 농장에 더 큰 관심이 갔다. 문을 열고 교육장 안으로 들어서자 동물 소리가 들려왔다. 호기심을 자극하고 집중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CD 플레이어를 틀어 놓아 세심하게 배려한 것이 느껴졌다.
예쁘게 꾸민 공간에 착유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젖소 모형물, 곡물을 직접 갈아볼 수 있도록 만든 작은 기계, 쉽게 설명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궤도.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게 하면서 계획된 시나리오를 통해 자연스럽게 학습효과를 보게 하는 시스템이었다. 12년 전 타마슈트시에서 추진한 교육농장 프로젝트로 교육과 접목한 농장인데 지역주민과 학교가 다같이 연계되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렇게 협회와 네트워크가 잘 형성되어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앞으로 방학이라 예약도 밀린 상태란다. 교육농장은 체험농장과 달리 큰 시설이 없어도 될뿐더러 운영자의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했다.

1. 정말 하고 싶은가?
2. 아이디어를 교육적으로 접목해서 끌어올 수 있는가?
3. Money도 있어야 한다.

아무튼 내게 있어 가장 큰 관심분야는 이 교육농장이었다.

광장 중심의 독일 문화
10월 18일. 독일에서도 빠듯한 일정으로 관광 다닐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하이델베르그에서 시내 관광을 즐겼다. 독일의 모든 문화가 광장을 중심으로 일어났다는데 그래서인지 광장은 우리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길거리 공연, 독일 맥주의 진수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맥주 바.
한 나라를 알기 위해서 그 나라의 흙을 밟고 자라나는 꽃의 향기를 맡아보고 바람을 느껴보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했던가? 7박 8일동안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낀 것이 프랑스, 독일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축복 받은 환경과 세계 최대 유제품 생산국이지만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라 농민 스스로의 다양한 조직화와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 사회 구성원의 농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공감대가 지금의 프랑스, 독일을 만들었으리라. 과연 우리 한국 낙농업의 미래는 어떨까?

우리 낙농업의 미래와 나의 다짐
관행화된 사양관리로 착유해 납유조합에 납유만 하면 통장에 현금이 들어오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본다. 경쟁력을 키우지 않는다면 세계화의 커다란 물결 속에 살아남기가 힘들 것이다. 다시 한 번 연수 기간을 되짚어 보았다. '자기만의 경쟁력을 찾아라!' 토론 시간에 교수님으로부터 들은 이 한마디에 나 나름대로 우리 목장의 방향과 경쟁력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교육농장'이 머리에 떠올랐다. 교육농장에서 나는 내 열정을 보았다. 나는 일찍부터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 아이들을 좋아한다. 교육농장에서 나온 말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기억한다. 결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나 자신이 교육농장에 적격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나 자신을 훈련하고 내 목장을 가꾸는 것, 피나는 노력이 이제부터 필요한 것 같다. 깨끗한 목장으로 가꾸기부터 말이다!!!

 

낙농의 미래를 설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연수
홍 옥 련 _ 경남 함안 태영목장

 

며칠도 힘든데 열흘이라는 긴 기간을 집을 비우고 연수를 간다고 생각하니 깊은 고민을 아니 할 수가 없었지만 남편이 기회가 다시는 안 올지도 모르니 꼭 갔다 오라고 격려를 해주었다. 우리연수생들은 11일, 인천공항 옆 월드 게이트라는 건물에서 연수사전교육을 마친 후 하룻밤을 묵고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1시간의 비행 끝에 파리에 도착했다. 시내전체가 문화 유적지라는 말이 실감났다. 정말 아름다운 도시라는 찬사가 절로 나왔다. 같이 오지 못한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이 들었다.

그 다음날 헨느로 이동해서 치즈를 생산·가공하는 직판농장을 견학했다. 농장주의 말이 처음에는 치즈를 시장에 내다 팔까도 생각했는데 시험장과 상인들을 이용하고 조리사들과 요리에 관계되는 사람들을 초대해서 자기 치즈를 알리는데 정성을 다하고 노력을 다해서 전량판매를 한다고 했다. 자기만의 치즈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우리는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어디로 가든 끝이 보이지 않는 초지와 그 위에 뛰노는 우리네 소와 똑같이 생긴 홀스타인종과 방목장, 잠시 우리 집에 두고 온 젖소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EU연합이 생산단가를 올리기 위해 궐기대회를 하고 있는 중이라서인지 조사료 포에 말라있는 옥수수 또한 안타까웠다.
프랑스는 5,500만 ha에 달하는 유럽에서 가장 큰 국토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대서양 정면과 지중해에 인접하여 농업에 적합한 기후조건, 다양한 지역여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농업생산물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엔실리지가 그냥 덮어만 놓았는데도 2차 발효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의 여름처럼 습하지 않고 건조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후조건이 낙농을 하기에 더없이 부러웠고 또한 평균 농지는 45ha라고 했다. 우리와는 게임이 되지 않는 면적이다. 그렇지만 사양관리는 밀집사육을 하면서도 사계절기후에 맞춰서 하는 우리네가 더 우수하다고 자부심 또한 가질수 있었다.

그 다음날은 농업회의소를 방문해서 프랑스 낙농전반에 대한 얘기, 낙농가 운영의 3가지형태 ①개인 농가 ②부부 농가 ③GAEC(가족형 영농조합법인) 목장경영관리(회계, 장부, 경영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기록하는 것은 모든 소가 태어나는 기록, 질병치료 기록 등 우리네와 비슷했지만 육성우의 몸무게를 1년에 4번 측정해서 사료조절(급여단계), 착유조절, 성장 과정 등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수정도 적합할 때 하는 것이 가슴에 와 닿았다. 오후에 간 농장도 기록과 회계, 경영을 철저히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 농장도 기록을 철저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날 저녁 마트에 갔었는데 진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마트에 1/3정도가 유제품으로 진열되어 있었다. 우리네 마트 귀퉁이에 조그맣게 진열되어 있는 것과는 대조가 되어 한없이 부럽기도 했지만 우리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날을 꿈꾸어 보았다.

3번째 방문한 농장은 교육농장이었는데 참 신선하게 가슴에 와 닿았던 것 같다. 체계적으로 교육만 받는다면 우리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유가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또 우유가 치즈가 되는 과정, 버터가 되는 과정 등을 어린이들이 알고 싶은 과정을 설명하고 교육하는 농장이었다. 우리도 우유를 제대로 홍보하려면 이런 교육농장이 많이 생겨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제다(GEDA)는 농사짓는 사람끼리의 연구회로 주로 여성들의 단체인 것 같은데 도에 20개정도가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여성단체가 많지만 여성 낙농인들이 주체가 되는 모임은 아직 잘 들어 보지 못한 것 같다.
나 자신이 여성 낙농인이라서 그런지 여성들이 주체가 되는 제다여성낙농단체를 잠시 부러워하면서 생각해 봤다. 헨느에서 다시 파리로 돌아와 그 다음날 아침 06:45에 출발. 헝지스 국제 농수축산물 도매시장을 견학했다. 면적이 230ha이며 1200개 회사가 영업하고 13,000명의 종업원이 있으며 거래액이 75억 유로라고 했다. 전 세계에서 제일 넓다는 것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진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것은 끝이 보이지 않을만큼 나열된 치즈와 유제품들, 저런 것들이 FTA가 체결되면 우리나라로 밀려들텐데 저 규모를 어떻게 뛰어 넘을까 겁이 났다.
그렇지만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우리도 살아 남을 수 있는 방법과 지속적으로 낙농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환경은 비교가 되지 않지만 우리는 밀집사육에 사계절에 맞춰서 사양을 하면서도 유량을 높이는데 성공한 낙농인들이다. 철저한 경영과 기록으로 새는 돈을 잡아 생산비를 조금이라도 낮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프랑스 낙농의 특성은 자기네들도 쿼터제가 생기면서 잉여우유를 교육농장이라든지 치즈직판농장을 경영하면서 모자라는 수입을 창출하는 것이었다.
프랑스에서 독일로 이동, 휘텐탈 유가공장(Molkerei Huettenthal)을 견학했다. 지역에 있는 20농가에게 일반평균보다 17% 유대를 더 주면서 농가와 쿼터제에 따라 계약해서 양만큼만 가져와서 가공한다고 했다. 그 중 99%는 세계 특성화가 일어나면서 지역특성화가 일어나 우유는 그 지역에서 다 소비하고(지산지소;地産地消) 1%는 가치(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유명백화점 뮌헨에서 판매하는데 이윤은 없다고 했다. 아직 우리 목장은 여기까지는 깊이 생각지 않아서 그런지 가슴에 확 와닿진 않았지만 만약에 앞으로 잉여우유가 남아돈다면 이런 방법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다음으로 간 곳은 Q-land 낙농가(Karlshof-Robdorf)로 바이오가스를 만드는 농장이었다. 30억을 투자해서 일부전기(15시간)는 자기네가 쓰고 나머지는 전력소에 한화 40원에 판매한다고 했다. 우유생산(연 220만ℓ)을 통한 수입보다도 바이오가스를 생성하는 수입이 더 많다고 했다. 골칫거리인 분뇨를 이용해서 바이오가스를 만들어 개인의 농가가 전력소에 판매한다니 참 대단하다고 여겨졌고 농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경영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우리도 투자비가 막대한 개인이 할 수는 없다치더라도 요즘 농촌에 몇 개의 마을 단위별로 지원하는 농촌체험 프로그램처럼 낙우회라든지 한 시군에라도 정부지원을 해준다면 농가도 살고 전기도 만들고 일거양득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다음날, 오브벨트 교육농장을 견학했다. 담당자 Mrs. Anette Mueller-Clemm 말씀이 대학 졸업 후 교육에 낙농을 접목시키는 생각을 하고 남슈따뜨 귀족이 갖고 있던 땅에 주민들과 결정하여 농업관련, 장애인 관련된 산업을 들여왔다고 했다. 주식회사처럼 소속감은 있지만, 생산하지는 않으면서 교육적인 것만 한다고 했다.
헤센 주(Hessen)에서 시도하는 교육농장 프로젝트로 초등학생들에게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교육하기 위해 시작했고 자연과 농업, 인간과의 연관성을 아이들, 청소년에게 전달한다고 했다. 학교와 교육장을 연결시켜 끌고 가고 프로젝트를 할 때 나이도 고려해서 나이가 높아감에 따라 프로그램이라든지 그런 것도 눈높이에 맞게 한다고 했다. 먼저 느끼게 해주고 시나리오를 만들어 교육하고 토론하고 교육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연극을 제작하듯이 호기심을 유발해서 교육을 이끈다고 했다. 교육농장주의 자질은 첫째, 정말 하고 싶어야 되고 둘째, 아이디어가 있어야하고(교육적) 셋째, 아이를 접근해서 끌어내야하고 넷째, 자본(돈)이 있어야 된다고 했다. 또한 무엇보다도 교육자의 자세는 교육을 할 수 있는 사람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연수교육을 마치고 유럽이 부러운 면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 나라의 삶이 더 아름답고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프랑스·독일을 연수하면서 강대국들의 낙농흐름을 느낄 수 있었고 멀게만 느껴지고 미래가 불투명했지만 교육농장 사업을 지금 당장 하지 않더라도 이제는 하얀 도화지에 진짜 조금이나마 스케치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유럽연수 이후 나는 청소, 정리정돈부터 계획을 세워서 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조금씩 계획을 세워 깨끗하게 정리하고 향기나는 꽃도 한 송이 한 송이 심으면서 젖소를 키운다는 곳, 낙농을 생각하며 소비자가 냄새가 나고 더러운 곳으로 여기지 말고 조금은 향기가 있고 발길이 잠깐 머물 수 있는 곳으로 기억 할 수 있게 하고 싶다. 또한 축산(낙농)이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은 3W:①Wife ②Water ③Way 라고 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고 했다. 크게 눈에 띄게 변화하진 않지만 하나씩 하나씩 준비해서 나아가다보면 나중에는 나의 길도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언제 전국 곳곳에 골고루 낙농을 하는 여성들이 만날 기회가 잘 있었던가. 모두들 나 자신만 아픔이 있는 것 같고 나 자신만 가슴에 한이 있는 것 같아도 다 내어놓으면 똑같은 걸. 이 아름답고 귀한 인연을 오래오래 지속적으로 같이 했으면 좋겠다. 모두모두 정말 정말 사랑한다.

 

"끝"